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 식탁의 빈자리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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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문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도 나는 처음에는 가방을 챙겼다.
출근할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 잘못 끼운 채 현관까지 내려갔다. 정숙이 내 옷을 보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는 손을 내려다봤다.
그제야 계단에 앉았다.
도하가 옆에 서 있었다.
그가 방금 전한 말을 다시 떠올렸다.
아침에 연락이 왔다고 했다.
태문이 사망했다고.
나는 그 얼굴을 올려다봤다.
그는 내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 * *
이틀 전 나는 그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다 없앨 생각은 없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그때도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은 더 싫었다.
도하가 앉을 곳을 찾듯 내 옆을 봤다.
나는 먼저 일어났다.
그가 손을 뻗지 못할 만큼 빠르게.
“언제요?”
내가 물었다.
“지난밤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가 답했다.
그는 누구에게 무엇을 들었는지 더 설명했다.
나는 듣고 있었지만 문장들이 잘 붙지 않았다.
* * *
죽은 이유를 물었다.
아직 확인하는 중이라고 했다.
나는 그를 보았다.
그의 대답에는 모르는 부분이 있었고, 모르는 척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어느 쪽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도하는 어머니 집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나는 회사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잠깐 기다렸다.
나는 휴대전화를 들고 손님방으로 올라갔다.
문을 닫았다.
걸쇠를 걸지 않았다.
그 작은 소리를 내는 것도 피곤했다.
* * *
회사에 가족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상사가 죽고, 전 남자친구가 죽고, 남편의 숙부가 죽었다.
나는 다시 휴가를 요청하고 있었다.
통화를 마치고 수진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그녀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태문이 사망했다고 썼다.
수진은 한참 답하지 않았다.
잠시 뒤 괜찮으냐는 말이 왔다.
나는 화면을 보고 있었다.
이제는 그 질문에 어떤 답이 자연스러운지도 몰랐다.
나는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했다.
* * *
차 안에서 도하는 전화를 몇 번 받았다.
그는 필요한 말만 했다.
알겠다는 말.
곧 도착한다는 말.
그곳에 있겠다는 말.
나는 창밖을 보았다.
태문이 은행에 앉아 있던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다음 고객을 기다리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천천히 말하던 얼굴.
그 얼굴을 다시 안 봐도 된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나는 그 생각에 몸을 굳혔다.
슬픔보다 먼저 온 감정이었다.
그것을 도하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 * *
경원의 집에는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처음 식사하던 날보다 문이 자주 열렸다.
누군가는 서류를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전화로 확인했다.
경원은 거실에 앉아 있었다.
나는 인사를 했다.
그녀가 내 얼굴을 보았다.
그러고는 도하를 봤다.
그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도하는 피하지 않았다.
나는 두 사람 사이에 서 있었다.
누구도 먼저 울고 있지 않았다.
* * *
윤석이 안쪽에서 나왔다.
그는 우리를 보고 걸음을 늦췄다.
어두운 옷을 입고 있었지만 아침에 급히 갈아입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가 도하에게 말했다.
“연락이 늦었네.”
도하는 짧게 답했다.
윤석은 내게도 인사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가 내 팔 근처를 봤다.
가방을 세게 쥐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 * *
나는 전에 식사했던 방에 들어갔다.
식탁에는 물과 빈 잔이 놓여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 설명을 듣는 자리였다.
태문이 앉았던 의자는 비어 있었다.
나는 그것을 바로 알아봤다.
같은 곳에서 그가 아버지의 안부를 물었다.
나를 도하 옆에 앉혀 놓고 잘 챙기라고 했다.
나는 오늘 그 자리를 오래 보았다.
물잔이 하나 덜 놓여 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빼놓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직원이 빈 의자를 보고 잠깐 멈췄다가 손에 든 잔을 다시 쟁반에 올렸다. 작은 유리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나는 그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 * *
상황을 정리하는 사람이 말했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확인하고 있고, 필요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가족들이 모두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경원은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윤석은 질문했다.
도하는 짧게 답했다.
나는 그들의 말을 들으며 내 무릎 위를 봤다.
손톱이 손바닥에 자국을 냈다.
나는 손을 폈다.
그 작은 움직임을 도하가 보았다.
* * *
경원이 나를 따로 불렀다.
나는 따라갔다.
처음 연락처를 받았던 방이었다.
그때 놓여 있던 가족사진이 그대로였다.
경원은 문을 닫았다.
그녀는 곧바로 물었다.
“최근에 태문 씨를 만났죠.”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녀가 언제였느냐고 물었다.
나는 은행에 찾아왔고 그날 저녁에 만났다고 답했다.
경원은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오늘은 다정한 말을 먼저 꺼내지 않았다.
* * *
“무슨 이야기 했어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아버지 채무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것만이 전부냐고 물었다.
나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그 틈을 보았다.
“도하한테도 말했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원의 얼굴이 조금 창백해졌다.
나는 그녀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을 내가 대신 말해 주지는 않았다.
그녀는 내게 잠시 나가 있어 달라고 했다.
나는 문을 열었다.
* * *
복도에서 도하와 마주쳤다.
그는 경원의 방으로 가고 있었다.
내가 무슨 말을 들었는지 묻지 않았다.
나는 그의 팔을 잡았다.
그가 멈췄다.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나는 놓고 싶어졌다.
그러나 놓지 않았다.
“저한테 먼저 말해요.”
내가 말했다.
그는 나를 봤다.
“뭘요.”
그 한 단어에 화가 났다.
나는 손에 힘을 주었다.
* * *
“그 사람이 왜 죽었는지.”
내가 말했다.
도하는 잠깐 내 손을 보았다.
그는 조용한 쪽으로 가자고 했다.
나는 따라갔다.
문밖으로 나가 작은 마당에 섰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었다.
나는 그에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
그는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이번에는 병원도 식탁도 아니었다.
그래도 같은 질문을 하게 되었다.
나는 묻고 싶지 않았지만 물었다.
* * *
“당신이 한 거예요?”
도하가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기다렸다.
나무 잎이 흔들렸다.
집 안에서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났다.
도하가 말했다.
“그 사람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나는 숨을 들이켰다.
“아직도 설명으로 돌릴 거예요?”
그가 입을 다물었다.
나는 그의 눈을 보고 있었다.
그가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발을 뒤로 옮겼다.
* * *
그는 내게 다가오지 않았다.
나는 돌바닥을 보고 숨을 골랐다.
이름이 하나 더 늘었다.
그가 내 상사를 죽였다고 했을 때 나는 그의 말을 들었다.
정민에게 한 일은 보았다.
이번에는 내가 두려워했던 일이 그대로 돌아왔다.
도하가 말했다.
“당신을 위해서만 한 일은 아닙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는 태문이 자기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말해 왔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다.
* * *
“그럼 나를 이유로 쓰지 마요.”
내가 말했다.
도하의 얼굴이 굳었다.
나는 목소리가 커지지 않도록 이를 악물었다.
“내가 싫어해서. 나를 걱정해서. 그런 말 하지 마요.”
그는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숨을 고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태문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길이 떠올랐다.
그 생각이 내 말의 뒤쪽에 달라붙었다.
도하는 그것까지 알고 있을까.
나는 그에게 보이는 얼굴을 바꾸고 싶었다.
* * *
“당신도 그 사람이 다시 오지 않기를 바랐잖습니까.”
그가 말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 말은 내가 두려워한 것이었다.
그가 내 안에서 꺼내 쓰는 문장.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 생각을 당신 행동 옆에 붙이지 마.”
나는 처음으로 존댓말을 잊었다.
도하가 나를 보았다.
그는 더 말하지 않았다.
나는 그의 침묵을 보고도 덜 화가 나지 않았다.
그가 틀린 부분과 맞는 부분이 섞여 있어서 더 견딜 수 없었다.
* * *
집 안으로 먼저 들어갔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었다.
그를 붙잡았던 손이었다.
물이 손등을 타고 내려갔다.
나는 손을 오래 문지르다가 멈췄다.
물로 지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거울 속 얼굴이 나를 봤다.
나는 수건으로 손을 닦았다.
복도로 나오자 윤석이 서 있었다.
그는 내가 나오는 것을 기다린 것 같았다.
* * *
“괜찮습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
윤석은 내 눈을 봤다.
그 대답을 믿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봉투를 꺼냈다.
태문이 자신에게도 보내 둔 것이 있다고 했다.
나는 봉투를 보았다.
죽은 사람이 남긴 말들은 모두 사라지지 않았다.
윤석이 말했다.
“은재 씨가 알아야 할 것도 있더군요.”
나는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는 그날은 봉투를 다시 넣었다.
* * *
돌아가는 길에는 내가 먼저 차에 탔다.
도하는 잠시 뒤에 왔다.
그는 안전띠를 매고 시동을 걸었다.
나는 그를 보지 않았다.
한참 뒤 그가 말했다.
“집으로 갈까요.”
나는 창밖을 봤다.
그 집은 내가 혼자 잠글 수 있는 방이 있는 곳이었다.
그가 돌아오는 곳이기도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움직였다.
나는 내 안에서 아주 작게 안도하는 마음을 느꼈다.
태문에게서 다시 전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그 마음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