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청부업자의 마지막 의뢰

7화 · 7화. 바뀐 문장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공개: · 수정:

전화기에서 의자가 끌렸다.

나는 도은이 무슨 말을 할지 기다렸다. 그녀는 아침 인사 대신 짧은 소리를 들려줬다.

종이 넘기는 소리. 기침. 누군가 물을 따르는 소리.

그 뒤에 원진욱이 말했다.

“김상범, 저 사람이 밖에 나가서 입 열면 누가 책임질 겁니까.”

목소리는 낮았다. 화가 난 사람이 목소리까지 높여야 할 이유가 없는 자리였다.

“멈췄어요?”

도은이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제가 보낸 문장은 이거였어요. 외부 문의는 담당 부서가 일괄 대응한다.”

두 문장 사이에는 사람이 한 명 빠져 있었다.

* * *

목요일이었다.

도은은 형사를 만나기 전 내게 전화했다. 내게 검사를 맡기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당신이 들었던 목소리 맞는지 다시 물어보려고요.”

나는 휴대전화를 왼손으로 바꿨다.

“같습니다.”
“그 사람 이름 먼저 들은 다음이라 그렇게 들리는 건 아니고요?”

기분 나쁠 만한 질문이었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낮의 단상과 밤의 전화. 문장 끝에서 대답을 기다리지 않던 숨.

“내가 통화한 사람으로 들립니다. 직접 본 적은 없고.”

그녀는 그 말 그대로 전하겠다고 했다.

내가 알아들었다고 범인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도은은 내 확신보다 말의 끝을 골라 가지고 갔다.

나는 그게 못마땅했다가, 덜 못마땅해졌다.

* * *

“김상범은 누구입니까.”

내가 물었다.

도은은 대답하기까지 조금 걸렸다.

“납품업체에서 일하던 분이요. 회사가 밀어붙인 변경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했어요.”
“원진욱을 찾아갔습니까?”
“회의 때 자료를 냈대요. 저는 그다음 내부 회의에 기록 담당으로 들어갔고요. 끝나고 정리할 원음성도 받았어요.”

그녀는 안다는 말과 들었다는 말을 나누었다.

나는 그런 구분 없이도 일을 해 왔다. 봉투에 적힌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설명이 있으면, 설명을 읽지도 않고 봉투를 닫았다.

“어떻게 됐습니까.”

도은이 숨을 들이마셨다.

“맞았어요. 나중에 병원에서 죽었고요.”

나는 창가에서 돌아섰다.

그녀가 말했다.

“신문에는 술자리 다툼이라고 나왔어요.”

* * *

음성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원진욱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시켰다. 남자가 조심스럽게 거래 중단을 말하자 원진욱이 말을 잘랐다.

“거래가 문제가 아니라 저 입이 문제라니까.”

잠시 정적.

도은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부분도 문서에 그대로 넣을까요?”

나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지금보다 조금 밝은 목소리였다. 퇴근 전에 확인 하나만 더 하면 되는 사람의 목소리.

다른 남자가 그 부분은 빼라고 했다.

도은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재생이 멈췄다.

“여기서 제가 질문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러니까 몰랐다는 말만 할 수는 없어요.”

* * *

나는 의자에 앉았다.

“그 말을 듣고 죽일 거라고 알았습니까?”
“아니요.”

그녀는 빠르게 대답했다. 그리고 조금 늦게 덧붙였다.

“좋은 말이 아니라는 건 알았어요.”

밖에서 화물차가 후진하는 소리가 났다. 길 건너 세탁소 간판이 바람에 한번 흔들렸다.

“시키는 대로 적는 일이었어요. 참석한 사람들이 읽기 편하게요. 말 더듬은 것 빼고, 같은 얘기 줄이고.”

도은은 말을 멈췄다.

“처음에는 그거랑 같은 줄 알았어요.”

나는 그녀가 말한 두 문장을 다시 생각했다.

외부 문의는 담당 부서가 일괄 대응한다.

원진욱은 자기 손을 씻지도 않고 깨끗해질 수 있었다. 누군가 그 말을 대신 적었기 때문이다.

* * *

“소리만 보내면 안 됩니까.”

내가 말했다.

그녀가 조용해졌다.

“그럼 제가 안 가도 돼서요?”
“당신을 찾고 있으니까.”
“왜 그 부분만 남겼냐고 하면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원래 소리가 어느 회의 건지, 왜 최종본이 다른지, 누가 수정하라고 했는지. 소리는 질문을 받으면 대답 못 하잖아요.”

뒤에서 미란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은은 잠깐 기다려 달라고 했다.

나에게가 아니라 친구에게 한 말이었다.

“저도 가기 싫어요.”

그녀가 낮게 말했다.

그 대답이 더 오래 남았다.

용감해서 나가는 사람이 아니었다. 가기 싫은데도 나가려고 옷을 입는 사람이었다.

* * *

“그쪽에서 고쳤다고 하면 되잖습니까.”

내가 말했다.

입 밖으로 내고 나서 잘못된 말인 줄 알았다.

도은도 바로 알아들었다.

“보낸 건 저예요.”

전화기 안이 조용해졌다.

나는 물컵을 집었다가 다시 놓았다.

“알겠습니다.”
“알겠다는 말로 넘어가지 말아요.”

그녀가 말했다.

“나보고 살아서 얘기하라면서, 내 얘기는 좋은 것만 남기라는 거예요?”

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녀를 살려 두고 싶었다. 가능한 한 유리한 사람으로 만들어 두고 싶기도 했다.

그녀의 문장을 고치는 일까지 내 일이 될 수는 없었다.

“방금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도은은 대답하지 않았다. 종이를 정리하는 소리가 났다.

* * *

수리점 주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도은과 통화를 끝낸 뒤였다.

그는 아래층에 잠깐 들렀다고 했다.

“내 아들이 뭐 실수했어요?”
“아닙니다.”
“경찰한테 전화가 와서 놀랐지. 방 빌려준 게 맞냐고.”

나는 낯선 숙소의 창밖을 봤다.

그가 말을 이었다.

“맞다고 했어요. 애가 왔던 것도 맞다고 하고. 내가 뭘 잘못한 겁니까?”

나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쉬지 않고 화를 내는 대신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면 무슨 일인지 나중엔 얘기해 줘요. 사람이 갑자기 경찰 전화를 받으면 겁이 나잖아요.”

나는 알겠다고 했다.

그가 처음으로 내 말끝을 기다리지 않고 끊었다.

* * *

나는 어제 오후 방을 나올 때를 떠올렸다.

접어 놓지 못한 의자와 찬장 안의 작은 컵.

주인에게는 가족과 관련된 연락을 더 받게 해서 미안하다고 답장을 썼다. 보내기 전에 한참 멈췄다.

미안하다는 말이 그에게 무엇을 바꿔 주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그곳을 조용한 방으로만 생각했다. 누가 물으면 이름을 말해 줘야 하는 주인과, 의자를 가져다준 아들이 있는 곳이었다.

오세진에게서 다시 전화가 들어왔다.

받지 못했다.

어제 확인했던 출석 요구 문자 아래에 새 문자가 붙었다.

연락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화면을 들여다봤다.

도은에게 말하지 말라고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내 이름이 저쪽에서 돌아오자 화가 먼저 났다.

* * *

숙소 침대 끝에 앉아 도은에게 전화했다.

그녀는 받자마자 아직 출발 전이라고 했다.

나는 형사가 연락했다고 말했다.

“그럴 거예요. 당신 번호 물어서 알려줬어요.”

도은은 숨기지 않았다.

“어제도 말했잖아요. 당신 얘기 했다고.”
“그 사람이 뭘 압니까.”
“그러니까 알아보려고 만나자는 거겠죠.”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나는 형사는 아무도 지키지 못한다고 말하려 했다.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그녀는 이미 내가 못 지키는 곳으로 아이를 데려갔다. 그리고 거기서 아이가 잤다.

“만나고 나서 전화하겠습니다.”

도은이 말했다.

나는 그러라고 했다. 허락하는 말처럼 들려 뒤늦게 고쳤다.

“기다리겠습니다.”

* * *

도은은 나중에 이야기를 들려줬다.

회의 자료를 펼쳤을 때 손이 떨려 종이가 자꾸 뒤집혔다고 했다.

오세진이 잠깐 쉬어도 된다고 하자, 오히려 계속하겠다고 했다고.

“지금 멈추면 집에 가고 싶을 것 같았어요.”

그녀는 웃지 않았다.

형사는 두 종이를 나란히 놓고 어느 쪽을 먼저 썼는지 물었다.

도은은 줄을 짚다가 자기 손톱에 남아 있던 잉크를 봤다고 했다.

“그 사람이 고친 글씨는 없어요. 제가 다시 썼으니까.”

그녀가 형사에게 한 말이었다.

원진욱이 고함을 치는 것보다 그런 순간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한 일을 남의 탁자 위에 펼치는 순간.

나는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 * *

면담 중에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다.

자료가 외부로 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회사가 도은의 책임도 함께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었다.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고 형사에게 화면을 보여줬다.

“거기 가 있었던 걸 압니까?”

내가 물었다.

“그건 모르죠. 전부터 경찰한테 알린다고 했어요.”

나는 쉽게 붙인 의심을 거둬야 했다.

도은은 메시지에 답하는 대신 나중에 자기가 쓴 부분을 다시 설명했다고 했다.

형사는 그때 처음 김상범이 죽은 날짜를 정확히 물었다.

도은은 몰랐다.

모른다고 답했다고 했다.

회사를 그만둔 뒤 받은 부고만 기억했다고.

나는 그 대답이 왜 안심이 되는지 한동안 생각했다.

* * *

저녁에 도은이 다시 전화했다.

“한 번은 끝났어요.”

그녀가 말했다.

목소리가 지쳐 있었다. 하지만 아침처럼 문장 앞에서 자꾸 멈추지는 않았다.

나는 수고했다고 하려다 말았다. 내가 시킨 일을 끝낸 사람이 아니었다.

“밥은 먹었습니까.”
“아직요.”

선생님이 자주 하던 말이었다. 내 입에서 나오니 싫었지만, 지금은 다른 질문을 찾지 못했다.

도은이 말했다.

“먹으러 가요. 미란 씨가 계속 재촉해요.”

나는 그러시라고 했다.

그녀가 끊기 전에 덧붙였다.

“내 목소리도 끝까지 들려줬어요.”

나는 잘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들었습니다.”

내가 말했다.

이번에는 그 말이 맞기를 바랐다.

* * *

형사의 문자 아래 답장을 썼다.

내가 통화한 남자는 원진욱의 공개 영상과 같은 목소리였습니다.

오랫동안 화면을 보고 있다가 보냈다.

전화가 바로 왔다.

나는 울리는 전화기를 식탁 위에 놓았다.

받으면 되는 일이었다.

여자는 오늘 자기 목소리를 들려줬다.

나는 내 전화가 세 번째 울릴 때까지 손을 뻗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