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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 19화. 아버지가 건 것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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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은 도진섭이었다.

그 이름을 말하자 창구 직원이 화면을 내 쪽으로 돌렸다.

오래된 인계 기록이 나왔다.

사망 연도, 이천백삼십사 년.

나는 열아홉이었다.

직원은 내가 날짜를 읽을 때까지 기다렸다. 다섯 해 전의 숫자가 새로워질 리 없는데 나는 오래 봤다.

그날 아버지는 스스로 생을 끝냈다.

나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지금 찾는 것은 이유가 아니라, 돌려받지 못한 물건의 행방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이름 한 줄 앞에서 발이 멈췄다.

*

세라는 내 뒤에 서 있었다.

내가 함께 가 달라고 했다.

그녀는 무엇을 찾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먼저 말했다. 나는 그래도 와 달라고 했다.

하루와 리안은 통로 점검 기록을 정리하고 있었다. 반장은 내가 나가는 것을 보고 도시락을 챙겼다. 나는 금방 올 거라고 했지만 그는 가져가라고 했다.

도시락이 가방 안에서 무거웠다.

창구 직원은 개인 물품의 대부분은 이미 넘겼고, 예치 보류품 일부만 다른 구역으로 옮겨졌다고 했다.

그는 내가 가져온 낡은 표지를 읽었다.

앞의 운송 번호는 맞았다.

아버지 한 사람의 번호가 아니라, 그날 함께 옮긴 여러 사람의 묶음이었다.

*

보관실은 예상보다 작았다.

문을 열자 비슷한 크기의 상자들이 보였다. 오래된 신발, 접은 작업복, 작은 기계들.

여기에도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이 물건으로 남아 있었다.

직원은 아버지의 상자를 찾아 내려놓았다.

나는 뚜껑을 열었다.

닳은 카드 한 장과 작업용 장갑 한 짝이 있었다.

그뿐이었다.

나는 상자 바닥을 들춰 봤다.

세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두 번째로 바닥을 만졌을 때 직원이 안에 다른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목소리가 생각보다 작았다.

*

장갑은 손바닥이 터져 있었다.

아버지는 그 구멍을 늘 손가락으로 가리고 물건을 받았다. 새 장갑을 사면 될 것을 왜 그렇게 버티는지 어렸을 때는 몰랐다.

나중에는 돈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 뒤에는 돈을 다른 데 써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하나만 사실인 것은 아니었다.

나는 장갑을 펼쳤다.

손목 안쪽에 어머니가 꿰맨 자국이 있었다.

어머니는 지구를 떠나던 해에 돌아가셨다. 내가 열 살이던 해였다. 아버지는 그 뒤에도 장갑을 오래 썼다.

그것이 아버지가 착한 사람이었다는 증거는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손은 그 장갑을 끼고 있었다.

*

카드에는 마지막 판의 기록이 남아 있었다.

아버지 자신의 생체 시간과 얼마 남지 않은 배급 몫.

나는 정확한 줄을 읽다가 멈췄다.

가족이 쓸 것이 함께 줄어들던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냄비 바닥을 긁고도 배가 고팠다. 아버지는 곧 괜찮아질 거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처음부터 믿지 않았던 사람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기다렸다.

그다음에는 아버지가 늦게 오는 소리가 나면 자는 척했다.

세라는 내 얼굴이 아니라 카드를 보고 있었다.

그녀가 손을 내밀지 않았다.

나는 왜 그러느냐고 묻지 않았다.

읽어 달라고 말하면 정말 무엇을 듣게 될까 봐 무서웠다.

*

상자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앉을 곳을 찾다가 빈 운송 받침에 걸터앉았다.

나는 도시락을 꺼냈다.

반장이 넣어 준 음식이 식어 있었다. 세라는 자기 몫을 받았다. 나는 젓가락을 왼손으로 잡았다가 제대로 집지 못해 숟가락으로 바꾸었다.

한참 씹었다.

음식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좋은 말을 듣고 싶은 건가 봐.”

내가 말했다.

세라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나는 카드 쪽을 봤다.

“마지막에는 내 생각을 했다는 말 같은 거.”

말하고 나니 부끄러웠다.

그녀는 내가 부끄러워할 시간을 빼앗지 않았다.

*

세라는 자기가 듣게 될 것이 내 기대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안다고 했다.

그녀는 정말 아느냐고 다시 묻지 않았다.

나는 카드를 건넸다.

세라가 손가락을 댔다.

처음에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그녀의 눈이 내 얼굴을 지나 다른 곳을 보는 것 같았다.

그녀가 숨을 들이마셨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세라는 손을 뗐다.

카드를 받침 위에 내려놓았다.

나는 기다렸다.

그녀는 내가 알아볼 수 없는 희미한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한 문장은 분명했다고 했다.

*

“이것까지만.”

세라가 말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아버지의 말투를 그녀가 흉내 낸 것은 아니었다. 그럴 수 있는 능력도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말의 끝을 알았다.

조금만 기다려라.

이번에는 다르다.

이것까지만.

새로운 문장이 아니었다.

나는 카드를 집었다.

세라가 내 손을 보았다. 내가 카드를 부술 줄 알았을 것이다.

나도 잠깐 그러고 싶었다.

대신 상자에 넣었다.

그 문장을 부순다고 기다리던 저녁들이 없어지지는 않았다.

*

우리는 밥을 마저 먹었다.

세라는 중간에 물을 마시고 눈을 잠깐 감았다. 나는 햇빛도 없는 복도에서 그녀 눈앞을 손으로 가릴 뻔했다.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몰라 손을 내렸다.

그녀가 웃었다.

“잠깐 두면 돼요.”

나는 옆에 앉아 기다렸다.

멀리서 운송 받침이 지나갔다. 바퀴가 한 번씩 삐걱거렸다.

나는 그 소리를 세었다.

반장은 도시락에 작은 과자도 넣어 두었다. 두 개였다.

나는 하나를 세라에게 밀었다.

그녀는 눈을 뜨고 받았다.

*

보관실 직원이 우리를 찾아왔다.

장갑의 주인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같은 구역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었다.

나는 만나겠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보다 조금 젊어 보였고, 한쪽 어깨가 내려가 있었다. 내 얼굴을 한 번 보고는 닮았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는 내가 굳어진 것을 보고 말을 멈췄다.

그러고는 장갑 쪽을 가리켰다.

“저 구멍 내가 내기도 했지.”

그가 말했다.

“잘못 잡아당겨서.”

*

그는 아버지가 일할 때는 손이 빨랐다고 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먼저 몸을 넣어 무거운 것을 받았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좋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 사람이 마지막에 덧붙였다.

“근데 나중에는 자꾸 안 왔어.”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는 아버지 대신 다른 사람들이 더 오래 일했다고 했다. 연락이 끊기면 사람들은 화를 냈다가 걱정했다고 했다.

나도 그랬다고 말하려다가 멈췄다.

그는 장갑을 만지지 않았다.

“네가 그 사람 일까지 대신 갚을 건 없어.”

그가 말했다.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

나는 아버지를 오래 미워했다고 말했다.

낯선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할 생각으로 온 것은 아니었다.

그는 내 말을 들었다.

아버지가 불쌍했으니 이해하라고 하지 않았다.

나는 그게 고마웠다.

그가 물을 마시러 가겠다고 일어섰다. 오래 서 있으면 어깨가 아프다고 했다.

나는 따라 일어나려다가 다시 앉았다.

내가 오늘 모든 사람의 짐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내가 장갑을 가져갈 것인지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으로 이야기가 끝났다.

*

돌아오는 승강기에서 세라가 나를 보았다.

내가 괜찮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먼저 입을 열었다.

“나도 자꾸 한 번이면 된다고 생각해.”

그녀는 내 손목을 봤다.

이백십 일이라는 숫자는 화면을 켜야 보였다. 하지만 그 숫자를 만들고 남은 멍은 숨길 수 없었다.

“당신이 한 건 같은 일은 아니에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려 했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래도 끝내는 때를 남이 대신 정해 줄 수는 없어요.”

승강기 벽이 낮게 울렸다.

나는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았다.

*

일층에는 저녁 준비 소리가 났다.

반장은 빈 도시락을 받아 들고 바닥까지 먹었는지 봤다. 세라의 것도 봤다.

나는 상자를 방에 두고 돌아왔다.

장갑을 씻지는 않았다. 지금은 손대고 싶지 않았다.

하루가 작은 물건을 내 앞에 놓았다.

서우의 신발에서 뺀 끊어진 끈이었다.

그가 오늘은 웃으며 새 끈을 구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발목은 더 지켜보기로 했고 내일도 일하지 못한다고 했다.

나는 끈을 만졌다.

돌아오지 않는 사람의 물건을 보다가, 내일 다시 만날 사람의 부탁을 받았다.

나는 반장에게 여분이 있는지 물었다.

*

잠들기 전에 장갑을 한 번 더 꺼냈다.

어머니가 꿰맨 안쪽의 실은 아직 붙어 있었다.

나는 장갑을 낀 아버지의 손과 그가 돌아오지 않은 저녁을 같이 떠올렸다.

어느 쪽도 다른 쪽을 지우지 않았다.

카드는 상자 아래에 넣었다.

내가 더 걸면 아버지의 마지막 판까지 이기는 것은 아니었다.

상자 뚜껑을 닫았다.

밖에서는 리안이 신호음을 듣고 있었다. 조금 뒤에는 의자를 옮기는 소리가 났다.

나는 불을 끄려다 말고 밖으로 나갔다.

노인의 의자가 기울어 있었다.

나는 왼손으로 등받이를 붙들었다.

그가 고맙다고 했다.

오늘 내가 붙들어야 할 것은 그 정도 크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