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 세 번째 의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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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부산까지 내려갔다.
고병권 옆에서 웃는 치우의 얼굴을 상필이 먼저 봤다. 그는 축하한다고 전화했다. 이제 부산에서도 할 말이 생겼다고 했다.
치우는 어떤 말을 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상필은 웃었다.
“사장님 잘되신다고요.”
치우는 웃지 않았다.
“그 이름 쓰지 마십시오.”
전화 너머가 조용해졌다.
상필은 잠깐 뒤 알겠다고 했다. 목소리가 전보다 낮아졌다. 치우는 그것이 섭섭함인지 경계인지 판단하려 했지만, 다른 전화가 들어와 오래 생각하지 못했다.
오후에 만날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산의 목소리는 잠시 끊어 둘 수 있었다.
서울의 자리는 그렇지 않았다.
그 주말 부산에서 문제가 터졌다.
상필과 일하던 사람들이 수사 대상이 되었고, 누가 어떤 책임을 지는지 두고 서로 다른 말이 나왔다. 관련된 피해자 가족이 기자를 만났다. 기사는 약물로 무너진 사람들과 오래된 조직의 관계를 다루었다.
치우의 이름은 첫 기사에 나오지 않았다.
그 사실이 안심이 되었다.
안심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떠올라 불편했지만, 먼저 안심했다는 순서는 바뀌지 않았다.
태석은 기사를 보고 바로 부산으로 전화했다. 치우는 고병권에게 먼저 전화했다.
병권은 통화를 짧게 했다.
“관계가 어디까지인지 정리하세요.”
그가 말했다.
“같이 찍힌 사람들까지 설명하게 만들면 곤란합니다.”
치우는 알겠다고 했다.
병권이 덧붙였다.
“당신은 이제 혼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처음 들었을 때와 다른 뜻이었다.
그때에는 보호처럼 들렸고 지금은 명령처럼 들렸다.
치우는 전화를 끊고 창밖을 봤다.
자리가 생기면 지켜야 할 사람이 늘어난다.
그 사람이 피해자가 아니라 옆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일 때, 권력의 모양은 더 분명해졌다.
상필은 같은 날 밤 서울로 올라왔다.
옷이 구겨져 있었고 수염이 자라 있었다.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치우에게 문을 닫아 달라고 했다. 태석이 문을 닫았고, 상필은 그에게도 나가 달라고 했다.
치우는 태석을 남겼다.
상필의 얼굴이 굳었다.
“저 못 믿습니까.”
“얘기도 들어야죠.”
치우가 말했다.
상필은 앉았다.
그는 자기가 혼자 결정한 일이 아니라고 했다. 치우가 서울에 와 있는 동안 맡아 달라고 해서 맡았고, 중요한 일마다 물었고, 들어온 돈도 보고했다고 했다.
모두 사실의 일부였다.
치우는 그 사실들이 자기 쪽으로 오는 소리를 들었다.
“제가 시킨 것과 상필 씨가 한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그가 말했다.
상필이 웃었다.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그럼 돈 받을 때도 구분하시지.”
치우는 손을 탁자 위에 올렸다.
태석이 그 손을 봤다.
과거의 어느 방에서 비슷한 손을 봤을 것이다.
치우는 손을 다시 무릎으로 내렸다.
“모르는 일까지 제가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상필의 표정이 굳었다.
“아는 일은요.”
치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상필은 경수의 이름을 꺼냈다.
태석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
“그 이름은 하지 마세요.”
친구가 말했다.
상필은 태석을 봤다.
“왜. 나도 그렇게 될까 봐 그러는데.”
치우는 입을 다물었다.
상필은 계속 말했다.
“경수 형은 들어가고 사장님은 밖에 있었죠. 인철 형님도 들어갔고. 이번에는 접니까.”
치우는 자신이 그런 순서를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려 했다.
계획하지 않았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매번 밖에 남은 사람이 자신이었다.
매번 남의 빈자리가 자기 몫이 되었다.
상필은 벌떡 일어났다.
태석이 움직였지만 치우가 손을 들었다. 그 동작을 보자 상필은 웃었다.
“이제 손만 들면 다 멈추네.”
그가 말했다.
“문수 형님도 그랬습니다.”
치우는 얼굴을 굳혔다.
상필은 문으로 갔다.
“저도 제가 아는 것만 말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사장님처럼.”
문이 닫혔다.
치우는 한동안 그 자리를 보고 있었다.
위협받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위협의 대부분이 사실이었다.
서린은 치우가 내민 설명을 읽고 돌려주었다.
부산에서 벌어진 일과 자신이 무관하다는 취지의 문장이었다. 치우는 언론에 바로 낼 것은 아니고 대비하려고 써 본 것이라고 말했다.
서린은 그 말을 문제 삼지 않았다.
문장만 물었다.
“정말 무관합니까.”
치우는 그녀를 봤다.
“제가 서울에서 한 일은 다릅니다.”
“제가 물은 건 부산 일과의 관계입니다.”
치우는 대답을 바꿨다.
“전부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면 전부 알지 못한다고 써야죠.”
그녀는 서류를 접었다.
“관계가 없다는 말과 다릅니다.”
치우는 짜증이 올라왔다.
“그렇게 쓰면 아무것도 해결이 안 됩니다.”
서린은 그를 보았다.
처음으로 표정이 차가워졌다.
“저한테 해결해 달라는 게 무엇인지 분명히 하세요.”
그녀가 말했다.
“문장입니까, 과거입니까.”
치우는 시선을 내렸다.
그는 사실을 덜 위험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서린은 아직 그런 일에 자기 이름을 쓰지 않았다.
“이 일은 맡지 않겠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치우는 서류를 받았다.
이번에는 붙잡지 않았다.
대신 다른 사람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짧은 입장을 내기로 했다.
자신이 실제로 관여한 일과 별개의 행위를 구분한다는 말이었다. 모든 관련성을 부정하는 문장은 지웠다. 그러나 자신이 서울에 와 있는 동안 부산에서 받은 이익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태석은 그것을 읽었다.
“거짓말 안 했다고 말할 수는 있겠네.”
친구가 말했다.
치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다르게 알아듣는 건 괜찮고.”
그 말에는 답할 수 없었다.
치우는 자신이 언제부터 말이 사실인지보다 어떻게 읽힐지 먼저 생각하게 되었는지 떠올렸다.
기억의 시작까지 돌아가도 비슷했다.
엘치우는 법률가와 대변인을 썼다. 지금의 치우는 자기 입으로 그 일을 배우고 있었다.
태석은 종이를 내려놓았다.
“난 부산 갔다 올게.”
그가 말했다.
“왜.”
“경민이 만나려고.”
치우는 그 이름을 듣고 더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누구를 만나지 말라고 말하면 이번에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알겠다고 했다.
허락하는 말처럼 들리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완전히 그렇지는 못했다.
고병권을 다시 만났을 때 식탁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었다.
처음에는 둘만 앉았다. 병권은 치우가 내놓은 입장을 읽었다고 했다. 그 정도면 당장은 괜찮다고 했다.
치우는 당장이라는 말을 들었다.
병권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앞으로 만날 사람과 필요한 일정, 누가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부산에서 누가 다쳤고 어떤 가족이 기자를 만났는지는 묻지 않았다.
치우도 먼저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문이 열리고 새로운 사내가 들어왔다.
병권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았다. 치우도 일어났다. 사내는 치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름을 들었다고 했다.
누구에게 어떤 이름을 들었는지 묻지 않았다.
세 번째 의자가 채워졌다.
치우는 그 사내와 악수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지키려고 했는지 알았다.
이 자리였다.
상필과 다투고 서린에게 거절당하고 태석을 부산으로 보내면서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자리.
그 자리에 앉자 조금 전까지의 불편함이 줄어들었다.
그것이 권력의 가장 나쁜 보상이었다.
상필이 붙잡혔다는 연락은 그날 밤 왔다.
치우는 이미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온 뒤였다. 어느 혐의가 어디까지 확인되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변호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필요한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일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부산으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책상 위에는 다음 날 만나기로 한 사람들의 명단이 있었다. 서울에서 그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었다.
태석에게서 문자가 왔다.
경민은 잘 지내려고 한다는 말이었다.
경수가 했던 말과 같았다.
치우는 화면을 한동안 봤다. 답장을 쓰다가 지웠다. 잘 지낸다니 다행이라는 말은 틀렸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라는 말은 또 자기 몫을 만들려는 것 같았다.
결국 알겠다고만 보냈다.
전화기를 내려놓자 다른 전화가 울렸다.
국제전화였다.
치우는 화면의 번호를 보았다.
모르는 번호였다.
그런데 받기도 전에 목 안쪽에서 아주 오래된 언어가 움직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상대는 먼저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서울은 어때.”
그 목소리는 한국말이 아니었다.
치우는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