19화 · 없는 아이의 방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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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상자를 다시 열어 보았다.
작은 이불이 들어 있었다.
나는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물건에는 잘못이 없었다. 부드러워 보였고 깨끗했다. 누군가는 좋은 것을 골랐다고 생각하며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만지는 것이 싫었다.
내가 고른 적 없는 미래가 상자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하가 문간에 섰다.
나는 상자 뚜껑을 덮었다.
그가 치우게 하겠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정숙은 미안하다고 했다.
경원이 도하와 이야기한 줄 알았다고 했다. 빈방에 물건을 놓는 일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나는 그녀에게 화낼 수 없었다.
그녀에게 이 집에서 누구의 말이 먼저인지 매번 정하게 할 수는 없었다.
도하가 정숙에게 직접 말했다.
앞으로 방을 바꾸는 일은 자기와 은재에게 먼저 확인해 달라고.
정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 대화를 들었다.
그러나 이미 밀려난 침대는 그대로였다.
말을 한 뒤에는 가구도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 * *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이 왔다.
나는 복도 끝에서 기다렸다.
작은 이불 상자와 아직 뜯지 않은 가구 상자가 차례로 나갔다. 보내는 곳을 묻는 말에는 도하가 답했다.
경원에게 돌아갔다.
나는 그 사실을 듣고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정숙이 밀어 두었던 침대 위의 천을 걷었다.
방은 다시 손님방처럼 보였다.
다만 바닥에 가구를 옮긴 자국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 자국을 내려다봤다.
바닥 한쪽에 작은 천 조각이 떨어져 있었다. 상자에 붙어 있던 색상 견본 같았다. 나는 그것을 집었다.
손끝에 닿는 감촉은 부드러웠다.
나는 어린 옷을 입을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려 했다. 도하를 닮았을지, 나를 닮았을지 생각하려다가 그만두었다. 그런 상상을 했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았다.
정숙이 버릴 것이냐고 물었다.
나는 잠깐 쥐고 있다가 상자에 함께 넣어 달라고 했다.
그녀가 받아 갔다.
빈방으로 돌려놓는 데도 사람과 시간이 필요했다.
* * *
도하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화면을 보고 복도로 나갔다.
경원이었다.
목소리가 문 안까지 들릴 만큼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하가 어머니라고 부르는 소리는 들었다.
나는 방 안에 남았다.
그가 몇 번 짧게 대답했다.
한 번은 조금 낮아진 목소리로 같은 말을 반복했다.
통화가 끝났을 때 나는 창문을 열고 있었다.
도하가 돌아왔다.
나는 그를 봤다.
그가 말했다.
“다시는 여기로 물건을 보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 *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손이 꽉 쥐어져 있었다.
그는 그것을 나에게 보여 주려고 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그 손을 보았다.
정민 앞에서 조용했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창문 손잡이를 놓았다.
“방만 비워요.”
내가 말했다.
도하가 나를 봤다.
나는 말을 덧붙였다.
“사람 말고.”
그의 표정이 굳었다.
나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그가 천천히 손을 폈다.
* * *
그날 오후에는 송영후가 왔다.
도하를 만나러 왔지만 나도 불러 달라고 했다.
나는 거실에 앉았다.
그는 경원이 작성하게 했던 대외 문안은 배포하지 않았다고 확인해 주었다. 준비하던 쪽에도 중단을 전했다고 했다.
나는 내 이름으로 된 다른 말도 있는지 물었다.
그는 아는 범위에서는 없다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답했다.
송영후는 더 필요한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없다고 했다.
잠시 뒤 그가 도하와 서재로 들어갔다.
* * *
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나는 일부러 듣지 않으려고 일어났다.
그때 내 이름이 들렸다.
아내가 무엇을 보았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나는 걸음을 멈췄다.
도하가 문 쪽을 봤다.
눈이 마주쳤다.
그는 문을 닫지 않았다.
나는 그 자리에 조금 서 있다가 위층으로 올라갔다.
다른 곳에서는 여전히 그날을 다시 맞추고 있었다.
내가 달력의 다른 날짜를 걱정하는 동안에도.
* * *
손님방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내가 쓰는 방이었다.
옆방이 비워졌다고 해서 내 방이 넓어진 것은 아니었다.
나는 책상 앞에 앉아 수첩을 펼쳤다.
병원에 갈 날이 적혀 있었다.
그 앞에 해야 할 일이 몇 개 있었다. 회사에 일찍 나갈 날, 수진과 바꾼 근무, 정숙에게 전할 저녁 일정.
내 생활의 칸들은 작은 글씨로 채워져 있었다.
그런데 모두가 아직 쓰지 않은 다음 칸만 보고 있었다.
나는 펜을 들었다.
오늘 할 일을 하나 더 적었다.
아버지에게 전화하기.
* * *
아버지는 내가 전화하자 목소리가 조금 밝아졌다.
나는 무슨 소식을 들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잠깐 망설였다.
경원이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고 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아버지는 확인된 게 아니라고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나는 그런 말을 하지 않으면 딸이 화낼 거라는 것을 이제 아는 사람처럼 들렸다.
“아직 몰라.”
내가 말했다.
“알고 싶으면 나한테 물어.”
아버지는 알겠다고 했다.
잠시 뒤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 *
“뭐가 잘된 건데?”
내가 물었다.
아버지가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너무 날카롭게 말했는지 생각했다.
그러나 말을 바꾸지는 않았다.
그는 내가 편안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이 집의 빈방을 떠올렸다.
편안해지기 전에 늘 더 많은 역할이 생겼다.
딸.
아내.
도하 곁을 지키는 사람.
아직 되지도 않은 누군가의 어머니.
나는 오늘은 몸이 피곤하다고 했다.
아버지는 쉬라고 말했다.
우리는 전화를 끝냈다.
* * *
저녁에는 도하와 산책했다.
정원 안이었다.
대문 밖으로 나가는 일은 아니었다. 나는 긴 산책을 할 생각이 없었다.
도하는 내 옆에서 천천히 걸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
나는 물었다.
“아버지가 되고 싶었어요?”
도하가 나를 봤다.
그는 잠깐 생각했다.
“생각해 본 적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가 답했다.
나는 그 대답이 조금 의외였다.
그가 어제 기뻐 보였기 때문이다.
* * *
“그런데 왜 웃었어요?”
내가 물었다.
도하는 길을 봤다.
바닥에 작은 잎이 떨어져 있었다. 그는 그것을 밟지 않고 지나갔다.
“당신하고 이어진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발을 멈췄다.
도하도 멈췄다.
그 말은 다정하게 들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안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이어지면 끊어질 수 없다는 뜻이 섞여 있었다.
나는 고개를 조금 저었다.
* * *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내가 말했다.
그는 나를 봤다.
“있다면, 자기 생각을 하는 사람일 텐데.”
도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말을 멈췄다.
아직 없는 아이를 두고 이 사람이 어떤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내가 그와 있는 이유도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우리는 다시 걸었다.
도하의 발소리가 내 옆에 있었다.
나는 그 소리에 이제 매번 놀라지는 않았다.
그 사실도 때로 무서웠다.
* * *
집 안으로 들어오니 비워 둔 방의 문이 열려 있었다.
나는 잠깐 그 앞에서 멈췄다.
도하도 멈췄다.
“계속 비워 둘까요.”
그가 물었다.
나는 방 안을 보았다.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이 바닥에 닿았다.
특별한 물건은 없었다.
누군가가 와서 잠을 잘 수 있는 방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요.”
도하는 문을 닫지 않았다.
나도 닫지 않았다.
우리는 각자의 방 쪽으로 걸었다.
* * *
그날 밤 나는 인터넷에서 작은 집 사진을 봤다.
실제로 계약할 생각으로 본 것은 아니었다.
방 하나와 좁은 주방이 있는 집들이 화면에 나왔다.
몇 달 전에는 그런 곳을 구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내 이름이 적힌 우편물과 내 문을 열 열쇠.
나는 화면을 한참 봤다.
도하의 집에서는 그보다 훨씬 큰 방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고르는 미래의 크기는 자꾸 작아졌다.
나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누구에게도 그 화면을 보여 주지 않았다.
* * *
병원에 가기 전날, 도하가 다시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가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잠깐 생각했다.
혼자 결과를 듣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가 어떤 얼굴을 할지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나는 같이 가자고 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에게는 연락하지 마요.”
내가 말했다.
그가 알겠다고 했다.
나는 그 대답을 들은 뒤에야 가방에 필요한 것을 챙겼다.
* * *
잠들기 전에 도하의 방으로 갔다.
그는 책을 보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책을 덮었다.
나는 침대가 아니라 의자에 앉았다.
“오늘은 그냥 여기 앉아 있을게요.”
내가 말했다.
그는 그러라고 했다.
나는 창밖을 봤다.
내일 어떤 말을 듣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없다는 말을 들으면 안도할까.
있다는 말을 들으면 무슨 생각을 먼저 할까.
도하는 내가 묻지 않는 말을 대신 꺼내지 않았다.
그 침묵이 그날은 조금 편했다.
* * *
나는 그에게 물었다.
“없다고 하면 실망할 거예요?”
그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나는 기다렸다.
그가 말했다.
“조금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하가 내 얼굴을 살폈다.
“당신은요.”
그가 물었다.
나는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그것도 모르겠어요.”
내가 답했다.
그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우리는 둘 다 모르는 것을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그날 밤에는 누구도 상대에게 답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