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 36화. 조작을 거부한 선수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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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하명은 이틀 뒤에도 웃지 않았다.
광고에서는 웃고 있었다.
그 차이가 링 밖에서 더 선명했다.
그는 손을 감싼 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천 위에 금빛 선이 그려져 있었다. 움직일 때마다 선이 손목을 따라 조여졌다.
나는 그의 앞에 앉았다.
세라는 문 쪽에 서 있었다.
하루는 바깥에서 경기 설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있었다.
하명이 내 손을 봤다.
“당신도 저렇게 됐네요.”
그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제야 자기 손목을 내 쪽으로 내밀었다.
*
마지막에 넘어지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 말 자체는 낯설지 않았다.
내가 미래에 거절했던 말이었다.
하지만 하명은 자기 승패만 이야기하지 않았다.
상대가 이미 다친 것을 안다고 했다. 경기를 길게 끌면 그쪽 몸이 먼저 망가질 거라고. 그래서 빨리 끝내겠다고 했더니, 정해진 순간까지 버티라는 답이 왔다고 했다.
이기는 얼굴도 지는 몸도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없었다.
그는 손목의 금빛 선을 문질렀다.
선은 지워지지 않았다.
경기가 열리면 이 선이 바닥의 판정과 붙는다고 했다.
*
나는 브란이 언제 말했느냐고 물었다.
하명은 소개 방송이 끝나기 직전이라고 했다.
내가 본 고개 젓기는 그때였다고.
세라가 나를 봤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지 않았다.
내 어깨를 누르던 손과 마지막 방의 냄새가 한꺼번에 떠올랐다.
하명은 내 얼굴을 보고 불안해했다.
나는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그에게 경기 전에 나온다고 말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미 말했다고 했다.
그 뒤로 문밖에 사람들이 서 있다고 했다.
우리가 들어올 때 비켜 준 사람들이다.
*
브란은 우리를 막지 않았다.
그는 내가 올 줄 알았다는 듯 링 옆에서 기다렸다.
“자네도 이제 선수를 보나?”
그가 물었다.
나는 하명이 경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란은 선수들은 시작 전에 늘 여러 말을 한다고 했다.
세라가 나와 나란히 섰다.
그는 그녀를 보고 잠깐 말을 멈췄다.
나는 그 틈에 물었다.
“그럼 시작하기 전에 끝내면 되겠네요.”
브란이 웃었다.
그의 뒤에서 경기 시간이 켜졌다.
그는 내게 그 많은 사람들을 기다리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
관객석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실제 에덴의 성인 관객들이 앉아 있었다. 돈을 내고, 혹은 누군가가 나누어 준 표를 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 위로 더 큰 환호가 겹쳤다.
빈 객석에서 들었던 종류의 소리였다.
나는 위쪽 스피커를 봤다.
브란이 내 시선을 따라갔다.
그가 처음으로 웃음을 거두었다.
나는 하명에게 돌아갔다.
혼자 이 문제를 고르겠다고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자기가 어떻게 나가고 싶은지 물었다.
하명은 링 안으로 끌려가기 전에 자기 입으로 말하고 싶다고 했다.
*
그는 입장로 끝에서 멈췄다.
박수가 터졌다.
광고 화면 속 그가 양손을 들었다.
실제 하명은 손을 들지 않았다.
그는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마이크가 그의 목소리를 받지 않았다.
그는 한 번 더 말했다.
앞줄 사람들이 고개를 들었다.
브란 옆의 직원이 손을 움직였다.
링 바닥에서 금빛 선이 올라왔다.
하명의 손목이 당겨졌다.
그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 순간 나는 링으로 들어갔다.
*
금빛 선은 밧줄처럼 잡히지 않았다.
장치와 손목 표지가 같은 판을 읽는 표시였다.
하루가 밖에서 소리쳤다.
“바닥만 부숴서는 안 끊겨!”
나는 바닥을 치지 않았다.
하명의 팔을 받쳤다. 그가 이를 악물고 몸을 세웠다.
반대편에 있던 선수도 일어섰다.
그는 왼쪽 다리를 제대로 딛지 못했다. 마흔을 넘긴 남자였다.
그가 자기 손목을 보더니 관객석을 향해 욕했다.
정해진 경기를 위해 기다리던 두 선수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
판이 열렸다.
내 앞에 선이 보였다.
승자 지정.
하명도 상대 선수도 아닌, 이미 정산표에 들어간 이름이었다.
나는 선을 따라 눈을 올렸다.
링 위의 거대한 종 안쪽에서 매듭이 움직였다.
경기 외부 판정 차단.
작은 분기 하나가 남아 있었다.
그걸 고르면 누가 이길지는 링 안의 사람들 쪽으로 돌아왔다.
누군가 싸우기를 거부한 지금은 경기를 이어갈 이유도 없었다.
나는 종을 봤다.
손이 닿기에는 높았다.
*
세라가 입장로 쪽의 사람들을 막았다.
그녀는 먼저 손을 대지 않았다.
직원이 하명의 팔을 잡으려 하자 그 손목을 옆으로 밀었다. 상대가 힘을 주자 그녀는 뒤로 물러나는 대신 몸을 비켜 세웠다.
그가 자기 힘에 끌려 링 기둥에 부딪혔다.
세라는 바로 두 번째 사람 쪽을 봤다.
나는 그녀가 딜러로 서 있는 모습만 오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회수 구획의 맨 앞에 서던 사람이었다.
하루는 종을 달고 있는 구조물을 가리켰다.
경기 시작 안내가 끝나면 종이 아래로 내려온다고 했다.
그때까지 버텨야 했다.
*
천장에서는 금빛 새들이 날아다녔다. 두 선수의 이름이 새의 날개마다 적혀 있었다. 새들이 서로 부딪힐 때마다 동전 소리가 났다.
그 아래에서 실제 상대 선수는 발을 끌고 있었다.
그가 손으로 자기 글러브를 벗었다. 바닥에 떨어진 글러브 하나가 금빛 선을 가렸다.
관객석에서 누군가 야유했다.
선수는 그쪽을 보지 않았다. 그는 하명을 향해 손바닥을 폈다. 싸우지 않겠다는 것을 먼저 보여 주는 손이었다.
하명이 그 손을 봤다.
내 팔을 붙들던 힘이 조금 달라졌다. 나에게 매달리는 힘에서, 자기 몸을 일으키는 힘으로 바뀌었다.
화면에서는 두 사람의 주먹이 계속 부딪혔다. 새들은 더 빠르게 날았다.
나는 링 가운데의 두 사람과 그 위의 그림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보았다.
하명은 내 팔을 놓았다.
그는 스스로 몸을 세웠다.
금빛 선이 당길 때마다 손목이 떨렸지만 무릎을 다시 꿇지는 않았다.
반대편 선수는 로프를 잡고 우리 쪽으로 왔다.
그가 하명 옆에 섰다.
관객석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광고 속 두 선수는 여전히 서로를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었다.
실제 링에서는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었다.
나는 그 장면이 오래 남기를 바랐다.
이번에는 누군가의 웃는 얼굴 하나로 잘라 내기 어려웠다.
*
직원 하나가 내 쪽으로 들어왔다.
나는 왼손을 들었다.
그는 내 오른손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쪽으로 붙었다.
나는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다.
몸을 돌려 그의 팔을 로프 바깥으로 보냈다. 내 옆구리가 기둥에 부딪혔다.
통증이 올라왔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하명이 그 사람 앞을 막았다.
그는 내게 종을 보라고 했다.
금빛 종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관객의 환호가 커졌다.
그들은 이 장면까지 경기인 줄 아는 것 같았다.
*
브란이 손을 들었다.
종이 멈췄다.
나는 그를 봤다.
그는 내 눈을 피하지 않았다.
“끝나고 이야기하지.”
그가 말했다.
미래의 마지막 방에서도 비슷한 말을 들었다.
나는 그 말을 기다리지 않았다.
하루가 종의 아래쪽 받침을 가리켰다.
나는 로프에 발을 올렸다.
하명이 내 허리 뒤를 받쳤다.
반대편 선수가 흔들리는 로프를 잡았다.
내가 구하러 들어온 두 사람이 나를 올려 주었다.
*
종의 안쪽은 검었다.
매듭이 한 번씩 빛났다.
나는 몸을 최대한 가까이 가져갔다.
손목을 꺾지 않으려고 팔 전체를 옮겼다.
종이 다시 움직이면 떨어질 수 있었다.
브란의 손이 아래에서 움직였다.
그보다 내가 조금 빨랐다.
오른주먹이 매듭을 쳤다.
종소리가 뒤집혔다.
위로 올라가던 환호가 갑자기 끊겼다.
금빛 선들이 링에서 떨어져 하늘로 흩어졌다.
*
하명의 팔이 자유로워졌다.
그는 손을 펴고 한동안 자기 손바닥을 봤다.
반대편 선수도 손목을 돌렸다.
나는 로프 아래로 내려왔다.
이번에는 제대로 착지했다.
손등이 욱신거렸지만 서 있을 수 있었다.
팔백사십오 일.
서른 날을 더 썼다.
하명은 마이크를 집었다.
이번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는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다시 말했다.
그 말이 링 전체에 울렸다.
*
브란은 링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서 내가 알던 웃음이 사라졌다.
직원들이 그를 보았다.
그는 잠깐 손을 내렸다.
실제 관객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앞줄의 여자가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고 물었다.
하명은 그들에게 자신이 들은 말을 했다.
나는 마이크를 빼앗지 않았다.
내 이야기가 먼저 나갈 필요는 없었다.
세라가 출구를 확인했다.
하루는 다리를 다친 상대 선수를 부축했다.
우리는 링에 남아 박수를 기다리지 않았다.
*
통로에서 하명이 내게 물었다.
어떻게 알고 왔느냐고.
나는 그가 고개를 젓는 것을 봤다고 했다.
그는 그 작은 움직임을 누가 볼 줄 몰랐다고 했다.
나는 세라를 봤다.
그녀는 내 얼굴에서 또 다른 대답을 읽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명에게 미래의 내 죽음을 먼저 들려주지는 않았다.
그의 오늘은 그의 것이었다.
나는 손을 어떻게 둘지 모르고 있는 그에게 물통을 건넸다.
그가 양손으로 받았다.
이번에는 손목을 당기는 선이 없었다.
*
우리가 내려가는 길에 브란의 연락이 왔다.
나는 세라에게 화면을 보여 주고 받았다.
그는 웃지 않았다.
“자네가 내 판을 바꿨군.”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는 내가 어디까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지금 바꾼 것부터 보겠다고 답했다.
통신이 끊겼다.
하루가 내 오른손을 봤다.
나는 아프다고 말했다.
그녀는 알겠다고 했다.
우리는 의료 구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뒤에서는 경기가 중단됐다는 안내가 늦게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