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뒤에도, 살인자의 아내

6화 · 남편의 평가서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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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식사 이틀 뒤, 회사에 돌아왔을 때 누가 내 책상을 건드린 흔적은 없었다.

서랍 안의 간식도 그대로였다. 수진이 가져다 놓은 작은 초콜릿이 하나 늘어 있었다.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컴퓨터를 켰다.

장성훈 부장의 자리에는 사람이 앉지 않았다.

임시로 업무를 맡은 사람이 다른 책상에서 우리를 불렀다. 남은 일을 어떻게 나눌지 말하는 동안 나는 빈 자리 쪽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은재 씨.”

내 이름이 불렸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대답이 한 박자 늦었다.

수진이 옆에서 내게 종이를 밀어 주었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 * *

점심시간에 수진이 내 밥을 봤다.

“너 요즘 밥을 못 먹어?”

“먹어.”

“먹는데 왜 그대로야.”

나는 숟가락을 들었다.

그녀는 남편이 회사까지 데려다주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혼자 왔다고 하자 의외라는 얼굴을 했다.

나는 무엇이 의외인지 묻지 않았다.

수진은 내 결혼을 아직 한 조각씩 알아 가고 있었다. 모르는 부분에는 자기가 본 다른 결혼들을 넣고 있었다.

신혼여행은 갔느냐는 질문에 나는 아니라고 했다.

언제 가느냐고 하자 모르겠다고 했다.

수진이 나를 보았다.

나는 억지로 웃었다.

“일이 많대.”

그녀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내가 그를 변명해 주는 말투가 낯설었던 모양이었다.

* * *

차경원에게서 연락이 온 것은 오후였다.

잠깐 얼굴을 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퇴근 뒤에 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녀는 차를 보내겠다고 했고 나는 장소만 알려 달라고 했다.

경원은 대답이 조금 늦었다.

조용한 호텔 찻집의 이름이 왔다.

나는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다.

수진이 저녁 먹고 가겠느냐고 물었다.

약속이 있다고 하자 누구와 만나느냐고 했다.

시어머니라고 답한 내 목소리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나도 놀랐다.

수진은 더 묻지 않았다.

그녀는 포장한 초콜릿 하나를 내 책상에 놓았다.

“그럼 이거라도 먹어.”

나는 그것을 가방에 넣었다.

* * *

경원은 창문에서 먼 자리에 앉아 있었다.

다른 손님이 우리 얼굴을 쉽게 볼 수 없는 자리였다. 나는 그녀가 가리킨 의자에 앉았다.

차를 주문한 뒤 경원은 내 직장 이야기를 물었다.

힘들지 않느냐고 했다.

나는 일이 원래 조금 바쁘다고 했다.

“얼마 전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서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찻잔을 놓으려던 손을 멈췄다.

“들으셨어요?”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모르겠어요.”

그녀가 대답했다.

그 문장에는 빈틈이 없었다.

나는 그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 * *

경원은 가방에서 얇은 봉투를 꺼냈다.

봉투는 새것이 아니었다. 모서리가 조금 닳아 있었다.

그녀가 내 쪽으로 밀었다.

“먼저 보고 이야기하죠.”

안에는 병원 이름과 날짜가 적힌 종이가 있었다.

백도하의 이름이 보였다.

나는 첫 장을 넘겼다.

몇 장뿐이었다. 중간 번호가 이어지지 않았다.

질문과 대답을 옮긴 글이 있었고, 작성자가 따로 적은 문장이 있었다. 내가 알아볼 수 없는 약자도 보였다.

경원은 내가 읽는 속도보다 빨리 말했다.

“사이코패스라는 말을 들어 봤어요?”

나는 고개를 들었다.

* * *

“도하가 그런 진단을 받았어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다시 종이를 보았다.

그녀가 방금 한 말과 똑같은 제목은 없었다. 남아 있는 문장 몇 개가 어떤 전체에서 떨어져 나온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나는 의사가 아니었다.

이 종이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결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가 장성훈을 죽였다고 대답할 때 어떤 얼굴이었는지는 알고 있었다.

나는 종이를 덮었다.

“이걸 왜 저한테 보여 주세요?”

경원은 잠깐 내 손을 봤다.

“모르고 살면 위험하니까.”

그녀가 말했다.

그렇다면 결혼하기 전에도 보여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 * *

경원은 도하가 감정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녀가 기억하는 일들을 몇 개 꺼냈다.

누군가 울 때 옆에 서 있기만 했던 일.

싸움이 끝난 뒤 혼자 저녁을 먹었던 일.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을 아주 편하게 했던 일.

나는 듣고 있었다.

그 일들이 내가 들은 살인 자백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식사 자리에서 말없이 있던 사람이 모두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다. 나는 은행에서 하루에도 여러 얼굴을 봤다.

경원은 내 표정을 살폈다.

그녀가 기대한 만큼 놀라지 않는 모양이었다.

* * *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찻잔을 들었다.

손은 떨리지 않았다.

“쉽게 생각 안 해요.”

내가 답했다.

“그런데 어머님은 제가 뭘 하길 바라세요?”

경원의 눈이 아주 조금 가늘어졌다.

나는 처음으로 그녀를 어머님이라고 불렀다.

그 호칭이 그녀를 기쁘게 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는 종이를 다시 자기 쪽으로 당겼다.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는지 기억해 둬요. 특히 누굴 만났는지, 누굴 싫어하는지.”

나는 컵을 내려놓았다.

말해 둬요가 아니라 기억해 둬요였다.

아직 전할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 하는 말이었다.

* * *

경원은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걱정이 많으실 거라고 했다.

도하와 사는 일이 힘들면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녀의 가방을 봤다.

그 안에 내 아버지 이름이 적힌 다른 봉투도 있을 것 같았다.

“아버지 일은 누가 처음 알아봤어요?”

내가 물었다.

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은재 씨가 어려운 상황인 건 소개받을 때부터 들었어요.”

“누구에게요?”

경원은 내 질문을 들은 채 컵을 내려놓았다.

“그게 지금 제일 중요한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웃지 않았다.

* * *

만남은 조금 일찍 끝났다.

경원은 자기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나는 전철을 타겠다고 했다.

그녀는 이런 시간에 피곤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오늘 아직 많이 걷지 못했다고 답했다.

밖으로 나왔을 때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나는 곧장 역으로 가지 않았다. 호텔 옆의 작은 화단 앞에 섰다.

병원 이름이 적힌 종이를 떠올렸다.

그녀는 일부만 보여 주었다.

내가 그것을 읽고 도하에게서 도망가길 바라는지, 옆에 붙어 보고하길 바라는지 끝까지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다.

나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도하에게 전화했다.

* * *

“어머니 만나고 나왔어요.”

내가 말했다.

그는 잠깐 대답하지 않았다.

“어디입니까?”

나는 장소를 알려 주었다.

그가 차를 보내겠다고 했다.

나는 아직 데리러 와 달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도하가 숨을 내쉬었다.

나는 화단의 잎을 보았다.

“저한테 보여 주고 싶은 게 있다더니 당신 자료를 가져왔어요.”

그의 쪽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병원 종이 몇 장이요.”

내가 덧붙였다.

한참 뒤 그가 물었다.

“뭘 알고 싶습니까?”

나는 그가 같은 질문을 했던 밤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바로 대답했다.

“그걸 왜 어머니가 가지고 있어요?”

* * *

집에 돌아왔을 때 도하는 거실에 있었다.

나는 손님방으로 바로 가지 않았다.

가방을 의자에 놓고 그 앞에 앉았다.

그는 내가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들었는지 다시 묻지 않았다.

“예전에 평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내가 받은 걸 어머니가 아직 가지고 있는 모양이군요.”

“당신한테는 없어요?”

“제게도 있습니다.”

그가 답했다.

“보여 달라고 하면 보여 줄 겁니까.”

내가 물었다.

그는 잠깐 나를 봤다.

“전체를 원합니까?”

나는 그가 어느 부분을 의심했는지 알아챘다.

그도 어머니가 몇 장만 골라 보여 줬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 * *

나는 오늘은 더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도하의 표정이 조금 움직였다.

“이미 답을 들었습니까?”

그가 물었다.

“어떤 답이요?”

“내가 왜 그랬는지.”

나는 그를 보았다.

그가 장성훈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뇨.”

내가 말했다.

“그 종이가 당신 대신 대답하지는 않던데요.”

도하가 눈을 내리깔았다.

나는 그 표정이 무슨 뜻인지 읽을 수 없었다. 실망인지, 안도인지, 다른 무엇인지.

그가 아주 조용히 말했다.

“그럼 다시 물으시겠군요.”

“필요하면요.”

내가 답했다.

* * *

정숙은 간단한 저녁을 차려 두고 나갔다.

나는 먹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배에서 소리가 났다.

도하가 접시를 꺼냈다.

나는 내가 하겠다고 했다.

그는 물러났다.

두 사람 몫을 놓을지 한 사람 몫만 놓을지 잠깐 망설였다. 나는 결국 접시 두 개를 꺼냈다.

그가 식탁에 앉았다.

우리는 몇 분 동안 말없이 먹었다.

나는 가방에서 수진이 준 초콜릿을 꺼냈다.

포장이 조금 눌려 있었다.

도하가 그것을 봤다.

누가 줬느냐고 물으려는 얼굴이었다.

나는 먼저 말했다.

“친구요.”

그가 입을 다물었다.

* * *

나는 초콜릿을 나누지 않았다.

작은 조각 하나를 혼자 먹었다.

도하는 내가 포장을 접는 것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 시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몰랐다.

먹고 싶은 건지.

누가 내게 먹을 것을 건넸다는 사실이 신경 쓰이는 건지.

나는 묻지 않았다.

포장을 쓰레기통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말했다.

“어머니에게는 어디까지 말했습니까.”

나는 뒤를 돌아봤다.

“당신이 제게 한 말은 전하지 않았어요.”

그의 손이 잠깐 멈췄다.

* * *

“왜죠?”

그가 물었다.

나는 그 질문이 의외라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그가 고맙다고 할 줄 알았다. 혹은 잘했다고 할 줄 알았다.

왜 전하지 않았는지는 나도 아직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 말이 경원의 손에 들어가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다. 그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나를 조금 덜 작게 만들었다.

나는 그 마지막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누구에게 말할지는 제가 정할 거예요.”

내가 말했다.

도하는 고개를 들었다.

그는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