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 돌아온 손님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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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이 다시 서울에 온 날, 치우는 주차장 사건의 새로운 진술을 읽고 있었다.
변호사가 전달한 것이었다. 직접 폭행에 가담한 사내는 처음에 개인적인 다툼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증언이 더해지자 이야기를 바꾸었다.
임한규라는 이름이 나왔다.
정운 밑에서 사람들을 관리하던 사내였다. 별실에 드나들던 사람들에게 치우를 겁주라는 말을 했다는 진술이었다. 구체적으로 누가 어디까지 지시했는지는 여전히 다툼이 있었지만, 치우가 떠올린 라파엘의 이름은 그 진술에 없었다.
치우는 종이를 두 번 읽었다.
임한규는 사건 뒤에도 정운 옆에 서 있었다. 치우가 다친 얼굴로 모임에 들어갔을 때 걱정하는 표정까지 지었다.
그 얼굴이 떠올랐다.
치우는 변호사에게 확인된 부분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다시 물었다. 이번에는 한 문장으로 적을 만들어 놓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정운이 몰랐을 리 없다는 생각은 지우지 못했다.
진술서를 접고 나자 라파엘의 연락이 와 있었다.
만날 사람이 있다고 했다.
사진 속의 사내였다.
호아킨 소사는 기억보다 늙어 있었다.
쉰다섯의 얼굴이었다. 예전에는 검은 머리가 유난히 많았는데 지금은 이마가 넓어졌다. 그는 치우를 보고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엘치우라는 사실을 모르는 얼굴이었다.
치우는 라파엘을 봤다.
라파엘은 손을 저었다.
“네가 궁금해하는 사람이지.”
그가 말했다.
치우는 의자에 앉았다.
호아킨은 한국어를 몰랐고 치우는 스페인어를 숨기지 않았다. 사무적인 인사가 끝난 뒤 치우가 사진을 꺼냈다.
엘치우가 죽은 다음 날 집 앞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호아킨은 그것을 보더니 웃었다.
“아직 이게 돌아다니는군.”
치우는 웃지 않았다.
“그날 무엇을 했습니까.”
그가 물었다.
호아킨은 라파엘을 봤다.
라파엘은 대답해도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치우의 속이 뒤집혔다.
전생에는 자기 허락을 기다리던 사내가 이제 다른 사람에게 허락을 구했다.
그는 손을 탁자 아래로 내렸다.
호아킨은 집 안에 들어가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날 사진은 문 앞에서 찍혔고, 남은 사람들 사이에 정리할 일이 있었다고 했다. 누가 어디까지 책임지고 무엇을 가져갈 것인지, 살아남은 사람들이 서로 어떤 말을 믿을 수 있는지.
치우는 돈의 구체적인 이동을 묻지 않았다.
그보다 먼저 알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전부터 준비했습니까.”
호아킨은 물컵을 들었다.
“사람들이 기다렸죠.”
그가 말했다.
“한 사람이 끝나면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라파엘은 창밖을 보고 있었다.
치우는 목소리를 낮췄다.
“마테오 로하스도 그런 사람이었습니까.”
호아킨의 손이 멈췄다.
처음으로 표정이 달라졌다.
그는 라파엘을 봤다.
이번에는 허락보다 항의에 가까운 눈이었다.
라파엘이 말했다.
“딸이 기록을 모으고 있어.”
호아킨은 잔을 내려놓았다.
치우는 기다렸다.
예전처럼 대답이 길다고 끊지 않았다.
마테오의 장부에 있던 부족분은 전부 마테오의 돈이 아니었다.
호아킨은 당시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결정을 숨겼다고 말했다. 라파엘이 승인한 돈도 있었고, 엘치우에게 보고하지 않은 일도 있었다. 마테오는 그것을 한꺼번에 설명하려 했다.
설명을 들을 사람이 없었다.
치우는 천천히 라파엘을 봤다.
라파엘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알고 있었나.”
치우가 물었다.
호아킨의 눈이 두 사람 사이를 오갔다. 치우의 말투가 갑자기 바뀐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라파엘이 답했다.
“전부는 아니었어.”
“네가 한 부분은.”
라파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지.”
치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자가 바닥을 긁었다.
호아킨이 몸을 뒤로 물렸다. 라파엘은 움직이지 않았다.
치우는 창가로 걸어갔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마테오를 죽인 사람이 자신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잠깐 편안함을 주었다.
그 편안함 때문에 더 화가 났다.
그는 창문에 비친 두 사내를 봤다.
“말하지 않았군.”
치우가 말했다.
라파엘은 답했다.
“너도 듣지 않았어.”
치우는 돌아섰다.
이번에는 그 말을 반박하지 않았다.
호아킨이 먼저 자리를 떴다.
그는 더 이상 새로운 거래를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다. 라파엘에게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하고, 치우에게도 인사를 했다. 마지막까지 이 젊은 한국인이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알지 못한 얼굴이었다.
문이 닫힌 뒤 라파엘이 말했다.
“마테오가 무고한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야.”
치우는 그를 봤다.
“딸이 이미 안다.”
그가 말했다.
라파엘은 잠깐 입을 다물었다.
“네가 숨긴 것도 말해.”
치우가 말했다.
“에바에게.”
라파엘은 웃었다.
“네 이야기도 할 건가.”
치우는 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탁자 위의 사진을 가져갔다.
에바가 아는 기록에 오늘 들은 이야기가 더해지면 어떤 모양이 될지 생각했다. 직접 들은 말이라고 전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라파엘이 부인하면 또 다른 진술 하나일 뿐이었다.
치우는 호아킨에게도 같은 말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은 것을 떠올렸다.
라파엘은 그 빈틈을 알고 있었다.
그는 치우가 돌아서기 전에 말했다.
“다음에는 준비하고 와.”
치우는 문손잡이를 잡았다.
대답하지 않고 나갔다.
그날 밤 태석이 라파엘을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친구가 먼저 말했다. 호텔에서 돌아오는 길에 라파엘 쪽 사람이 연락했고, 통역과 함께 만났다고 했다. 치우에 관해 물었다고 했다.
치우는 몸을 굳혔다.
“뭘 물었는데.”
“언제부터 알았는지. 부산에서 어땠는지. 외국 나간 적 있는지.”
태석은 답한 내용을 숨기지 않았다.
함께 자랐고, 외국에 간 적은 자신이 알기로 없으며, 맞고 난 뒤부터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치우는 눈을 감았다.
태석이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사진이었다.
전생의 엘치우가 라파엘 옆에 서 있었다. 지금의 치우와는 다른 얼굴, 다른 몸이었다.
“이 사람이 누구고.”
태석이 물었다.
치우는 사진을 받지 않았다.
“라파엘이 뭐라 하던데.”
“죽은 사람이라 하더라.”
태석은 사진을 탁자에 놓았다.
“니가 그 사람을 너무 잘 아는 것 같다고.”
치우는 거짓말을 준비하지 못했다.
친척이라고 하면 확인할 것이었다. 예전 은인이라고 하면 언제 만났는지 물을 것이었다. 아무 관계없다고 하면 지금 얼굴이 왜 이 모양인지 설명해야 했다.
태석은 더 다가오지 않았다.
사진 한 장을 사이에 두고 기다렸다.
치우는 의자에 앉았다.
“내가 말하면 니가 믿을지 모르겠다.”
그가 말했다.
태석이 대답했다.
“니가 믿게 하려고 하면 더 못 믿겠지.”
치우는 입을 다물었다.
친구는 사진을 치우 쪽으로 밀었다.
“그냥 무슨 일인지 말해.”
치우는 한참 뒤 말했다.
“저 사람으로 살았던 기억이 있다.”
태석은 움직이지 않았다.
치우는 죽은 날과 깨어난 날을 말했다. 두 기억이 함께 있다는 것, 자신도 설명할 수 없다는 것, 라파엘이 옛 기억을 확인했다는 것.
태석은 끼어들지 않았다.
말이 끝난 뒤 창밖에서 자동차 경적이 울렸다.
친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럼 나랑 살던 니 기억도 있나.”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태석은 사진을 뒤집었다.
“그것부터 있으면 됐다.”
그가 말했다.
“지금 니가 한 일은 니 일이잖아.”
친구는 믿는다고 하지 않았다.
믿지 않는다고도 하지 않았다. 머리를 다쳤을 때 무슨 일이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파엘이 그것을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치우는 아니라고 설명하고 싶었지만 멈췄다.
태석은 자신이 가진 정보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 판단을 빼앗을 수는 없었다.
“검사를 만나든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 말만 듣지 마라.”
태석이 말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는 사진을 책상 위에 둔 채 일어났다.
“이 얘기, 다른 사람한테는 안 하겠다.”
태석이 말했다.
치우는 고개를 들었다.
“대신 네가 나한테 무엇을 했는지까지 비밀로 해 주는 건 아니다.”
친구는 사진을 손가락으로 한번 눌렀다가 뗐다. 종이가 얇게 휘어졌다.
“오늘은 집에 가서 잔다.”
그가 말했다.
“니도 자라.”
치우는 붙잡지 않았다.
문이 닫히자 사무실에는 두 사람의 얼굴이 남았다.
사진 속 엘치우와 유리창에 비친 강치우.
치우는 사진을 접지 않았다.
옆에 주차장 사건 진술서를 펼쳤다. 임한규의 이름이 있었다. 그 위에 마테오와 호아킨을 적은 메모를 놓았다.
현재의 폭력과 과거의 폭력은 다른 종이에 있었다.
그는 두 장을 한 서랍에 넣었다.
다음에 누구 앞에서 무엇을 꺼낼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