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계절은 아직

3화 · 다음 봄 말고 화요일

작가: 한봄 (예시용 가상 필명)

창작 방식: AI 생성 · AI가 작성한 오리지널 예시 소설입니다.

공개: · 수정:

화요일 아침, 서윤은 서울행 열차표와 연하행 열차표를 번갈아 보았다. 일요일에 서울로 돌아와 작업대 위에서 이틀을 보냈고, 이제 다시 짧은 출장비 정산서를 썼다. 한 달에 같은 고향을 두 번 가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봄이라는 이유 없이 간 적은 더 오래전이었다.

계약 제안 메일은 읽음 표시가 된 채 그대로였다. 복원실은 정규 인력 대신 열두 달 상근 계약을 제안했다. 급여는 지금보다 안정적이고, 다음 해까지 맡을 자료도 정해져 있었다. 원하는 일이었다. 다만 근무를 시작하면 평일마다 고향을 오가는 일은 어려워졌다.

서윤은 메일을 닫고 공구 가방에 얇은 장갑을 넣었다. 아직 도현에게 답을 묻지도 않았는데, 그와의 약속을 이유로 직장을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자신의 일은 자신의 말로 먼저 결정해야 했다.

연하역에서는 도현이 시계 아래에 사다리를 세우고 있었다. 그는 서윤이 내리는 것을 보고 한 칸 내려왔다가, 다시 위를 올려다보았다.

“잠깐만. 이것만 빼고.”

“급하게 내려오지 마. 나 도서관 먼저 갈게.”

서윤은 플랫폼의 노란 선 바깥에서 손을 흔들었다. 도현이 다시 작업을 시작하자, 그가 기다리게 하지 않으려고 무리하지 않은 것이 좋았다. 그에게도 끝내야 할 일이 있는 아침이었다.

도서관 전시실에는 주민 여섯 명이 먼저 와 있었다. 어떤 사진은 촬영자를 몰랐고, 어떤 사진은 돌려 달라는 가족이 있었다. 서윤은 보존과 공개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스캔한 파일을 도서관이 보관하더라도, 사람 얼굴을 전시에 쓰려면 허락받은 범위가 있어야 했다.

“우리 어머니 사진인데, 사람들 다 보는 데에는 안 놓았으면 해요.”

한 여성이 말했다. 서윤은 사진 번호 옆에 ‘비공개 보관’이라고 썼다. 사진을 돌려 달라는 요청에는 새 봉투를 내밀었다. 모두 남겨야 좋은 전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돌려주는 것까지 기록에 적었다.

주민 한 명은 기차역 대신 동네 목욕탕이 찍힌 사진을 가져왔다. 역 앞에서 겨울마다 손을 녹이던 곳이라고 했다. 관장은 철도 시설 사진만 받으려다가 멈췄다. 서윤이 큰 지도 위에 사진을 놓자, 역이란 곳은 플랫폼 울타리 안보다 훨씬 넓어졌다.

도현은 두 시 십 분에 도착했다. 사다리에서 내려오며 묻은 먼지를 털고, 분리한 시계 부품을 천에 싸서 가져왔다. 그는 부품 하나를 탁자에 놓고 시계가 느려진 이유를 설명했다. 태엽을 너무 세게 감아서는 안 되고, 습한 벽을 피해 걸어야 한다고 했다.

“고치고 나면 하루에 한 번 시간만 맞추면 됩니다. 처음 한 달은 제가 와서 보고요.”

“서울에서 오시는 분인가요?”

누군가 물었다. 도현은 짧게 망설였다.

“다음 달부터는 대전 현장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주말에는 올 수 있어요. 관리 기록은 담당자분하고 공유하고요.”

서윤은 그의 말이 끝날 때까지 적지 않았다. 대전이라는 지명이 처음이었다. 자신도 서울 계약에 대해 말하지 않았으므로, 놀랄 권리보다 물어볼 일이 먼저 생겼다.

의견서를 모으는 일이 세 시를 조금 넘겼다. 도현은 전시실 문 앞에서 주민들이 나가는 것을 기다렸다. 서윤이 장갑을 벗어 가방에 넣자 그는 손바닥에 작은 종이 두 장을 올렸다.

“커피집 메뉴야. 여기서 십 분쯤 걸어.”

“지금 마시러 가는데 메뉴까지 가져왔어?”

“저번에 말했잖아. 뭘 좋아하는지 아는 줄 알았는데 모르더라고.”

메뉴에는 아직 주문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서윤은 뜨거운 라테를 가리켰다. 도현은 종이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그의 준비가 정답을 대신 고르는 방식이 아니어서 마음이 편했다.

커피집으로 가는 길은 개천 반대편이었다. 그들은 역을 뒤로 하고 작은 다리를 건넜다. 역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역이 보이지 않는 데까지 함께 걸었다. 서윤은 그 사소한 거리가 생각보다 길고 새롭게 느껴졌다.

“대전은 언제 정해져?”

그녀가 먼저 물었다.

“금요일에 답해야 해. 역 두 군데를 보수하는 팀인데, 가고 싶어. 내가 설계한 배수로를 실제로 해 볼 수 있어서.”

“그러면 가면 좋겠다.”

도현이 걸음을 조금 늦췄다.

“네가 좀 서운해할까 생각했어.”

“아직 한 번 커피 마시기로 했는데 직장까지 바꾸라고 할 수는 없지.”

“한 번만 마시려던 건 아니야.”

서윤은 다리 끝에서 멈췄다. 도현도 따라 멈췄다. 둘 사이로 자전거가 한 대 지나갔고, 두 사람은 같은 방향으로 한 걸음 비켰다. 진지한 말이 조금 늦게 도착한 덕분에 서윤은 대답을 고를 시간을 얻었다.

“나도 그래. 그런데 나는 서울에서 일 년 계약 제안이 왔어. 오늘 대답해야 해.”

“하고 싶은 일이야?”

“응.”

“그럼 대답해. 커피집 가는 동안 기다릴 수 있어.”

서윤은 휴대전화를 꺼냈다. 수락 메일에 시작일과 근무 시간을 다시 확인하고, 출장을 어떻게 신청하는지도 물었다. 보내기 버튼을 누른 뒤에는 이유를 덧붙이지 않았다. 도현에게 보여 주지 않아도 되는 자신의 결정이었다.

커피집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창가 자리가 있었다. 서윤은 마주 보는 자리를 골랐다. 도현의 표정이 제대로 보이는 것이 이제는 조금 중요했다.

“일 년에 한 번 보는 건 여기까지 하자.”

도현이 말했다.

“매주 만나자는 얘기야?”

“우선 연락하고, 만나고 싶으면 날짜를 잡자는 얘기. 바쁘면 바쁘다고 말하고.”

“못 오면 못 온다고 하고.”

“응. 왜 안 왔을지 혼자 맞혀 보지 말고.”

서윤은 컵 손잡이를 돌렸다. 약속은 그녀가 생각하던 것보다 작았고, 그래서 지킬 수 있는 모양이었다. 도현이 계산하려고 카드를 꺼냈을 때는 서윤이 손을 들어 멈췄다.

“내가 먼저 마시자고 했으니까 오늘은 내가 살게.”

“그럼 다음은 내가 사도 돼?”

“그건 날짜부터 잡고.”

도현은 수첩을 꺼내지 않았다. 이번에는 두 사람의 달력 앱을 함께 열었다. 다음 토요일은 서윤이 출근했고, 그다음 토요일은 도현이 현장에 있었다. 셋째 주 일요일에 빈칸이 하나 맞았다. 그 빈칸에는 ‘점심’이라고 적었다.

연하역으로 돌아왔을 때 시계는 벽에서 내려져 있었다. 남은 자리에 네모난 먼지 자국이 있었다. 그 아래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각자의 휴대전화로 시간을 봤다. 서윤도 그랬다. 더는 삼 분의 차이를 핑계로 삼을 필요가 없었다.

서울행 열차가 들어왔다. 도현은 노란 선 안쪽에서 기다리며 손을 들었다. 서윤은 문턱을 넘기 전에 돌아섰다.

“도착하면 연락할게.”

“응. 나도 오늘 금요일 답변 미리 보낼 거야.”

기차가 출발하고 도현이 시야에서 멀어졌을 때, 서윤의 휴대전화에 관장의 메시지가 왔다. 역 건물 보존 신청을 하려면 다음 달 현장 설명회에서 실제 관리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아래에는 도현의 새 메시지가 있었다.

‘일요일 점심 약속 앞에 하나 더 잡아도 돼? 우리 역을 어떻게 남길지, 같이 생각하고 싶어.’

서윤은 창밖을 먼저 보고, 달력을 다시 열었다. 봄 이후에도 빈칸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