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 완전하다는 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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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흘 동안 윤석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출근했고 손님에게 서명을 받았다. 점심에는 다른 동료들과 국수를 먹었다. 수진은 맞은편에 앉아 있었지만 우리 둘만 아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집에 오면 현관에 신발을 벗었다.
방 앞에 두었던 가방을 열어 블라우스를 꺼냈다. 접힌 자국에 물을 조금 뿌리고 다림질했다. 도하가 그 방 앞을 지나갔다.
그는 가방을 정리했느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그가 묻지 않는 동안 자꾸 같은 대답을 준비했다.
아직 마음이 바뀌지 않았다고.
그 말을 하는 사람이 내가 맞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 * *
윤석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칠월 협의를 미루자는 이야기를 도하에게 전했느냐고 물었다. 나는 당신들끼리 하면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는 이제 내 이름도 그 서류들에 들어 있다고 했다.
나는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당신의 결혼이 뭘 위해 쓰였는지 직접 들어 보는 게 낫겠죠.”
윤석이 말했다.
그가 여전히 나를 그 집에서 꺼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았다.
나는 만나겠다고 했다.
윤석의 목소리가 조금 달라졌다.
언제가 편하냐고 물었다.
나는 도하도 함께 만나겠다고 말했다.
* * *
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전화기를 귀에 댄 채 기다렸다.
윤석은 개인적인 만남으로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가족들이 쓰는 집에서 보자고 했다. 경원도 그날 집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그가 날짜를 말했다.
유월 십팔일 저녁.
나는 달력을 보았다.
닷새가 남아 있었다.
윤석은 그 자리에서 내가 누구 편에 서는지 결정하라고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입술을 눌렀다.
“그래요. 이야기해요.”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평범했다.
* * *
전화를 끊고 나니 손이 차가웠다.
나는 전화기를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손바닥을 맞붙였다. 따뜻해지지 않았다.
문을 열고 아래로 내려갔다.
도하는 정숙에게 무언가를 묻고 있었다. 냉장고 안에 있던 음식에 관한 이야기였다. 정숙이 오늘 안에 먹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내가 내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도하가 나를 봤다.
나는 그에게 잠깐 이야기하자고 했다.
정숙은 장바구니를 접었다. 내일 필요한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없다고 답했다.
그녀가 퇴근 인사를 했다.
* * *
도하는 내 뒤를 따라 거실로 왔다.
나는 그에게 윤석과 통화했다고 말했다. 날짜와 장소를 전했다.
그는 듣고 나서 내 얼굴을 봤다.
“무슨 마음으로 만나자고 했습니까.”
나는 며칠 전 한 말이 그대로라고 했다.
도하가 소파에 앉았다.
나는 앉지 않았다.
그는 내 손을 보더니 앉으라고 했다. 나는 맞은편에 앉았다. 무릎 위에서 손가락을 폈다.
도하가 말했다.
“그 사람이 죽으면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끝날 것 같습니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 * *
윤석이 죽으면 사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강혜주가 우리 이름을 잊는 것도 아니었다. 수진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내 팔을 잡아 주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 정도는 알았다.
도하에게도 그렇게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왜 자꾸 확인하느냐고 물었다.
도하가 나를 봤다.
“나중에 내가 당신 말을 바꿨다고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는 그 말에 화가 났다.
그가 자신의 잘못을 내게 넘기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가 먼저 말했다. 그는 그 사실을 놓아주지 않았다.
* * *
“그러니까 당신은 하기 싫어요?”
내가 물었다.
도하가 고개를 저었다.
그 대답은 빨랐다.
나는 처음으로 그의 망설임과 거절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윤석을 죽이는 일을 싫어해서 내게 묻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어떤 얼굴로 그 뒤에 남을지 보려는 것이었다.
나는 소파 등받이에 몸을 붙였다.
“하고 싶다는 말이네요.”
내가 말했다.
도하는 내 눈을 보았다.
“네.”
그가 대답했다.
방 안의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
* * *
우리는 더 이상 윤석의 제안을 두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가 우리 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두고 이야기했다.
나는 그 사실을 자꾸 다른 말로 부르고 싶었다. 만나서 끝내자고 하면 덜 무서웠다. 우리 사이에 남은 문제를 치우자고 하면 쉬웠다.
도하는 내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듣고 있었다.
그가 아무 말도 보태지 않아서 내 말의 빈 곳이 드러났다.
나는 결국 그의 이름을 다시 말했다.
백윤석.
그 이름을 소리 내고 나서야 얼굴이 돌아왔다. 전시관 마당에서 다음 사진에는 자신이 찍히고 싶지 않다고 말하던 얼굴이었다.
나는 물을 달라고 했다.
* * *
도하가 물을 가져왔다.
나는 두 모금을 마셨다. 그가 옆에 앉으려 하자 잠깐 기다리라고 했다.
그는 서 있었다.
“완전범죄 같은 걸 생각해요?”
내가 물었다.
그가 나를 봤다.
나는 영화에서 들은 말처럼 그것을 꺼냈다. 그 말을 붙이면 우리가 하는 이야기에 끝이 생길 것 같았다. 누군가 미리 만들어 둔 장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도하는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내게 물었다.
“당신이 아는데도 완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나는 컵을 꽉 잡았다.
* * *
그가 내 손을 보았다.
나는 컵을 내려놓았다.
“당신도 알잖아요.”
내가 말했다.
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 뒤에 긴 침묵이 왔다. 나는 그를 믿는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도 나에게 그런 말을 요구하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남을 것이었다.
한 사람이 없어진 뒤에도 다른 한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었다.
나는 그 생각이 무서웠다.
이상하게 가까워지는 것 같기도 했다.
도하가 다시 옆에 앉아도 되느냐고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그는 내게 닿지 않았다.
나는 먼저 그의 소매를 잡았다.
“형한테 내가 속았다고 하지 마요.”
그가 고개를 돌렸다.
“당신한테 강제로 끌려온 거라고도 하지 말고.”
도하가 내 손을 보았다.
그가 내 손가락을 하나씩 펴서 자기 손 안에 넣었다. 나는 그 손이 움직이는 것을 지켜봤다.
“은재 씨가 원하지 않으면 여기서 끝낼 수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그 말에 기대어 잠깐 눈을 감았다.
끝낼 수 있다는 말이 아직 있었다.
나는 눈을 떴다.
“끝내지 말아요.”
* * *
그날 밤 나는 혼자 목욕을 했다.
물을 받고 오래 앉아 있었다. 거울에 김이 서렸다. 손으로 닦으니 내 얼굴 일부가 보였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얼굴이었다.
나는 어깨에 물을 끼얹었다. 물이 식을 때까지 나가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왔을 때 도하가 내 방문 밖에 있었다.
그는 같이 있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오늘은 혼자 자고 싶다고 했다.
도하가 알겠다고 했다.
그는 돌아섰다.
나는 그를 불러 내일 아침에는 같이 먹자고 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 * *
나는 침대에 누워 윤석의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날짜와 장소가 적혀 있었다. 잘 생각했다고 쓰여 있었다.
그는 내가 돌아설 준비를 한다고 믿고 있었다.
나는 답장을 쓰지 않았다.
잠시 뒤 그의 연락이 하나 더 왔다. 경원에게도 말했다고 했다. 이번에는 서로 감정만 앞세우지 말자고 했다.
나는 그 말이 우스웠다.
웃지는 못했다.
휴대전화를 뒤집어 놓았다.
책상 위의 계약서가 눈에 들어왔다. 밤 열한 시부터 같은 침대에 있어야 한다는 줄은 이미 지워져 있었다.
나는 그 종이를 접지 않았다.
* * *
다음 날 출근길에 수진을 만났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녀가 안에 있었다. 나는 타도 되느냐는 표정으로 잠깐 멈췄다.
수진이 옆으로 비켰다.
우리는 나란히 섰다.
그녀는 내 머리가 젖어 있다고 말했다.
나는 늦게 일어나서 덜 말렸다고 했다.
수진이 손을 뻗다가 멈췄다. 내 재킷 어깨에 물이 떨어진 것을 보고 자기 손수건을 내밀었다.
나는 받아서 닦았다.
“고마워.”
내가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 * *
나는 점심시간에 손수건을 빨아 말렸다.
화장실 한쪽에서 물기를 짜는데 다른 직원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빌린 것이라고 답했다.
창가에 놓아둔 손수건이 오후에 말랐다.
나는 반듯하게 접었다. 접힌 선을 손끝으로 눌렀다. 수진의 책상에 가져다 놓았다.
그녀가 나를 봤다.
나는 내일 저녁에는 먼저 가야 한다고 말할 뻔했다. 아직 약속 날은 며칠 더 남아 있었다. 내 머릿속에서는 벌써 그 저녁이 와 있었다.
대신 손수건을 고맙게 썼다고 말했다.
수진은 별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녀는 손수건을 펼쳐 모서리를 확인했다. 작은 꽃이 수놓아져 있었다.
“이거 여행 갈 때 가져가려고 했어. 엄마가 예전에 사 준 거거든.”
나는 다 마른 것이라고 말했다.
수진이 손끝으로 천을 만졌다. 그러고는 자기 가방 안쪽에 넣었다. 나는 그 동작이 끝날 때까지 서 있었다.
“얼룩 안 졌어. 걱정하지 마.”
그녀가 말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그녀는 다시 모니터로 눈을 돌렸다.
나는 그 별것 아닌 것을 오래 보고 있었다.
* * *
집으로 돌아와 달력 앞에 섰다.
유월 십팔일에 아무 표시도 하지 않았다. 표시하지 않아도 잊지 않을 것이다.
도하가 뒤에서 다가왔다.
나는 그의 발소리를 듣고 돌아봤다.
“오늘도 같은 생각입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는 더 묻지 않았다.
나는 그가 질문을 끝내는 것이 두려워졌다. 날마다 다시 물어주면 날마다 아니라고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 부탁을 하지 않았다.
그의 손을 잡고 달력 앞에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