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 18화. 다섯 번의 죽음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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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네는 다섯 번 죽었다.
같은 생을 다섯 번 산 것은 아니었다.
내가 보았던 게임의 갈림길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서 사라졌다.
황태자를 고르면 황태자의 명령으로.
마탑주를 따라가면 마탑의 닫힌 문 안에서.
기사단장과 상단주, 교주에게 이어지는 길에서도 마지막 결과는 같았다.
나는 그 죽음들을 따로 기억했다.
다른 남자를 선택하면 다른 일이 생기니까.
그런데 종이 위에 그린 촛불은 다섯 개가 아니었다.
원 안에 세 개.
한 가지 모양이었다.
* * *
새벽에 눈을 떴을 때 노엘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나는 빈방에 혼자 앉아 기억나는 장면을 적었다.
황태자의 방에 들어간 리네가 부정하던 것은 정보를 팔았다는 말이었다.
그때 탁자 위에 유리새가 있었다.
문 옆에는 붉은 끈으로 묶은 서류가 있었다.
나는 게임을 할 때 황태자의 얼굴을 봤다. 그가 무슨 표정을 짓는지가 다음 선택지에 중요했기 때문이다.
서류는 배경이었다.
지금은 그 배경을 떠올리려고 애쓰고 있었다.
* * *
마탑의 장면에서는 리네가 잠들어 있었다.
마탑주는 그녀를 특별한 사례라고 불렀다.
그 방을 나간 뒤 게임의 주인공은 다른 일을 했다. 나중에 돌아왔을 때 침대는 비어 있었다.
리네가 더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안내가 떴다.
검은 옷을 입은 시종이 정리하던 물건 중에 작은 판이 있었다.
이름 대신 표식이 새겨진 판.
나는 그때 마탑 장식이라고 생각했다.
세브란이 보여 준 오래된 물건 표식과 닮아 있었다.
* * *
기사단장의 길은 처음에는 가장 안전해 보였다.
그가 리네에게 안전한 곳으로 가라고 했다.
그녀는 보호받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밖에 군인이 더 늘었고, 그다음에는 그녀에게 누구를 만났는지 묻기 시작했다.
리네가 사라진 뒤 남은 것은 출입 기록 한 장이었다.
나는 그녀를 찾는 선택지가 없는 것을 보고 다른 인물의 대화를 눌렀다.
그 종이에도 작은 촛불이 있었다.
글자는 제대로 읽지 않았다.
게임은 읽지 않아도 다음으로 넘어갔다.
* * *
상단주의 분기는 내가 가장 늦게 본 것이었다.
리네는 좋은 옷을 입었다.
혼자 쓰는 방도 생겼다.
도렌은 무엇이든 필요한 것을 말하라고 했다.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 일을 이야기한 뒤에는 말이 바뀌었다.
누구에게 무엇을 말해도 되는지는 그가 정했다.
리네가 죽었다는 소식은 그가 닫아 버린 장부 뒤에 숨었다.
나는 게임의 도렌을 떠올렸다.
그리고 물통을 옮길 때까지 문밖에서 기다려 주던 실제 도렌을 떠올렸다.
그 짧은 기다림만으로 한쪽 기억을 지울 수는 없었다.
* * *
교주의 길에는 유난히 환한 방이 나왔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이 많았다.
네가 선택받았다는 말도 많았다.
리네가 자기 이름을 말하려 할 때, 누군가가 이제 그 이름은 필요 없다고 했다.
죽음은 길게 보이지 않았다.
다음 장면에서 사람들은 다른 이름을 부르며 기도했다.
나는 그 장면의 배경음을 껐던 것을 기억했다.
지금은 그 침묵이 더 선명했다.
내가 기억하는 다섯 죽음 가운데, 촛불 세 개가 가장 똑바로 보인 곳이었다.
* * *
누가 문을 두드렸다.
나는 종이를 뒤집었다.
에다였다.
그녀는 내가 깨어 있는 것을 보고 잠깐 망설였다.
“이른가?”
“아니에요.”
나는 의자를 내줬다.
그녀는 앉기 전에 창문을 조금 열었다.
새벽에 꼭 창문을 연다던 습관이었다.
노엘에게 들은 그 작은 사실이 실제로 일어났다.
나는 뒤집어 놓은 종이에서 손을 뗐다.
게임의 죽음보다 지금 창문을 여는 사람이 가까이 있었다.
* * *
에다는 잠을 잘 못 잤다고 했다.
나는 나도 그렇다고 했다.
그녀가 탁자 위 종이를 보았다.
촛불 그림이 비쳐 보였는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계속 그거 보고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한 걸 여러 곳에서 본 적이 있어요. 같은 일일지도 몰라서.”
어디서 봤는지는 말하지 못했다.
에다는 캐묻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알고 있는 말을 하나 더 꺼냈다.
* * *
봉헌.
그들이 쓰던 말이었다.
사람을 다른 집으로 옮길 때도, 이름을 새로 붙일 때도 그 말을 했다고 했다.
“그냥 일하러 온 거라고 하면 설명을 다시 했어.”
에다가 말했다.
“더 좋은 데 필요한 사람이 되는 거라고.”
그녀는 자기 팔을 봤다.
“그런데 왜 이름이 필요 없어지는지는 말 안 해줬어.”
나는 황궁에서 읽은 문장을 떠올렸다.
봉헌 뒤에는 원래 이름을 쓰지 않는다.
그 말이 실제 사람에게 어떻게 닿았는지 처음 들었다.
* * *
나는 그녀가 말한 내용을 펠에게 전해도 되는지 물었다.
에다는 잠깐 생각했다.
“내가 들은 말이라는 것까지는.”
그녀가 말했다.
“안에 있던 사람들 이름은 아직 몰라.”
나는 구분해서 적었다.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은 아니었다.
어떤 방에서 기다렸는지, 무슨 말을 들었는지, 처음에 무엇을 약속받았는지.
그 조각들은 서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 수 있었다.
내 머릿속 게임의 장면처럼 혼자만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었다.
* * *
노엘과 이브가 오자 함께 종이를 봤다.
나는 기억만으로 확정할 수 없는 것을 옆으로 밀어 뒀다.
실제로 받은 서류와 확인된 말만 가운데 놓았다.
노엘은 촛불 두 개짜리 숙소를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겠다고 했다.
이브는 그 숙소에 천을 보냈던 사람을 안다고 했다.
에다는 자신이 들었던 방의 호칭을 적었다.
글씨가 중간에 한 번 끊겼다. 그녀는 펜을 내려놓고 손을 폈다가 다시 잡았다. 이브가 대신 써줄까 물었지만 에다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내가 써볼게.”
우리는 그녀가 마지막 글자를 끝낼 때까지 기다렸다.
나는 처음으로 그 이름을 보았다.
잠자리나 병실이 아니라 ‘대기 물품실’이라는 뜻의 말이었다.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 * *
우리는 하루 종일 뛰어다니지는 않았다.
나눠서 만나고 돌아와 설명했다.
어떤 사람은 숙소가 좋은 일을 했다고 기억했다. 실제로 머물 곳을 얻은 적이 있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어느 때부터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했다.
모든 이야기가 처음부터 악한 곳이었다는 결론으로 모이지는 않았다.
나는 그게 오히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좋은 곳으로 알고 따라갈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그 믿음을 다른 사람이 가져다 쓴 것일 수도 있었다.
* * *
이브는 오래된 천 주문 내역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숙소가 비기 전 마지막 물량의 받는 사람이 달라져 있었다고 했다.
촛불 두 개짜리 숙소의 관리자가 아니라, 사엘의 이름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나는 펜을 놓쳤다.
사엘.
다섯 번째 길의 남자.
내가 아직 만나지 않은 사람.
이브가 내 얼굴을 봤다.
“아는 이름이야?”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이야기를 들은 이름은 아니에요.”
* * *
노엘은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축일에 자선을 크게 베푸는 교단의 지도자라고 했다.
마라도 들은 적 있다고 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밥과 일자리를 준다는 이야기였다.
에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라가 그녀를 보더니 말을 멈췄다.
“내가 들은 얘기는 그랬다는 거야.”
그녀가 덧붙였다.
에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들었어.”
방 안이 조용해졌다. 누구의 말이 틀렸는지 다툴 필요가 없었다. 두 사람은 같은 좋은 이야기를 들었고, 그중 한 사람만 그 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브는 자기가 받아 온 기록을 다시 펼쳤다. 처음 주문한 사람의 이름과 나중에 물건을 받아 간 사람의 이름이 달랐다. 그녀는 그 둘 사이에 손가락을 놓았다.
“여기부터 달라졌어. 내가 찾은 건 여기까지야.”
노엘이 펜을 들었다. 사람들에게 더 물을 때는 어느 시기의 숙소를 말하는지부터 확인하자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모두에게 게임에서 본 것을 사실처럼 말하지 않았다.
사엘의 이름이 나온 것은 주문 기록 한 부분이었다.
그 사람이 모든 일을 직접 시켰다는 증거까지 생긴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음에 물어볼 곳이 생겼다.
* * *
세브란에게도 같은 표현을 보냈다.
대기 물품실.
그는 짧게 답했다.
사람의 서약을 기록하는 데 쓰는 말이 아니라고 했다.
그 답을 보고 나는 에다를 봤다.
그녀는 놀라지 않았다.
자기가 어떤 말을 듣고 있었는지 이제 다른 사람도 알아들었을 뿐이었다.
노엘이 탁자를 손끝으로 두드렸다.
“우리가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던 게 다르네.”
그녀가 말했다.
“자유롭게 일하러 간다는 말도.”
* * *
저녁에는 작업실을 계속 쓸 돈을 냈다.
다음 일주일 여섯 벨이었다.
공용의 스물일곱 벨 가운데 여섯을 쓰고 스물하나가 남았다.
나는 내 생활비 한 벨을 따로 냈다.
개인 돈은 두 벨이 됐다.
노엘이 나를 봤다.
“얼굴이 왜 그래?”
“돈 때문은 아니에요.”
나는 웃으려 했다.
그녀는 웃어 주지 않고 기다렸다.
나는 말했다.
“지금까지 제가 다른 일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같은 곳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 * *
그날 밤 방으로 돌아와 뒤집어 두었던 종이를 폈다.
다섯 죽음 밑에 같은 말을 적었다.
이름을 잃음.
물건으로 기록됨.
봉헌.
남자 하나를 잘 고르면 리네가 살 수 있는 게임이 아니었다.
어느 쪽으로 가든 그녀를 옮길 수 있는 장치가 남아 있었다.
나는 마지막 줄을 지우지 않았다.
대신 그 아래에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었다.
노엘. 이브. 마라. 에다.
게임에는 내 편으로 고를 수 없던 사람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