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청부업자의 마지막 의뢰

14화 · 14화. 남아 달라는 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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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은은 내게 한 시간만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앉아 있던 바닥에서 일어났다.

“있습니다.”

“내일 하려던 얘기, 오늘 할래요.”

나는 시계를 봤다.

일요일 밤이었다.

그녀는 작은 식당의 이름을 말했다. 미란이 전에 함께 갔던 곳이라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야 오른팔 소매가 구겨진 것을 봤다.

손으로 펴다가 그만뒀다.

말끔하게 보인다고 어제의 이야기가 지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얼굴은 씻었다.

* * *

도은은 먼저 와 있었다.

식당 구석에 앉아 빈 접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고개를 들었다.

웃지는 않았다.

“식사했어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내 몫까지 주문하지 않았다. 메뉴판을 내 쪽으로 밀었다.

나는 따뜻한 국을 골랐다.

주문을 받은 사람이 돌아가고 나서도 둘 다 말이 없었다.

어제는 질문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다.

오늘은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다.

도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장경수 씨 얘기, 형사한테 했어요.”

* * *

나는 컵을 잡았다가 놓았다.

그녀가 그 동작을 봤다.

“당신이 말했다고 했어요. 성기철이라는 사람이 연락한 것도.”

나는 예라고 했다.

도은은 내 표정을 조금 더 살폈다.

“화 안 나요?”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가 서두르지 않고 기다렸다.

“겁이 납니다.”

내가 말했다.

도은이 시선을 내렸다.

“저도요.”

그 말은 나를 달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도 확인서의 자기 이름을 남의 탁자 위에 놓고 왔다.

우리가 똑같은 일을 했다는 뜻은 아니었다.

같은 탁자가 이제 두 사람 앞에 있다는 뜻이었다.

* * *

“어제 한 말은 안 바뀌었어요.”

도은이 말했다.

“당신이 무섭고, 아직 화나요.”

나는 듣고 있었다.

“그런데 원진욱한테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그 사람이 하라는 대로 해서 오늘까지 왔으니까.”

그녀는 접시 밑에 끼워진 휴지를 잡아당겼다. 너무 세게 당겨 조금 찢어졌다.

그 조각을 오래 보고 있었다.

“당신한테도 다 맡기고 싶지 않고.”

나는 예라고 했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예만 하지 말아요. 듣기 좋게 대답하면 다음 말을 못 하겠어요.”

나는 입을 다물었다.

도은은 찢어진 휴지를 접시 옆에 놓았다.

* * *

“처음에 봉투 준 사람 있죠.”

그녀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이 무슨 말 했는지, 당신이 직접 들은 걸 이야기해 줘요.”
“전에 했습니다.”
“나한테만 말고요.”

나는 그녀를 봤다.

“난 그 사람 얼굴도 몰라요. 당신이 아는 부분이 있어요. 그걸 당신만 가지고 있으면 나는 끝까지 남이 한 이야기만 설명해야 해요.”

음식이 나왔다.

도은은 종업원이 물러갈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

“누구 죽이러 가라는 부탁 아니에요. 당신이 들어온 문이 어디였는지 말해 달라는 거예요.”

* * *

나는 숟가락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어제 선생님은 돌아오라고 했다.

도은은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박무명이라는 이름을 설명해야 했다.

“형사는 날 잡을 겁니다.”

내가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참 편하지 않은 대답이었다.

도은은 내게 괜찮을 거라고 말해 주지 않았다.

나도 그녀에게 김상범의 확인서가 별일 아닐 거라고 말해 줄 수 없었다.

잠시 음식 먹는 소리만 났다.

국이 뜨거워 천천히 먹었다.

그녀도 기다렸다.

* * *

“당장 같이 가자는 겁니까.”

내가 물었다.

“같이 가자고 하면 갈 거예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도은이 숨을 내쉬었다.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내가 대신 약속할 수는 없어요. 형사한테도 당신 마음 바뀔 거라고 말 안 했어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내일 내가 들은 거 더 말할 거예요. 당신은 당신이 정해요.”

나는 그 말을 오래 들고 있었다.

도은은 나를 데리고 달아나겠다고 하지 않았다.

내가 붙잡힌 뒤의 세상을 없애 줄 수도 없었다.

그런데도 나를 만나러 왔다.

* * *

“그럼 왜 오늘 보자고 했습니까.”

나는 결국 물었다.

도은은 조금 웃었다.

기쁘다는 웃음은 아니었다.

“전화 끊고 도망갈 것 같아서요.”

나는 그녀를 보았다.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경찰 말고. 내 말에서.”

나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도은은 식탁 위에 손을 놓았다.

“한 시간만 남아 달라고 했잖아요. 지금 이 얘기 끝날 때까지.”

그녀는 내 옷이나 가방을 잡지 않았다.

문은 뒤에 있었다.

나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었다.

대신 숟가락을 국그릇에 내려놓았다.

“남겠습니다.”

* * *

도은은 오늘 아침 계란을 태운 이야기를 했다.

갑자기 다른 이야기가 나와 나는 잠깐 따라가지 못했다.

봄이 자기 때문에 우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아니라고 했어요. 그 말은 빨리 나오더라고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도은이 바로 나를 불렀다.

“그 애 얘기 듣고 죄인처럼 앉으라는 말 아니에요.”

나는 눈을 들었다.

“우리한테 오늘 아침이 있었다는 얘기예요. 당신 없는 아침.”

그녀는 손톱 옆을 문질렀다.

오래 남아 있던 잉크가 이제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게 있으니까 오늘 여기 온 거예요.”

* * *

내가 도은에게 줄 수 있는 것을 생각했다.

안전하다는 약속은 너무 컸다.

원진욱을 죽이겠다는 말은 그녀가 거절했다.

돈은 받지 않을 것이고, 나 같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형사가 더 자주 찾아올 수도 있었다.

남은 것은 초라했다.

누가 봉투를 건넸는지.

그가 아이 이야기를 했을 때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

내가 돈을 받고도 거절했다는 것.

나는 그것들을 순서대로 말했다.

도은은 중간에 한 번만 끼어들었다.

“그 말은 당신이 짐작한 거죠?”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녀는 그 부분을 빼고 다시 들었다.

* * *

한 시간이 거의 지났을 때 그녀의 전화가 울렸다.

도은은 화면을 보고 나에게 보여줬다.

회사 쪽에서 받은 문자였다.

노란 표지 안쪽에 든 걸 내놓는다고 서명한 사실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나는 문장을 두 번 읽었다.

도은의 얼굴에서 색이 빠졌다.

“노란 표지?”

내가 물었다.

그녀는 작게 대답했다.

“오늘 형사한테 한 말이에요.”

내가 의자를 밀자 그녀가 손을 들었다.

“누구 찾으러 나가지 마요.”

나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바로 오세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도은은 오늘 가져간 초안과 그것을 넣어 둔 공책을 설명했다.

그 위치는 회사에 말한 적이 없었다.

공책은 오래전부터 그녀가 쓰던 것이었다. 그 속에 종이가 있다는 것도 어젯밤 찾아보기 전까지 잊고 있었다.

통화가 길어졌다.

나는 물컵을 그녀 쪽으로 밀었다.

도은은 말을 하다가 컵을 받았다.

목이 마른 것을 그제야 아는 것 같았다.

전화를 끊고 나서 한동안 숨을 골랐다.

“그 형사도 몰랐대요. 밖으로 나간 걸.”

나는 연락하지 말라고 할 뻔했다.

도은은 이미 전화기를 다시 들고 있었다.

미란에게 조금 늦겠다고 설명했다.

* * *

오세진은 도은이 보낸 문자를 화면에 띄웠다.

노란 표지 안쪽.

그 표현은 자기가 낮에 적었다.

사진의 제목으로 쓴 것도, 외부 문의에 답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면담 내용을 보고한 뒤 받은 연락을 다시 확인했다.

검사 한주석 쪽에서 초안의 발견 경위까지 보내 달라고 한 요청이 있었다.

자료는 넘어갔다.

그 이후 누가 읽었는지는 아직 몰랐다.

옆자리 동료가 퇴근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세진은 오늘 전달한 자료를 다시 확인해야겠다고 했다.

도은에게 쓰던 답장에서는 괜찮다는 말을 지웠다.

그 대신 자신이 확인하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보냈다.

* * *

식당 문을 나서자 밤공기가 차가웠다.

도은이 잠깐 멈췄다.

나는 그녀의 옆에 서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우리 사이를 비껴 걸었다.

도은이 내 왼손을 봤다.

나는 손을 주머니에 넣으려다가 멈췄다.

그녀가 먼저 손끝을 댔다.

놀라서 움직이지 못했다.

따뜻한 손은 아니었다.

찬 손가락이 내 손바닥 한쪽을 잡았다.

나는 잡아당기지 않았다.

도은은 잠깐 눈을 감았다.

우리는 식당 불빛이 닿는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 * *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손에 힘을 주지 않았다.

“지금도 그런 생각 들어요.”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도은은 내 손을 놓고 자기 손가락을 폈다.

“그런데 오늘 여기 오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울고 있지는 않았다.

그것이 더 아팠다.

그녀는 내가 무슨 말을 해 주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한 발 더 다가가지 않았다.

그 잠깐을 오래 가지려고 욕심내지 않았다.

* * *

도은은 미란이 보내온 연락을 확인했다.

봄은 내일 읽어줄 책을 골라 놓았다고 했다.

그녀의 입가가 조금 움직였다.

“돌아가야겠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에 연락하면 받아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받겠다고 했다.

곧 덧붙였다.

“못 받게 되면, 당신 탓 아닙니다.”

도은은 내 얼굴을 봤다.

형사가 나를 찾고 있다는 것을 둘 다 알고 있었다.

그녀는 괜찮다고 하지 않았다.

“알아요.”

그 대답을 남기고 돌아섰다.

나는 그녀가 가는 쪽을 오래 따라보지 않았다.

* * *

전화기를 꺼냈다.

오세진에게 받은 연락이 위에 있었다.

나는 봉투를 건넸던 남자에 관해 오늘 도은에게 말한 내용 중, 내가 직접 보고 들은 사실을 짧게 적었다.

보내기 전에 한 번 더 읽었다.

내가 받은 선금 이야기도 있었다.

그 문장은 지우지 않았다.

전송하자 곧 전화가 왔다.

나는 받았다.

“어디입니까.”

형사가 물었다.

나는 장소 대신 먼저 말했다.

“봉투를 준 사람 얘기를 하겠습니다.”

그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듣고 있었다.

나는 아직 돌아갈 곳을 고르지 못한 채, 이번에는 끝까지 말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