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환생했다

4화 · 친구의 증언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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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석이 사라진 날, 치우는 의자를 사고 있었다.
철물점 주인은 같은 색이 여섯 개는 없다고 했다. 파란 것 넷, 회색 둘. 치우는 상관없다고 했고, 주인은 돈을 받자마자 빌려준 의자부터 돌려달라고 했다. 치우는 그 자리에서 태석의 이름을 불렀다.
대답이 없었다.
태석은 조금 전까지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꽁초는 남아 있었고 사람만 없었다.
치우는 물건을 창고로 가져다 달라고 한 뒤 당구장으로 갔다. 태석이 있을 만한 곳이 몇 군데 있었지만, 친구를 찾을 때 먼저 가야 할 곳은 친구가 좋아하는 장소가 아니었다.
친구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곳이었다.

문수의 사무실 문은 열려 있었다.
안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많았다. 경수와 태석, 치우가 이름만 아는 남부회 선배 둘. 문수는 창가에 서서 밖을 보고 있었다. 태석은 소파 끝에 앉아 무릎에 손을 올려놓았다.
치우가 들어가자 문수가 돌아섰다.
“잘 왔다.”
치우는 태석을 먼저 보았다.
친구는 눈을 들지 않았다.
“불렀으면 왔을 텐데요.”
“부를라 했다.”
문수는 가운데 놓인 낮은 탁자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작은 수첩이 있었다. 치우는 그것이 태석의 것이라는 걸 알았다. 외상한 담뱃값부터 매일 적어 두던 수첩이었다.
“니 친구가 말을 자꾸 바꾼다.”
문수가 말했다.
“성오 죽던 날 니가 뭘 했다는데.”
치우는 경수를 보았다. 경수는 벽에 기대 서 있었다. 표정이 없었다. 말리러 온 사람인지, 증인이 되러 온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문수가 태석에게 고개를 돌렸다.
“아까 하던 말 해 봐라.”
태석이 입술을 적셨다.
“치우가 먼저 한 건 맞는데……”
말끝이 사라졌다.
치우는 그 짧은 문장에서 문수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아차렸다. 성오의 죽음을 다시 꺼내려는 것이었다. 살려 둔 막내가 사람들을 모으고, 밀린 돈의 날짜를 묻고, 경수와 따로 말을 섞기 시작했다.
문수는 그 막내가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다른 사람들 앞에 보여 주고 싶었다.
살인자.
자신이 입을 열면 끝나는 사람.
치우는 문을 닫았다.
“앉아도 됩니까.”
문수의 얼굴에 잠깐 짜증이 지나갔다.
“앉아라.”
치우는 태석의 맞은편에 앉았다. 탁자 가운데 놓인 수첩이 꼭 증거물처럼 보였다. 실제로는 밀린 빚과 몇 개의 이름뿐인 물건이었다.
그런 것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치우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먼저 했다.”
치우가 말했다.
방 안이 조용해졌다. 변명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얼굴에 실망이 스쳤다.
태석이 고개를 들었다.
“근데 그 전에……”
“내가 먼저 성오 형을 죽였다고. 그건 맞다.”
치우는 친구의 말을 끊었다. 태석은 멍한 얼굴로 그를 보았다.
문수가 소파에 앉았다.
“잘 아네.”
“형님한테도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때는 정신이 없었으니까. 이제 제대로 얘기해 보자.”
문수는 담배를 꺼냈다. 옆에 있던 선배가 불을 붙였다. 치우는 그 동작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전생에는 그가 담배를 꺼내기만 해도 누군가 불을 붙였다. 처음에는 편했고 나중에는 당연했다. 마지막에는 누가 가까이 오는지도 보지 않았다.
그렇게 죽었다.
문수가 연기를 내뿜었다.
“성오가 니한테 뭘 했다 했지.”
“때렸습니다. 그 전날에도.”
“맞았다고 사람을 죽이나.”
치우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문수는 자기 명령을 끝까지 부정할 생각이었다. 그날의 대화는 둘만 했고, 지금 방 안에는 여섯 명이 있었다. 누구의 말이 남을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태석이가 말하면 되겠네요.”
치우가 말했다.
문수의 눈이 가늘어졌다.
태석의 손이 무릎 위에서 떨렸다.
“니가 데리고 갔잖아.”
치우는 친구에게 말했다.
“내가 뭘 하는 줄 알고 갔는지, 니는 알잖아.”
“배달……”
“무슨 배달.”
태석은 입을 다물었다.
선배 하나가 짜증을 냈다.
“똑바로 말 안 하나.”
치우는 그를 보지 않았다. 태석의 얼굴만 보았다. 그 얼굴 위에서 수없이 다른 선택이 오갔다. 문수의 편에 서기. 치우의 편에 서기. 자기가 몰랐다고 하기. 울기. 아무 말도 못 하고 맞기.
그중 어느 것도 친구를 예전 자리로 돌려놓지는 못했다.
“나한테 삼십만 원 깎아 준다 했다.”
태석이 말했다.
문수의 담배가 멈췄다.

태석은 처음에는 성오 이름만 말했다.
성오가 시켰고, 성오가 약속했고, 성오가 알아서 한다고 했다. 죽은 사람에게 모든 문장을 붙였다. 그렇게 하면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을 것처럼.
치우는 끼어들지 않았다.
“치우가 돈 가져갔다고 말하면, 내 빚 빼 준다 했다. 저는 겁만 주는 줄 알았습니다.”
태석의 말이 끝났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치우는 수첩을 집었다. 펼치지 않고 손에 올려놓았다. 태석은 그것을 보고 움찔했다.
“니 빚은 여기 다 적혀 있나.”
태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갚은 것도.”
다시 끄덕였다.
“성오 형이 깎아 줄 수 있는 돈이가?”
태석은 문수를 보았다.
그 시선 때문에 방 안의 모양이 달라졌다.
문수가 천천히 담배를 눌러 껐다.
“지금 누구 심문하나.”
치우는 수첩을 내려놓았다.
“친구 얘기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이 뭔데.”
“제가 훔친 돈은 없었다는 겁니다.”
말은 작았지만 정확했다.
치우는 자신이 살인자가 아니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문수가 성오에게 살인을 시켰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태석의 증언으로 확정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지금 얻을 수 있는 것만 가져갔다.
그것은 전생에서 가장 늦게 배운 습관이었다.
문수가 경수를 보았다.
“니 생각은.”
경수는 한참 뒤 입을 열었다.
“돈 찾았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치우의 시선이 경수에게 갔다.
처음 듣는 얘기였다.
문수의 얼굴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치우는 방금 문수와 경수 사이에서 무언가 끊겼다는 것을 느꼈다. 경수는 눈치가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굳이 지금 말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언제요.”
치우가 물었다.
경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문수가 먼저 말했다.
“성오가 죽은 다음.”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의 진위를 여기서 따져도 얻을 것은 없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도 들었다는 사실이었다. 돈을 훔쳐 맞던 막내가 아니라, 없는 죄 때문에 죽을 뻔한 막내.
그 차이만큼 치우의 자리가 움직였다.

문수는 태석을 일으켜 세웠다.
친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문수의 손이 올라가자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치우는 그 순간 입을 열었다.
“그만하십시오.”
사람들이 치우를 보았다.
문수는 손을 내리지 않았다.
“니가 뭔데.”
“저를 판 놈이니까, 제가 정하겠습니다.”
치우는 자기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무 자연스러웠다. 사람을 물건처럼 자기 몫이라고 부르는 말이 조금도 걸리지 않고 나왔다.
문수가 한 발 다가왔다.
치우는 일어나지 않았다. 앉아 있는 사람을 때리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시선이 필요하다. 이미 한 번 자신을 살려 주었다고 말한 문수가, 이제 친구를 때리지 말랬다고 다시 죽이려 들 수는 없었다.
그는 그 계산을 믿었다.
문수가 웃었다.
“우정 좋네.”
치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럼 니가 데리고 가라. 나중에 또 팔아먹혀도 여기 와서 울지 말고.”
치우가 일어섰다. 태석은 아직 눈을 감고 있었다.
“가자.”
친구는 그제야 움직였다.
문을 나설 때 경수가 수첩을 건넸다. 치우는 받아서 태석 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그 동작을 문수가 끝까지 보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오다 태석이 주저앉았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고 했다. 치우는 두 계단 아래에서 기다렸다. 당구공 부딪히는 소리가 벽 너머로 들렸다. 바깥은 화창했고, 누군가는 이런 날에도 한가하게 공을 치고 있었다.
태석이 얼굴을 가렸다.
“미안하다.”
치우는 말하지 않았다.
“진짜 미안하다. 내가 미쳤다.”
“그때는 미친 줄 몰랐나.”
태석이 고개를 들었다.
치우는 난간에 기대 섰다.
“나 죽으면 어떻게 할라 했는데.”
“죽을 줄은……”
“그러니까. 죽으면.”
친구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맺혔다. 치우는 그 작은 상처에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국민학교 때 다쳐서 울던 태석, 집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고집부리던 태석, 자기 도시락의 소시지를 늘 마지막에 나눠 주던 태석.
강치우의 기억은 친구를 용서하고 싶어 했다.
엘치우의 기억은 그 마음을 이용하고 싶어 했다.
그 둘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이 자신이었다.
“내가 용서하면 끝나나.”
치우가 물었다.
태석은 대답하지 못했다.
“니는 편해지겠지. 나는?”
“뭐든 할게.”
기다리던 말이 나왔다.
치우는 갑자기 피곤해졌다. 너무 익숙해서였다. 사람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나면 그 사람을 끝까지 밀어붙인 일이 꼭 필요했던 것처럼 느껴진다.
치우는 태석 앞에 앉았다.
“아까 한 말, 다른 데 가서 바꾸지 마라.”
“안 바꾼다.”
“문수 형이 불러도.”
태석은 잠깐 망설였다.
치우는 그 망설임을 보고 손을 내밀었다.
“말 바꾸면 나는 또 죽어.”
태석이 그의 손을 잡았다.
그제야 치우는 친구를 일으켜 세웠다.

창고에는 새 의자가 와 있었다.
파란 것 넷, 회색 둘. 빌린 의자는 가져갔고 등받이 깨진 의자 하나만 구석에 남아 있었다. 태석은 그것을 들어 밖으로 내놓으려 했다.
“놔둬.”
치우가 말했다.
“깨진 건데.”
“아직 앉을 수 있다.”
태석은 의자를 제자리에 놓았다. 그러고는 바닥을 쓸기 시작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탁자를 닦고, 창문을 열고, 컵을 씻었다. 몸을 움직이면 조금 덜 미안할 수 있는 사람처럼.
치우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
늦은 오후 경수가 찾아왔다. 문수는 술을 마시러 갔다고 했다. 그는 태석을 보더니 치우를 밖으로 불렀다.
“잘 생각했다.”
치우가 경수를 보았다.
“친구 살려 준 거.”
경수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다가 다시 넣었다.
“걔도 겁먹어서 그런 거다. 그 나이에는 큰소리치는 놈 말이 다 맞는 줄 안다.”
치우는 창고 안을 보았다. 태석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척 컵을 닦고 있었다.
“형님은 언제부터 아닌 줄 알았습니까.”
경수는 웃지 않았다.
“알고도 있는 사람이 더 못난 거겠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 돌아갔다.
치우는 그 말이 자신을 칭찬하는 것보다 불편했다. 경수가 자기 잘못을 알면서도 남아 있다는 사실이, 언젠가 자신도 누군가에게 설명해야 할 미래처럼 보였다.
밤이 되자 태석이 물었다.
“오늘은 같이 가도 되나.”
치우는 열쇠를 주머니에 넣었다.
“니 집은 니가 가야지.”
태석의 얼굴이 잠깐 어두워졌다. 치우는 그 표정을 보고 한마디를 덧붙였다.
“내일 아침에 와라.”
그것으로 친구의 얼굴이 펴졌다.
치우는 셔터를 내렸다. 철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골목을 울렸다.
그는 태석을 용서하지 않았다.
다만 떠나게 하지 않았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