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 35화. 리안의 빈 이름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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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이 자리에 없었다.
그가 쓰던 안경집만 식탁 위에 놓여 있었다. 안경은 가져갔으니 멀리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반장이 말했다.
하루는 그게 무슨 판단이냐고 물었다.
반장은 멀리 갈 때는 꼭 안경을 두고 간다고 했다.
우리는 잠깐 웃었다.
그러고는 연락했다.
리안은 받지 않았다.
나는 신호 상자를 봤다. 그건 식탁에 남아 있었다. 노인은 그 상자를 고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손이 닿는 곳에 두곤 했다.
그날 아침에는 빈 의자만 상자를 보고 있었다.
*
세라가 노인이 찾던 것을 알고 있었다.
전날 기록실 근처에서 받은 광고 패였다.
되찾은 하루.
표면을 만지면 낡은 집 안의 불빛이 켜졌다. 누군가 돌아오는 사람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상품 설명에는 유사 기억이라고 적혀 있었다.
사진과 남은 사실을 바탕으로 감각을 새로 구성한다고.
나는 마지막 줄을 두 번 읽었다.
소실된 원래 기억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그 작은 글자 위에서는 사람이 계속 웃고 있었다.
리안은 그것을 오래 봤다고 했다.
*
가게는 상층 큰길에서 한 칸 비켜나 있었다.
투명한 의자들이 벽을 보고 놓여 있었다. 앉아 있는 사람은 모두 성인이었지만 표정은 제각각이었다.
어떤 사람은 웃었고 어떤 사람은 눈을 감았다.
리안은 가장 끝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앞에 노란 불빛의 방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바로 부르지 않았다.
세라가 내 팔을 잠깐 눌렀다.
우리는 그의 뒤쪽에서 기다렸다.
노인은 화면 속 빈자리 하나를 보고 있었다.
그 자리에는 사람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
직원이 우리를 봤다.
리안과 함께 왔느냐고 물었다.
세라는 그가 먼저 왔다고 했다.
직원은 지금은 무료로 구성을 보는 단계이고, 저장하려면 별도로 값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직원을 밀어내지 않았다.
리안이 손을 들었다.
그는 의자를 돌려 우리를 봤다.
들킨 사람처럼 웃으려다가 그만두었다.
나는 그냥 옆에 앉았다.
하루는 서 있었다. 좁아서 셋이 앉을 수 없었다.
그녀는 리안의 화면을 보고 눈썹을 조금 올렸다.
방이 너무 깨끗했기 때문이다.
*
리안이 말했다.
“우리 집은 이렇게 안 깨끗했어.”
직원은 설정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더럽게 만드는 문제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자기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를 꺼냈다. 오래전에 적어 둔 사실들이었다. 함께 살던 사람의 이름과 날짜, 그 사람이 자주 입던 옷의 색.
직원은 원하면 그 정보를 넣을 수 있다고 했다.
리안은 종이를 내려다봤다.
나는 그 종이에 적힌 이름을 읽지 않았다.
지금 내게 보여 주려고 꺼낸 것이 아니었다.
*
빈 의자에 사람이 나타났다.
사진을 바탕으로 만든 모습이라고 했다.
리안은 숨을 멈췄다.
그 사람은 노인을 보고 웃었다.
음성은 아직 넣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오히려 방을 더 진짜처럼 만들었다.
리안의 손이 무릎 위에서 움직였다.
나는 그가 손을 뻗을 줄 알았다.
그는 자기 옷의 구김만 폈다.
오래간만에 누군가를 만나러 온 사람처럼.
나는 그 작은 동작을 보고 화면에서 눈을 돌렸다.
*
세라는 리안에게 무엇이 제일 보고 싶었느냐고 물었다.
노인은 오래 대답하지 않았다.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고 했다.
종이에 적힌 글자를 읽는 것 말고, 그냥 옆에 있는 사람을 부르듯이.
나는 목이 답답해졌다.
나도 비슷한 것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다.
리안은 화면 속 사람을 봤다.
그는 종이를 보고 이름을 읽었다.
작은 소리였다.
화면 속 사람은 반응하지 않았다.
직원이 음성을 넣어야 한다고 설명하려 했다.
리안이 손을 들었다.
*
그는 화면을 꺼 달라고 했다.
직원은 저장하지 않으면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안은 알겠다고 했다.
화면이 꺼졌다.
투명한 의자 앞에 평범한 벽이 남았다.
그는 한동안 벽을 보았다.
세라도 말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릎이 조금 굳었는지 한 번 몸을 흔들었다.
나는 옆에서 팔을 내밀었다.
그가 잡았다.
우리는 천천히 가게 밖으로 나왔다.
*
나오자 리안이 짜증을 냈다.
자기가 바보같이 보였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내가 너무 빨리 대답했다고 했다.
하루가 대신 입을 열었다.
“아침에 말도 없이 나간 건 좀.”
리안이 그녀를 봤다.
하루는 우리가 연락을 했는데 안 받았다고 말했다. 적어도 나간다고 말해 주면 밥을 남겨 놓을 수 있었다고.
노인은 잠깐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는 미안하다고 했다.
그 사과를 들으니 우리도 조금 편해졌다.
오늘 잘못한 것은 기억을 찾고 싶었던 마음이 아니었다.
*
리안은 가게의 장치를 부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고 했다.
다만 자기는 화면 속 사람이 자기 기억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두려웠다고 했다.
그 사람이 원래 무엇을 싫어했는지도 이제 잘 모르는데, 자신이 원하는 표정만 주고 싶어질 것 같았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안은 내게 이해하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도 자기 말을 전부 정리한 것은 아닌 듯했다.
우리는 잠깐 쉬었다.
가게 앞의 밝은 광고가 옆 골목까지 번졌다.
노인은 그 빛을 등지고 앉았다.
*
세라가 자기 사진을 꺼내지는 않았다.
대신 오늘 아침 신호 상자가 울렸다고 말했다.
리안이 고개를 들었다.
그는 어떤 소리였느냐고 물었다.
세라가 두 번 두드렸다.
리안이 고개를 저었다.
두 번째가 조금 빨랐다고 했다.
그가 같은 바닥을 다시 두드렸다.
우리는 그 소리를 들었다.
그가 아직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하루가 일어나자고 했다.
점심 전에 돌아가면 반장이 국을 데워 줄 거라고 했다.
리안은 국이 남아 있느냐고 물었다.
*
식탁에는 그의 그릇이 남아 있었다.
반장은 잔소리를 길게 하지 않았다.
국이 두 번 식었다고만 말했다.
리안은 다음에는 말하고 가겠다고 했다.
그는 먹다가 숟가락을 멈췄다.
소금이 너무 많다고 했다.
반장이 자기 그릇을 맛봤다.
그리고 조금 많이 들어갔다고 인정했다.
하루가 웃었다.
리안도 웃었다.
누군가 돌아오는 장면을 사지 않아도, 그는 자기 자리에 돌아와 앉아 있었다.
나는 국에 물을 조금 부었다.
*
오후에는 신호 상자를 다시 열었다.
리안은 새로운 연결 부품의 이름을 배우고 있었다. 오래된 방식으로는 지금 장비를 전부 읽을 수 없었다.
하루가 천천히 설명했다.
노인은 모르는 것을 두 번 물었다.
한 번은 방금 한 설명이었다.
그는 기억을 팔아서 그런 게 아니라 새 말이 너무 비슷하다고 투덜댔다.
하루는 종이에 큰 글씨로 적어 주었다.
나는 옆에서 공구를 건넸다.
세라는 원본 기록의 사람 이름을 정리했다.
리안의 작업대에는 과거를 되살리는 장치 대신 처음 보는 부품들이 늘어났다.
*
리안은 일을 마치고 남은 부품을 한데 모았다.
그는 며칠 전부터 깜빡이던 식탁 조명을 떼어 놓고 있었다. 새 장치를 배우느라 가져온 작은 빛판을 거기에 맞춰 보았다.
처음 켰을 때는 모두의 얼굴이 파랗게 변했다.
반장이 국이 상한 것 같다고 했다.
리안이 빛을 낮췄다. 이번에는 너무 어두웠다. 하루가 옆에서 값을 조금 바꾸자 사람들의 얼굴이 제 색으로 돌아왔다.
나는 내 왼손에 남은 잉크를 봤다. 아까는 보이지 않던 것이었다.
리안은 그쯤이면 됐다고 했다.
그가 조명을 다시 달자 안경이 코끝으로 미끄러졌다. 나는 웃으며 안경집을 그의 자리로 밀어 놓았다.
식탁이 전보다 밝아졌다. 그는 의자에 앉아 한동안 자기가 바꾼 빛 아래를 보고 있었다.
유리에게 연락이 왔다.
아버지의 기록에 나온 두 사람 가운데 한 명과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 사람은 살아 있었고 고진오를 기억했다.
나는 잘됐다고 했다가, 그 말이 전부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리는 그가 아버지에게 고맙다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그것으로 아버지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그날 문을 붙든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고.
세라가 통신을 함께 들었다.
유리는 가족사진을 자기 방에 다시 걸었다고 했다.
승리 영상은 꺼 두었다고 했다.
나는 식탁 위의 빈 화면을 봤다.
그날 저녁에는 고진오의 웃음이 방송되지 않았다.
*
대신 새로운 선수가 나왔다.
권하명, 스물여덟.
젊은 남자가 링 가운데 서 있었다. 양손을 들고 웃으라는 지시에 입꼬리만 움직였다.
나는 그 얼굴보다 뒤의 표시를 봤다.
승자 소개 영상.
경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하루가 내 시선을 따라갔다.
세라는 영상의 시간을 확인했다.
생중계였다.
남자 옆으로 브란이 걸어 나왔다.
그가 선수의 어깨를 잡았다.
나는 숨을 멈췄다.
*
그 손을 알고 있었다.
미래의 마지막 방에서 내 어깨를 누르던 손이었다.
화면 속 선수는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
브란이 귀에 대고 무슨 말을 했다.
선수가 고개를 저었다.
아주 작게.
방송은 곧 다른 장면으로 넘어갔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오른손이 아직 무거웠다.
세라가 먼저 말했다.
“무슨 얼굴인지 알겠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미래가 아니라 오늘의 얼굴이었다.
우리는 꺼진 화면 앞에서 서로를 봤다.
다음 판은 누가 죽은 뒤의 기록을 찾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