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 돈을 받지 않는 사람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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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헌은 약속 장소를 바꿨다.
치우가 예약한 식당이 아니라 사무실 근처의 찻집에서 보자고 했다. 퇴직한 뒤 몇 달이 지난 이천십팔 년 봄이었다. 치우는 그의 생일과 경력을 떠올렸다. 쉰여덟 살. 더 높은 자리로 갈 줄 알았던 사람은 조직 밖으로 나와 있었다.
재헌은 먼저 와서 자기 차를 주문했다.
치우가 앉자 건강은 어떠냐고 물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할 수 있는 평범한 질문을 잠깐 주고받았다. 치우는 그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무슨 일입니까.”
재헌이 먼저 물었다.
치우는 해륜생활에 관한 자료를 꺼냈다. 대외 협력 책임자로 일하고 있으며 외부 자문을 구하고 싶다고 했다. 법률 자문이든 윤리 관련 검토든 형식은 논의할 수 있었다. 정식 보수를 지급하고 이름을 알리는 방식이었다.
재헌은 자료를 받아 제목만 읽었다.
“내 이름이 필요한 겁니까, 검토가 필요한 겁니까.”
치우는 웃었다.
“둘 다면 안 됩니까.”
재헌은 거절했다.
그는 자신이 수사한 사람의 회사로 들어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치우는 퇴직한 뒤에도 그렇게까지 선을 그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재헌은 법적으로 어떤 형식이 가능한지를 따지러 나온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치우는 자료를 다시 가져왔다.
“예전에는 더 복잡한 일도 하셨습니다.”
재헌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그 말을 하려고 부른 겁니까.”
“그것만은 아닙니다.”
치우는 찻잔을 돌렸다. 백인철을 잡으려던 시절, 어떤 말은 끝까지 확인되었고 어떤 말은 파일 안에 남았던 시간을 기억했다. 재헌도 알고 있었다. 이후의 재판과 수사가 모든 선택을 지우지는 않았다.
“내가 잘한 일만 있었다고 말할 생각 없습니다.”
재헌이 말했다.
“그렇다고 당신 회사의 명패가 그 일을 정리해 주지는 못합니다.”
치우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다른 가능성을 생각했다. 거절하는 사람의 이름은 더 비싸 보일 때가 있었다. 그 이름을 실제로 빌리지 못해도, 만났다는 사실은 남길 수 있었다.
재헌이 먼저 그 점을 짚었다.
“오늘 만난 걸 자문 협의라고 알리지는 마십시오.”
치우는 고개를 들었다.
“제가 그런다고 했습니까.”
“안 한다고 해 주시면 됩니다.”
두 사람 사이에 오래된 조사실의 공기가 잠깐 돌아왔다. 치우는 그 말을 하겠다고 했다. 정식 관계가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알리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재헌은 자기 찻값을 치렀다. 치우가 함께 내겠다고 하기 전에 계산이 끝났다.
밖으로 나왔을 때 치우는 더 이상 그를 선생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름과 짧은 인사만으로 헤어졌다.
차에 타자 병권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자리는 잘 끝났느냐는 질문이었다. 치우는 자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대신 다른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덧붙였다.
병권은 예상했다는 듯 짧게 답했다.
그 사람은 원래 까다로워.
치우는 그 문장을 지우지 않았다.
그해 여름, 다른 사람이 찾아왔다.
이름은 장문식이었다. 쉰둘의 전직 정책연구원으로, 여러 민간단체에 자문해 온 경력이 있었다. 치우의 과거를 알고 있었고 만남을 피하지도 않았다.
문식은 회사가 어떤 비판을 받는지 먼저 정리해 왔다. 치우의 범죄 경력, 회사 시작에 사용된 재산의 출처, 피해자들의 입장, 대표인 서린의 정치 활동 가능성이 함께 적혀 있었다.
“숨길 수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숨기자고 한 적 없습니다.”
치우가 답했다.
“그럼 언제 누구의 언어로 설명할지가 남습니다.”
그 말은 치우의 귀에 잘 들어왔다.
문식은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과 아직 다투는 부분을 나누고, 실제 회사가 맡아야 할 책임을 정리하자고 했다. 피해자들을 무대에 부르거나 감사 증언을 요구하는 방식은 역효과라고 말했다.
치우는 그가 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부정직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오히려 몇 가지 조언은 재헌보다 쓰기 쉬웠고 정확했다.
회사는 범위를 정해 외부 검토를 맡겼다. 서린과 경선은 그 비용과 결과물을 함께 확인했다.
문식은 첫 회의에서 치우의 말을 세 번 잘랐다.
치우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식은 그 말이 사실이더라도 대표자의 과거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라고 했다. 치우가 처벌을 받았다고 하자, 처벌받은 범위를 밝히되 모든 일이 끝났다는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했다.
세 번째로 치우가 피해자들을 만나 왔다고 하자 문식은 누구의 동의를 받고 공개할 수 있는지 물었다.
치우는 정희와 수연의 이름을 지웠다.
이름을 쓰지 않기로 한 약속은 지켰다. 그러나 그는 그들이 없는 문장 속에서도 자신이 오래 고통받아 온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문식은 그런 문장도 고치라고 했다.
회의가 끝난 뒤 치우는 문식에게 말했다.
“내가 한 말은 거의 다 빠지는군요.”
“남는 게 있어야 믿습니다.”
문식이 답했다.
치우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남길 것과 버릴 것을 정하는 일은 익숙했다.
초안은 쉽게 완성되지 않았다.
치우가 직접 인정하는 범위가 좁아질수록 글은 영리해 보였고, 넓어질수록 변호사의 추가 검토가 필요했다. 법적 책임과 사실 설명을 같은 말로 섞을 수는 없었다. 오래된 사건을 새로 지어내서도 안 됐다.
서린은 그 과정을 지켜보며 자신도 공개할 일이 있다고 했다.
민주에게 책임을 넘겼던 일을 지역 활동 과정에서 질문받았다는 것이었다. 이미 본인에게 보낸 인정 서신이 있었고, 민주가 그 자료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그녀의 판단이었다. 서린은 질문에 사실대로 답하겠다고 했다.
치우는 지금 시점에 그 일을 다시 꺼낼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다.
“내가 꺼내는 게 아닙니다. 물어본 사람이 있습니다.”
그녀가 답했다.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합니까.”
“적어도 내가 한 일에 관해서는요.”
치우는 더 말하지 않았다. 아내에게 필요한 전략과 자신에게 필요한 전략이 점점 달라졌다.
민주는 서린의 연락을 받았다.
자신의 이름이 공개될 수 있는 질문에 답하기 전에 범위를 확인하려는 연락이었다. 민주는 현재 일하는 곳과 가족의 사생활을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 당시 책임 전가와 퇴사에 관한 사실은 이미 가지고 있는 기록대로 설명해도 된다고 했다.
그녀가 용서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서린은 그 조건을 지켜 답했다. 해명은 짧았고, 일부 지지자들은 왜 굳이 불리한 일을 인정하느냐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뒤늦은 계산이라고 말했다. 어느 쪽도 그녀가 정할 수는 없었다.
그날 밤 서린은 거실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치우가 차를 건네자 받았다. 그녀는 남편의 어깨에 잠깐 기대었다. 두 사람 사이에 이해할 수 있는 피로가 남아 있었다.
“이렇게 해도 다 끝나지는 않겠지요.”
그녀가 말했다.
치우는 그렇다고 했다. 그 대답만큼은 쉽게 할 수 있었다.
가을에 치우는 재헌을 우연히 다시 봤다.
정책 토론회 출입구였다. 재헌은 토론을 들으러 왔고 치우는 초청받은 기업 관계자 명단에 있었다. 두 사람은 짧게 인사했다. 누군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재헌이 먼저 자리를 옮겼다.
치우는 붙잡지 않았다.
대신 행사 관계자가 건넨 좌석 안내를 따라 앞쪽으로 갔다. 재헌의 이름은 자신의 자료에 없었다. 그래도 오늘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토론이 끝난 뒤 한 참석자가 치우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어려운 과거를 공개적으로 설명하려고 준비하신다면서요.”
문식을 통해 전해진 말이었다.
치우는 아직 정리 중이라고 답했다. 상대는 그 태도가 중요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과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는데, 발표를 준비한다는 사실만으로 누군가는 이미 점수를 주고 있었다.
그는 그 속도를 기억했다.
돌아오는 차에서 병권이 전화를 걸었다.
내년에 더 큰 모임에서 이야기를 해 보자고 했다. 치우가 회사 소개만 하면 되는 자리냐고 묻자, 병권은 사람들은 사람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답했다.
치우는 앞유리에 비친 얼굴을 봤다.
문식이 고친 초안은 가방 안에 있었다. 재헌이 거절한 명패 없이도 길이 열리고 있었다. 돈을 받지 않는 사람은 남아 있었지만, 모든 문을 그 사람이 지키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날짜를 보내 달라고 말했다. 병권은 일정이 겹치면 다른 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치우는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답했다. 먼저 받은 초대에 시간을 맞추는 일쯤은 할 수 있었다.
전화가 끝난 뒤 가방을 열어 초안을 꺼냈다. 맨 위에 자기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아래의 잘못들을 어디까지 읽어야 사람들이 다음 문장을 들어 줄지, 치우는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