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청부업자의 마지막 의뢰

5화 · 5화. 사진 속 남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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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은 죽은 남자의 사진보다 살아 있는 남자의 얼굴을 먼저 봤다.

침대에 누운 남자는 다친 팔을 움직이지 않으려고 어깨까지 굳히고 있었다.

“친구 만나러 갔다고요?”

세진이 물었다.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 집 문을 그렇게 부숩니까?”

대답이 늦었다.

세진은 기다렸다.

남자는 천장을 보다가 말했다.

“우리도 속은 거예요.”

그제야 세진이 의자를 가까이 당겼다.

“뭐에.”

* * *

남자는 입을 다물었다.

대답했다는 사실을 후회하는 표정이었다.

세진은 재촉하지 않았다.

밤새 본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말을 한 번씩 주워 담으려 했다.

총격이 난 집의 이웃.

빈손으로 문을 두드리는 남자를 봤다는 사람.

아이가 놀라 울어서 방으로 돌아갔다는 아버지.

그들은 사건을 조금씩 다른 방향에서 봤다.

그 조각들 사이에 집주인이 있었다.

박무명.

집을 얻을 때부터 같은 이름을 쓴 남자였다.

* * *

세진의 전화기가 울렸다.

밤사이 협박을 신고한 여자와 관련된 연락이었다.

여자를 죽이라는 일을 받았다고 말한 남자.

그가 알려 줬다는 이름이 같았다.

세진은 침대의 남자를 다시 봤다.

“박무명이라는 사람을 알고 갔습니까?”

남자의 눈이 잠깐 움직였다.

세진은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이름을 모르고 갔습니까?”

이번에는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세진은 더 묻지 않고 일어났다.

먼저 그 여자와 통화해야 했다.

여자가 들은 말이 사실이라면, 그 집에서 일어난 일이 그 집만의 일이 아니었다.

* * *

도은의 전화는 오후에 울렸다.

그녀는 작은 방의 문을 닫고 통화했다.

나는 밖에서 의자에 앉아 있었다.

봄은 공책에 무언가 그리고 있었다.

나는 그림을 보지 않았다.

전화기 너머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도은은 몇 번 네, 하고 대답했다.

잠시 뒤 내 이름을 말했다.

그다음에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나는 팔 위로 손을 얹었다.

아픈 쪽을 누르면 다른 생각을 조금 덜 할 수 있었다.

* * *

도은이 나왔다.

“형사한테 연락 왔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말했다.

“당신 집에서 사람이 죽었대요.”

나는 아이를 봤다.

봄은 연필 끝을 손톱으로 만지고 있었다.

도은이 그 옆에 앉아 조용히 다른 방에서 놀아 달라고 했다.

아이가 문을 닫았다.

도은이 다시 나를 봤다.

“당신이 죽였어요?”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녀의 얼굴이 굳었다.

이미 짐작한 사실도 직접 들으면 달라지는 모양이었다.

* * *

“세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내가 말했다.

“나를 죽이려고.”

도은은 그 말을 듣고도 안심하지 않았다.

고마웠다.

아니, 고마워할 일은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표정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지 몰랐다.

“나 때문에 죽였다는 말은 하지 마요.”

그녀가 말했다.

“안 합니다.”

그건 내 집에서 내가 한 일이었다.

도은은 손에 든 전화기를 보다가 식탁에 놓았다.

“그 형사는 당신도 찾을 거예요.”

나는 알고 있다고 했다.

말하고 나니 처음으로 어젯밤의 소리가 여기까지 따라온 기분이 들었다.

* * *

도은은 경찰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목소리가 조금 달랐다.

아이와 옮겨 갈 임시 거처가 정해졌다고 했다. 미란도 일정을 바꾸어 내일 아침에 와 주기로 했다.

그녀는 설명을 듣다가 입술을 꾹 다물었다.

통화가 끝나자 작은 방을 봤다.

“봄이는 내일 여기서 나갈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나를 살폈다.

내가 싫어할까 봐 보는 눈이었다.

“잘됐습니다.”

나는 말했다.

도은의 어깨가 조금 내려갔다.

나는 그제야 내 방이 그녀에게는 아직 떠나야 할 곳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느꼈다.

의자가 세 개가 됐다고 집이 된 것은 아니었다.

* * *

도은은 휴대전화에서 사진 하나를 열었다.

정장을 입은 남자가 단상 앞에 서 있었다.

넓게 웃고 있었다.

자기 얼굴이 크게 실리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의 웃음이었다.

“이 사람 목소리 들어 본 적 있어요?”

그녀가 짧은 영상을 틀었다.

남자는 사람들 앞에서 회사의 책임을 말하고 있었다.

나는 두 문장을 듣고 화면을 멈췄다.

어젯밤 왜 안 죽이느냐고 묻던 목소리였다.

전화에서는 웃음이 조금 짧았다는 차이밖에 없었다.

화면 아래 이름이 있었다.

원진욱.

* * *

“이 사람이 의뢰했습니까?”

내가 물었다.

도은은 고개를 저었다.

“그걸 당신한테 묻는 거예요.”

나는 영상을 다시 들었다.

원진욱은 질문을 받으면 잠깐 웃은 뒤 답했다.

상대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모양을 만드는 웃음이었다.

어젯밤에는 내가 말을 듣지 않자 그 모양이 사라졌다.

“통화한 사람과 같습니다.”

내가 말했다.

도은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럴 줄 알았어요.”

나는 사진 속 남자를 봤다.

이제 얼굴이 있었다.

죽이기로 한 사람에게 얼굴이 생겼다.

* * *

도은은 원진욱이 창업주의 아들이라고 했다.

몇 개 계열사의 일을 맡고 있었고, 그녀는 그중 한 곳의 회의 자료를 정리했다.

그녀는 설명 중간에 자꾸 말을 멈췄다.

내가 듣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가 다시 떠올리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이 직접 말한 걸 들었습니까?”

내가 물었다.

도은은 손끝으로 전화기 모서리를 문질렀다.

“말한 것과, 내가 적어 보내야 했던 것이 달랐다고 했잖아요.”

그 이상은 아직 말하지 않았다.

나는 사진을 한 번 더 봤다.

원진욱 뒤에는 그를 향해 박수 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 누구도 밤에 걸려 오는 전화의 목소리를 모를 것이다.

* * *

아이가 문을 조금 열었다.

“엄마.”

도은이 바로 고개를 돌렸다.

봄은 연필을 들고 있었다.

심이 부러졌다.

도은이 아이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그녀는 내 앞에 놓인 사진을 닫고 연필을 받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에게도 내가 없는 시간이 필요했다.

계단을 내려가 밖으로 나왔다.

햇빛이 밝았다.

어젯밤에도 이렇게 밝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 * *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번호를 누르고 기다렸다.

그는 세 번쯤 울린 뒤 받았다.

“밥은 먹었냐.”

첫마디가 그랬다.

나는 수리점의 닫힌 유리문을 봤다.

“먹었습니다.”
“목소리가 안 좋구나.”
“다쳤습니다.”
“알고 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도 내가 말하지 않은 일을 알고 있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이 안심이 되던 때가 있었다.

오늘은 아니었다.

* * *

“일을 왜 돌려줬냐.”

선생님이 물었다.

나는 여자를 죽일 수 없었다고 답했다.

아이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여자한테 무슨 말을 들었니?”
“그런 거 없습니다.”

선생님이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 소리를 오래 알고 있었다.

아직 고칠 수 있는 잘못이라고 생각할 때 내는 소리였다.

“받은 돈은 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는 웃지 않았다.

“돈 때문에 찾는 게 아니야.”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그쪽의 이유를 설명하니 듣기가 싫었다.

* * *

“사진까지 보낼 필요가 있었습니까?”

내가 물었다.

일부러 넓게 물었다.

어떤 사진인지도 말하지 않았다.

그가 잠깐 침묵했다.

“애 사진 보낸 건 내가 아니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는 사진을 알고 있었다.

도은의 집에 누군가 갔다는 것도.

나는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전화한 것이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는 이미 그 집 앞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디 있냐.”

그가 물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 * *

“내가 데리러 가마.”

선생님이 말했다.

그 말이 이상하게 아팠다.

열아홉 살 때도 같은 말을 들었다.

나는 그가 온다는 말만 믿고 기다린 적이 있었다.

그 뒤로 그가 시키는 일을 하며 살았다.

그러다 사람을 죽이는 일을 시작했다.

첫 일을 마치고 전화했을 때도 그가 데리러 왔다.

그날 차 안에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히터가 너무 뜨거웠다.

나는 창문을 열고 싶었지만 열지 못했다.

지금도 그 차 안의 냄새가 떠올랐다.

* * *

“여자와 아이도 같이 있냐.”

선생님이 물었다.

나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그는 기다렸다.

“그 사람들 찾는 겁니까, 나 찾는 겁니까?”

내가 물었다.

처음으로 그에게 그런 식으로 말했다.

통화 너머가 조용해졌다.

그 침묵이 대답보다 길었다.

“무명아.”

그가 낮게 불렀다.

나는 전화를 끊었다.

손이 조금 떨렸다.

총을 쏜 뒤보다 더했다.

* * *

위층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났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별일은 아니었다.

누군가 앉았다가 일어난 소리였다.

그 정도 소리에도 귀가 먼저 움직였다.

나는 계단을 올라갔다.

도은이 문을 열어 줬다.

“어디 다녀왔어요?”
“전화했습니다.”
“누구한테요?”

나는 잠깐 그녀를 봤다.

아침에는 내가 같은 질문을 하고 싶어 했다.

이번에는 답을 했다.

“나를 가르친 사람.”

도은이 물었다.

“뭘 가르쳤는데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더 묻지 않았다.

* * *

도은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받기 전에 나를 봤다.

화면에 회사 번호가 떠 있었다.

그녀는 아이가 있는 쪽의 문을 닫았다.

통화를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이 굳었다.

상대는 사과하고 있었다.

어젯밤 일이 오해였다고 했다.

자료만 정리하면 모든 문제를 끝낼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녀의 얼굴만 봤다.

도은은 전화를 끊고 말했다.

“내일 만나재요.”

나는 원진욱의 사진을 다시 떠올렸다.

그는 밤에 죽이지 못한 사람에게 낮의 약속을 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