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 거래의 증거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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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철은 치우를 바닷가 식당으로 불렀다.
2001년 첫 달이었다. 방 창문 너머로 바다가 보였지만 인철은 커튼을 닫았다. 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치우에게 앉으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치우는 서 있었다.
인철이 물었다.
“어디까지 말했노.”
그는 더 이상 윤재헌의 이름을 자기 편처럼 부르지 않았다. 치우가 대답하지 않자 탁자 위에 신문을 던졌다. 수사에 관한 작은 기사가 실려 있었다. 인철의 실명은 없었지만 아는 사람은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니 데려가 줬다.”
인철이 말했다.
치우는 신문을 내려다봤다.
“기억합니다.”
“그런데 나한테 이래?”
치우는 그 질문에서 문수의 목소리를 들었다. 누가 너를 먹여 줬느냐. 누가 너를 살려 줬느냐. 누가 여기까지 데려왔느냐.
권력자가 과거를 세기 시작하면 현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치우는 대답을 골랐다.
“제가 없는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인철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치우는 몸을 굳혔다.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두려움 뒤에 기대할 수 있는 다른 이름이 생겼다.
윤재헌.
그 이름을 방 안에서 꺼내지는 않았다.
꺼내지 않아도 인철이 생각하고 있었다.
“니가 나가면 깨끗할 것 같나.”
인철이 물었다.
치우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생각 안 합니다.”
“니 돈도 내가 어디서 났는지 안다.”
“압니다.”
인철이 손을 들어 치우의 뺨을 쳤다.
큰 소리가 났다.
치우는 고개를 돌린 채 서 있었다. 문수에게 맞던 때와 다른 것은 없었다. 아프고, 모욕적이고, 다시 한 번 맞을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손을 들지 않았다.
이 방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자리가 더 컸기 때문이다.
인철은 그를 한 번 더 때리지 않았다. 치우가 반격하지 않는 이유를 알아차린 얼굴이었다.
“벌써 내 죽을 날짜 세고 있나.”
치우는 정면을 봤다.
“살아 계셔야 합니다.”
그가 말했다.
“이번에는.”
인철의 눈이 멈췄다.
문수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방 안에 세 번째 사람이 생겼다.
인철은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처음으로 피곤한 얼굴이 보였다. 치우는 그 모습을 동정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연민을 느끼면 자기가 상대를 이겼다고 더 쉽게 믿게 될 것 같았다.
아직 끝난 것은 없었다.
윤재헌을 만난 날, 치우는 자료를 가져갔다.
자신이 실제로 받은 종이와 돈을 둘러싼 대화, 누구를 어디서 만났는지에 관한 기억이었다. 문수의 빚을 넘겨받던 날 인철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말했다.
누가 다치게 했는지 직접 봤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바꾸지 않았다.
그 대신 아는 것 중에서 자기가 원하는 부분을 골랐다.
윤재헌은 다 듣고 나서 물었다.
“상필 씨가 어려워졌을 때 누가 결정했죠.”
치우는 손을 멈췄다.
자기 의자에 앉았던 사람들, 고개를 끄덕이던 얼굴들, 도움을 받으면서 주인을 바꾸던 사람들. 그날의 중심에는 자신이 있었다.
“제가 도왔습니다.”
“도왔다는 말 말고.”
검사가 말했다.
“결정한 사람.”
치우는 입을 다물었다.
윤재헌은 펜을 탁자 위에 놓았다.
“당신 얘기에는 자꾸 동사가 빠집니다. 돈이 왔고, 사람이 왔고, 일이 생겼죠. 당신은 늘 그 자리에 있었기만 합니다.”
치우는 검사와 눈을 맞췄다.
“저도 했습니다.”
“무엇을.”
질문은 간단했다.
그래서 피하기 어려웠다.
치우는 더 말했다.
자기가 선택한 일, 다른 사람에게 맡긴 일, 멈출 수 있었는데 계속한 일. 모두를 말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날 처음으로 자기 이야기가 단순한 피해자의 설명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느꼈다.
윤재헌은 만족한 얼굴을 하지 않았다.
“이제 조금 연결되네요.”
그가 말했다.
치우는 책상 모서리를 봤다. 손때가 묻어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앞에서 자기 이야기를 고쳤을지 생각했다.
“경수 형은 이미 들어갔습니다.”
치우가 말했다.
검사가 그를 봤다.
“알고 있습니다.”
“제 얘기가 더해지면 그 사람 일도 달라집니까.”
윤재헌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달라질 근거가 있으면 검토해야겠죠.”
치우는 그 말이 또 약속처럼 들리는 것을 경계했다.
“검사님이 원하시는 건 인철 씨 아닙니까.”
그가 물었다.
윤재헌의 표정이 굳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맞힌다고 당신 죄가 줄어드는 건 아닙니다.”
말은 공정했다.
하지만 대화가 끝날 때 검사는 다음에 더 확인하고 싶은 부분으로 인철의 이름을 불렀다.
치우는 그 차이를 보았다.
원칙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이었고, 질문은 선택한 사람에게만 향했다.
그 틈으로 자신이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그 틈을 벌리고 싶었다.
태석은 자료를 전한 일을 듣고 화를 내지 않았다.
친구가 화를 내지 않을 때가 더 무서워졌다. 예전에는 큰소리를 하면 치우도 대답할 수 있었다. 이제 태석은 말을 듣고 얼굴만 바뀌었다.
“경수 형 얘기는.”
그가 물었다.
치우는 자신도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전부?”
치우는 고개를 저었다.
태석은 눈을 감았다.
“그래도 말했다.”
치우가 덧붙였다.
친구가 그를 봤다.
“니가 나한테 칭찬받으려고 하는 말 같다.”
치우는 입을 다물었다.
그럴지도 몰랐다. 자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 확인해 주면 그다음 거짓말을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태석은 종이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경수 면회 신청 일정이었다.
“같이 갈까.”
치우가 물었다.
태석은 고개를 저었다.
“이번엔 나만 간다.”
치우는 알겠다고 했다.
친구가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허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아직 배우는 중이었다.
그 배움은 돈을 버는 속도보다 훨씬 느렸다.
인철이 붙잡혔다는 소식은 사흘 뒤에 왔다.
신문의 작은 기사는 더 큰 기사가 되었다. 실제로 확인된 일과 아직 혐의인 일이 뒤섞여 사람들의 입을 돌았다. 치우는 누구에게도 사실을 더 보태지 않았다.
상필은 창고에 와서 한동안 앉아 있었다.
“이제 어떻게 됩니까.”
그가 물었다.
치우는 서류를 정리했다.
“해야 할 일 하십시오.”
“위에는.”
치우가 고개를 들었다.
상필은 말을 멈췄다.
그 질문에 아직 답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인철이 없어졌다고 하늘까지 비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치우가 차지한 자리를 탐내거나, 치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치우는 두렵지 않은 척했다.
그날 저녁 들어온 돈은 평소보다 많았다.
사람들은 새 주인에게 늦지 않게 자기 몫을 보여 주고 싶어 했다. 치우는 그것을 보고 안도했다.
공포는 돈보다 더 빨리 이동했다.
그가 만든 것이 아니어도 쓸 수 있었다.
이진욱 형사를 다시 만났을 때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형사는 인철이 붙잡힌 일을 축하하지 않았다. 오히려 치우가 내놓은 자료 중 빠진 부분을 더 꼼꼼하게 물었다. 치우는 검사를 만난 사람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다르게 보일 줄 알았다.
형사는 그 기대를 깨뜨렸다.
“임정희 씨가 또 왔습니다.”
그가 말했다.
치우는 고개를 들었다.
“자기 동생 일은 언제 끝나느냐고요.”
치우는 대답하지 못했다.
“다른 큰 사건에 도움이 됐다는 거랑, 그날 당신이 한 일은 별개입니다.”
형사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담담했다.
치우는 그에게 인철을 잡는 데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설명하고 싶었다. 더 큰 악을 드러낸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 말이 정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생각하자 입이 닫혔다.
형사는 질문을 이어 갔다.
치우는 답했다.
기록은 또 한 장 늘어났다.
자신을 붙잡는 것이 적의 비밀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제야 조금씩 배웠다.
봄이 올 때까지 인철은 돌아오지 않았다.
상필은 치우를 사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만 그랬고, 나중에는 둘이 있을 때에도 그랬다. 치우는 고치지 않았다.
경수는 감옥에 있었다.
태석은 계속 면회를 갔다.
경민은 치료를 이어 갔고, 수연의 새 가게에는 점심 손님이 늘었다. 기섭은 치우를 만나지 않았다. 정희는 자기 동생의 이름을 계속 들고 다녔다.
치우의 승리는 그 사람들의 삶을 대신하지 못했다.
다만 치우에게 더 넓은 자리를 주었다.
그는 빈 창고의 벽을 보았다. 처음에는 곰팡이가 있었고 지금도 조금 남아 있었다. 벽지를 바꾸면 보이지 않을 것이었다.
누군가 새 사무실을 구하자고 말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방에 오래 있으면 자꾸 예전 일이 떠올랐다.
새 방에서는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이미 다음 방을 생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