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뒤에도, 살인자의 아내

29화 · 그가 없어졌으면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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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작업복 크기를 물었다.

나는 내 옷을 사려는 줄 알고 필요 없다고 했다. 아버지가 전화 너머에서 작게 웃었다.

자기 것을 말하는 거라고 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산 게 언제인지 모르겠어서.”

나는 아버지의 어깨를 떠올렸다. 예전보다 좁아졌는지 그대로인지 알 수 없었다. 직접 입어 보고 사라고 했다.

그가 알겠다고 했다.

태문과 관계없는 곳에서 일을 구했다고 했다. 큰일은 아니고 건물 관리 일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며칠 나가 보고 계속할 수 있는지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했다.

나는 축하한다고 하지 않았다.

출근 시간이 몇 시냐고 물었다.

* * *

아버지는 이른 시간이라고 답했다.

나는 알람을 맞춰 두라고 했다.

“그 정도는 한다.”

그가 말했다.

나는 그 말에 웃을 뻔했다. 그렇게 쉬운 일부터 내가 일일이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아버지도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그는 다른 부탁을 하지 않았다.

통화를 끊고 나서 나는 한동안 전화기를 들고 있었다. 아버지가 일을 하면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오늘 전화에는 남의 이름이 없었다.

태문도 도하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 짧은 통화가 부러웠다.

그런 이야기만 하고 하루를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 *

윤석을 만난 지 사흘이 지났다.

사진은 경찰에 전달됐다고 했다. 이번에는 윤석이 아니라 강혜주의 연락으로 알았다.

그녀는 태문이 죽던 날 도하와 나눈 대화에 관해 추가로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날 집에서 도하를 봤다고 말했다. 그가 어디에 갔다 왔는지 전부 아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강혜주는 그 부분도 따로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전화를 끊자 윤석이 보낸 사진이 새로 도착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사진을 지우지 않았다.

지워도 그의 전화기에는 남을 것이다.

그보다 내 기억에 있던 것이 먼저 떠올랐다.

태문을 죽였느냐는 질문에 도하가 고개를 끄덕이던 모습이었다.

* * *

경원에게도 연락이 왔다.

칠월의 가족 협의가 예정대로 열릴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태문의 사망 때문에 정리할 것이 많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기만 했다.

“도하한테 말 좀 해요. 지금은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그녀가 말했다.

나는 자신이 직접 말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경원이 잠깐 침묵했다.

“내 말은 안 들으니까.”

그녀는 너무 쉽게 대답했다.

나는 수화기를 다른 귀에 댔다. 도하가 누구의 말을 듣는지 어머니가 잘못 알고 있다고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그녀는 이미 다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 *

경원은 윤석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했다.

나는 그 이유를 물었다.

“그 애는 자기 것만 봐요.”

나는 웃었다.

웃음이 나온 뒤에야 경원이 그 소리를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 뜻도 아니라고 했다.

경원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당신이 누구 덕에 거기 있는지 잊지는 마요.”

나는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

“힘들면 도와주시겠다고도 했잖아요.”

경원이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통화를 끝냈다.

그녀가 다시 전화하지는 않았다.

* * *

나는 옷장을 열었다.

도하의 집에 들어올 때 가져온 작은 가방은 아래 칸에 있었다. 손잡이를 잡아 꺼내니 먼지가 조금 묻어 있었다.

지퍼를 열었다.

가방 안은 비어 있었다.

나는 일할 때 입는 블라우스를 한 장 넣었다. 갈아입을 옷과 세면도구도 넣었다. 그 정도로 하루나 이틀은 지낼 수 있었다.

지퍼를 끝까지 잠가 보았다.

닫혔다.

나는 그 가방을 들고 방문 밖으로 나왔다.

계단 앞에 섰다.

집 안에서 나를 막는 사람은 없었다.

* * *

도하는 서재에 있었다.

내가 가방을 들고 지나가자 문을 열었다.

그는 가방을 먼저 보고 내 얼굴을 봤다.

“어디 갑니까.”

나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도하는 문간에 서 있었다. 계단을 막지는 않았다.

나는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당신하고 헤어지면 조용해질까요.”

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나를 찾는 사람이 줄어들 수는 있겠다고 했다.

나는 그 대답이 싫었다. 그가 가지 말라고 말해 주기를 기다렸던 것인지, 나가면 살 수 있다고 말해 주기를 기다렸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 * *

나는 강혜주가 사진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도하는 알고 있다고 했다. 자신에게도 연락이 왔다고 했다.

나는 윤석이 사진을 건네겠다는 말을 실제로 지켰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했다.

나는 그가 왜 아무렇지 않은 얼굴인지 물었다.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닙니다.”

도하가 말했다.

그는 내 가방을 다시 봤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더 신경 쓰입니다.”

나는 가방 손잡이를 잡았다.

그가 나를 붙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더 움직이지 못했다.

* * *

나는 가방을 현관까지 가져갔다.

신발을 신었다.

도하는 계단 아래에 남았다. 나는 신발 끈을 묶다가 고개를 들었다. 그가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했다.

그는 있었다.

나는 문을 열었다.

바깥 공기가 얼굴에 닿았다. 담장 옆의 나무가 흔들렸다. 출입문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택시를 불러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윤석에게 전화하면 거처를 마련해 주겠다고 했던 말도 기억났다.

나는 전화기를 꺼냈다.

윤석의 이름을 찾았다.

누르지 않았다.

* * *

나는 도하를 돌아봤다.

“형한테 전화하면 좋아하겠죠.”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나왔다고 말하면.”

도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었다.

문 밖으로 나가 가방을 내려놓았다. 손잡이 자국이 손바닥에 붉게 남아 있었다.

도하는 아직 안쪽에 서 있었다.

나는 담장 앞까지 걸었다가 돌아왔다. 현관문은 열려 있었다.

그가 닫지 않았다.

나는 그 열린 문을 보고 화가 났다. 내가 돌아오는 모양을 끝까지 보겠다는 것 같았다.

* * *

가방은 저녁까지 현관에 있었다.

나는 그것을 방으로 가져가지 않았다.

도하도 옮기지 않았다.

우리는 그 가방을 지나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 문을 열고 닫는 소리가 났다. 나는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는데 밥을 조금 먹었다.

도하가 물을 따라 줬다.

나는 그에게 윤석과 사이가 언제부터 나빴느냐고 물었다.

그는 잘 지냈던 때가 있었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피곤한 웃음을 흘렸다.

“형도 그런 식으로 대답해요.”

도하의 손이 멈췄다.

* * *

“닮았다는 말은 아니에요.”

내가 말했다.

그는 닮은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윤석이 태문과 낚시 갔던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물고기를 못 잡아서 시장에서 샀다는 이야기였다.

도하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했다.

“당신은 같이 안 갔어요?”

그가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가 어렸을 때 그 집에서 어디에 앉아 있었을지 생각했다. 그렇다고 그를 안아 주고 싶어지지는 않았다. 오늘의 그를 설명할 사진을 또 하나 찾고 싶지 않았다.

나는 말했다.

“형도 무섭대요.”

도하가 나를 봤다.

* * *

윤석이 다음 사진에 자신이 찍히고 싶지 않다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도하는 듣고만 있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그 말 듣고 아무 생각도 안 들어요?”

그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무슨 생각이냐고 묻자 내가 왜 그 말을 지금 전하는지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물잔을 밀었다. 잔 밑바닥이 식탁을 긁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멎자 내가 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 * *

“형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내가 말했다.

도하의 눈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태문의 이름을 꺼내지 않았다. 내가 전에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나는 그 침묵이 길어지는 것을 견뎠다.

그가 마침내 물었다.

“당신 앞에 안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말입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다시 물었다.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입니까.”

나는 그를 봤다.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말을 하고 나니 속이 편해질 줄 알았다.

편해지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도하가 정확히 들었다. 다시 돌려 말해 달라고 할 수 없었다.

그가 내 손을 잡으려 했다.

나는 손을 거두었다.

“달래지 마요.”

도하가 멈췄다.

나는 그가 내게 이유를 붙여 주기 전에 말했다.

“당신을 위해서라고도 하지 마요.”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윤석의 얼굴을 떠올렸다. 사진을 내밀던 손, 살아 있는 가족이라고 말하던 입, 내가 왜 집에 남는지 묻던 눈을 생각했다.

다 생각하고도 말을 거두지 않았다.

* * *

도하가 나를 불렀다.

“오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그가 멈추라고 말하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는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자신도 그렇게 기다린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도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의자를 밀고 일어났다. 현관으로 가서 가방을 들었다. 계단을 올라 내 방 앞에 놓았다.

지퍼를 열지는 않았다.

다시 내려왔을 때 도하는 같은 자리에 있었다.

* * *

나는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윤석에게 연락하겠다고 했다.

도하의 시선이 내 전화기로 갔다.

“무슨 말을 할 겁니까.”

나는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 전화기를 들지는 않았다.

도하는 내게 잠깐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고 말했다. 나는 며칠 뒤에 연락하겠다고 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손바닥을 식탁 위에 폈다. 가방 손잡이 자국은 거의 사라져 있었다.

도하가 그 손 위에 자기 손을 올렸다.

이번에는 거두지 않았다.

식탁 위에 두 사람의 손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