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 20화. 이름 대신 남은 냄새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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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은 냄새를 맡고 걸음을 멈췄다.
나는 노인의 발부터 봤다. 통로가 다시 흔들리는 줄 알았다.
그는 넘어지지 않았다.
고개를 조금 들고 공기를 들이마셨다.
“이게 아직 있네.”
하루는 자기 옷을 맡았다. 공조실에서 묻은 냄새인 줄 안 모양이었다.
리안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복도 끝의 작은 창을 가리켰다.
창 너머에 말린 잎이 매달려 있었다. 식재료를 다루는 작업실이었다. 문이 열릴 때마다 따뜻한 풋내가 났다.
나는 조금 시큼한 냄새라고 생각했다.
리안은 다른 것을 맡고 있는 얼굴이었다.
*
우리가 가는 곳은 지상 관측 자료를 보관하는 창고였다.
살아 있는 기계 신호의 일부는 얻었지만, 그 기계가 무엇을 재던 것인지 더 알아야 했다. 관측소 이름만으로 사람이 숨 쉴 수 있다는 결론을 낼 수는 없었다.
하루는 옛 장비의 기준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리안은 식생 관측 자료 쪽에 같은 표가 붙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둘이 적어 둔 목록을 맞춰 보고 오늘 가져올 저장함을 정했다.
세라는 그 저장함을 꺼낼 판을 확인하고 왔다.
오 퍼센트.
그 숫자를 들을 때마다 나는 입안이 조금 말랐다.
서른 날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미리 아는 일은 드물었다.
*
창고 직원이 우리를 안내했다.
그는 기억보다 실물이 더 오래 남는 곳이라고 했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리안은 웃지 않았다.
문 안에는 갈색 식물 표본들이 줄지어 있었다.
흙이 든 얇은 용기, 뿌리가 말라붙은 상자, 깨진 온도 표시판.
나는 꽃이나 나무를 기대한 적이 없는데도 조금 실망했다.
사진으로 보던 지구의 색은 없었다.
직원은 먼지가 날리지 않게 상자를 조심해서 다루라고 했다.
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리안은 아까 맡은 냄새가 안쪽에는 없다는 것을 확인하듯 주위를 둘러봤다.
*
저장함은 벽 안에 있었다.
회수 장치가 오래전에 멈추었다가 카지노의 판정 장치에 덧붙여져 있었다. 원하는 함을 고르면 그 함을 밖으로 내놓는 분기가 나타났다.
나는 번호를 읽었다.
하루가 자기 종이와 맞췄다.
한 자리 숫자가 달랐다.
나는 손을 내렸다.
리안이 안경을 올려 쓰고 다시 읽었다. 종이에 옮기며 잘못 쓴 것이었다.
누구도 큰일 날 뻔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루가 숫자를 고쳤다.
나는 다시 읽었다.
세라가 마지막으로 함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제야 내 손앞에 선이 보였다.
*
오늘 첫 번째.
서른 날.
나는 옆에 놓인 빈 운반대를 보았다. 이번에는 사람을 구하러 뛰어드는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을 알아내려고 값을 치르는 일이었다.
헛것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루가 물었다.
나는 화내지 않았다.
그녀도 답이 필요했다.
“헛것인 줄 알게 되겠지.”
내가 말했다.
“그 뒤에도 또 같은 걸 열진 않을 거고.”
세라는 나를 보다가 한 걸음 물러났다.
나는 매듭을 쳤다.
벽 안에서 함 하나가 앞으로 나왔다.
이백사십 일이 됐다.
*
함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하루와 직원이 양쪽을 잡았다. 나는 뒤에서 받침이 밀리지 않게 발로 고정했다.
뚜껑을 열자 안쪽에서 냉기가 흘렀다.
저장 자료와 말린 표본이 함께 들어 있었다.
리안은 손을 넣기 전에 장갑을 꼈다. 내가 장갑을 밀어 주자 그는 왼손부터 끼웠다. 오른손 끝을 당기는 데 시간이 걸렸다.
나는 아버지의 장갑을 떠올렸다가 눈앞으로 돌아왔다.
노인은 이름이 적힌 작은 표본을 들었다.
냄새를 맡으려 하지 않았다.
밀봉된 것의 상태를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손이었다.
*
하루가 첫 자료를 열었다.
관측소의 옛 측정값이 나왔다.
좋은 숫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살아남지 못한 식물의 기록이 더 많았다. 한때 다른 구획으로 옮겼다가 끊긴 관측도 있었다.
나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지구에 내려가면 저절로 먹을 것이 자라는 줄 알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실패한 이름들이 줄지어 나오는 것을 보는 일은 달랐다.
세라가 옆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한 줄을 가리켰다.
중단됐다고 적혀 있었다.
죽었다는 말과 같은 줄로 묶지 말라는 뜻이었다.
하루가 별도로 표시했다.
*
중간에서 화면이 꺼졌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하루가 함을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 저장 자료의 가장자리에 금이 가 있었다. 직원이 작은 받침을 가져왔고, 리안은 자료판이 기울지 않도록 두 손으로 잡았다.
읽히던 줄이 다시 나타났다.
나는 노인 옆에서 팔꿈치 밑에 접은 천을 받쳤다. 그는 편해졌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직원은 근무가 끝났는데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런 함은 한 번 안 열리면 다시 넣고 잊어버리기 쉽다고 했다.
하루가 남은 줄을 옮기는 동안 나는 직원이 받아 둔 식사 봉투를 창가에서 그늘 쪽으로 옮겼다. 국물이 새고 있었다. 그는 뒤늦게 보고 욕을 했다.
우리는 잠깐 웃었다. 화면의 줄은 사라지지 않았다.
찾던 기준표는 뒤쪽에 있었다.
리안이 관측소의 식별 표지를 읽었다.
우리 상자에서 들은 것과 같았다.
하루는 작은 소리를 냈다.
웃음인지 숨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곧바로 오늘 신호를 다시 맞추지 않았다. 오래된 표의 단위가 지금 장비와 같은지부터 봤다.
나는 기다렸다.
창고 직원이 의자를 가져왔다.
리안이 먼저 앉았고, 나도 다른 의자에 앉았다.
한참 뒤 하루가 고개를 들었다.
“적어도 어느 장비가 말하는지는 더 알겠어.”
우리는 오늘 처음 웃었다.
*
돌아오는 길에 리안이 아까 창 앞에서 또 멈췄다.
그는 말린 잎의 이름을 물었다.
작업실 직원이 알려 주었다.
레몬 향이 나는 잎이었다. 정거장 안의 재배 구획에서 소량씩 키워 차와 음식에 쓴다고 했다.
리안은 그 이름을 되뇌었다.
표정이 조금 허전해졌다.
“다른 이름인 줄 알았어.”
그가 말했다.
직원은 조금 맛볼 수 있다고 했다.
하루가 먼저 괜찮냐고 리안을 봤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작은 탁자 앞에 앉았다.
*
잔은 네 개였다.
리안은 자기도 모르게 두 번째 잔을 자기 가까이 끌어왔다.
그러다가 멈췄다.
그는 그 잔을 세라 앞으로 밀었다.
세라가 받았다.
아무도 이유를 묻지 않았다.
리안은 첫 모금을 마시고 얼굴을 찌푸렸다.
나는 웃음을 참았다.
그는 두 번째 모금을 마셨다.
이번에는 솔직히 맛이 없다고 했다.
직원이 뜨거울 때와 식었을 때가 다르다고 말했다.
노인은 잔을 내려놓고 기다렸다.
그 기다림이 이상하게 길었다.
*
“같이 마시던 사람이 있었어요?”
세라가 물었다.
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그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이 먼저 두 잔을 가져오면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자리에서 누구를 보고 있었는지는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잔 가장자리를 돌렸다.
“마시면 좀 알 줄 알았지.”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사실을 적어 둔 종이를 다시 읽어 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그런 종이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세라도 기억이 돌아올 거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잔을 조금 멀리 밀었다.
뜨거웠기 때문이었다.
*
차가 식었다.
리안이 다시 마셨다.
우리는 그 얼굴을 봤다.
그가 우리 셋을 차례로 보더니 잔을 내려놓았다.
“다들 왜 그래. 아직도 맛없는데.”
하루가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웃었다.
리안은 이번에는 조금 억울해했다. 냄새가 좋다고 맛까지 좋을 의무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직원이 다른 차를 보여 주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물을 마시겠다고 했다.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노인은 돌아오지 않는 사람의 취향을 맞히는 대신 지금 자기 입을 믿었다.
*
세라는 차를 다 마시지 않았다.
그녀는 창고에서 본 기록을 다시 보고 있었다.
나는 무엇을 찾느냐고 물었다.
그녀가 화면을 돌려 보여 주었다.
옛 지상 관측소를 확인할 때 검증자 둘이 같은 값을 따로 읽게 돼 있었다. 한 사람이 틀린 것을 다른 사람이 찾도록 만든 자리였다.
나는 도면 숫자를 잘못 옮겼던 일을 떠올렸다.
세라는 내 오른손 쪽을 봤다.
“당신이 보는 건 혼자만 보잖아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잘못 읽으면 누가 알아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
일층에서 하루가 새 기준표를 신호에 맞췄다.
한 번에 모든 글자가 읽히지는 않았다.
그래도 전보다 분명해진 항목이 있었다.
외부 환경 측정, 유지 중.
우리는 그 줄을 오래 보았다.
사람이 살고 있다는 말도, 지금 내려가도 된다는 말도 아니었다. 그러나 장비가 허공에 같은 옛 인사만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반장이 그 줄을 자기 종이에 옮겼다.
나는 그가 글자를 크게 쓰는 것을 봤다.
리안은 옆에 날짜를 적었다.
오늘 얻은 것이 과거 어느 날의 값과 섞이지 않도록.
*
늦은 밤 세라가 나를 불렀다.
그녀는 열쇠로 읽을 수 있는 사용자 기록에서 새 항목을 찾았다.
공동 검증 접속.
판정자가 보는 분기를 다른 등록자가 함께 확인하는 자리였다. 일반 관측 업무에도 쓰이지만, 내 손에 붙은 오류 유형에는 추가 경고가 있다고 했다.
나는 화면을 가까이 당겼다.
세라가 그 앞에 손을 놓았다.
“오늘은 누르지 마요.”
나는 손을 멈췄다.
그녀는 경고 전체를 받아 보겠다고 했다. 그다음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정하겠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안이 멀리서 컵을 치우고 있었다.
이번에는 딱 자기 컵 하나만 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