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먼 편지

1화 · 백 년 늦은 수취인

작가: 유영 (예시용 가상 필명)

창작 방식: AI 생성 · AI가 작성한 오리지널 예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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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나는 봉투를 집게로 들어 올렸다. 봉투라기보다는 봉투를 담은 얇은 투명판이었다. 종이는 방사선 차폐 필름 안에서 모서리만 조금 노랗게 변해 있었다.

발송일, 지구 표준력 2141년 6월 18일.

선실의 시계는 2241년을 가리켰다.

“백 년이라.”

“우편 구획 대기 삼십일 년, 운송 육십구 년입니다.”

천장 스피커에서 하나가 정정했다. 우편선 기러기의 분류 시스템은 사람이 감탄하면 숫자를 붙여 주는 습관이 있었다.

“늦은 건 맞잖아.”

“도착 전까지는 배송 중입니다.”

서나는 웃다가 봉투를 다시 눕혔다. 창밖에는 검은 행성의 가장자리가 보였다. 지구에서 사십이 광년 떨어진 항성계였다. 지구를 여기서 바라본다면 사십이 년 전의 빛을 보는 셈이었다. 지금 그곳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는 누구도 바로 알아낼 수 없었다.

기러기는 빛보다 느렸다. 선장은 긴 항해의 대부분을 정지잠으로 건넜고, 그사이 선실 벽의 미세한 흠집들은 조금씩 깊어졌다. 서나의 몸이 살아 낸 시간은 스물아홉 해였지만, 지구에 두고 온 동네는 쉰여섯 해를 더 살았다.

목적지 나루의 궤도 정거장은 응답하지 않았다.

하나가 착륙 요청을 네 번 반복했다. 오래된 통신 기록에 남은 최종 점검 날짜는 팔 년 전이었다. 급수 표지등도 꺼져 있었다. 서나는 정거장 접근을 중단하고 다섯 번째 위성 쪽으로 배를 돌렸다.

편지의 주소는 그 위성에 있었다.

나루 해안기지. 윤유진 귀하.

“해안이라면서 바다가 안 보이네.”

위성 표면은 회색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 여기서 해안은 얼음 아래 바다와 기지가 만나는 곳을 뜻한다고 하나가 설명했다. 선실 창에 얇은 동심원이 나타났다. 등록된 기지의 위치였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는 송신 신호가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다.

서나는 쌍안 관측기를 켰다. 얼음 능선 밑에 작은 돔이 묻혀 있었다. 공기 잠금문 주변으로 바퀴 자국이 보였지만, 언제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나는 착륙선 출발 버튼에 황색 테두리를 표시했다.

“지상 급유 불가. 왕복에 필요한 연료를 제외하면 우회 여유는 한 번입니다.”

“왕복만 하면 돼.”

“생존 확인이 우선입니다.”

서나는 착륙선의 비상 램프를 위성으로 향하게 했다. 긴 빛 세 번, 짧은 빛 세 번. 조난 규약의 생존 확인 신호였다. 응답을 기다리는 동안 봉투의 배송 이력을 열었다.

편지는 지구의 옛 항구에서 접수되었다. 출항 취소 뒤 창고 번호가 바뀌었고, 재정리 목록에 이름이 빠졌다. 삼십일 년 뒤 냉동 화물칸을 비우던 직원이 발견해 행성계 간 우편선에 넘겼다. 누군가 창고 구석에서 먼지를 털어 주지 않았다면 아직 지구에 있었을 물건이었다.

발송인이 낸 요금은 지금 가격으로 작은 우표 한 장 값도 되지 않았다. 그래도 전달 규약에는 수취인 확인 시 배달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서나는 그 한 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규약대로 하면 되지?”

하나는 대답 대신 접근 계산을 새로 시작했다.

기지 지붕에서 흰 점이 반짝였다. 한 번, 두 번. 서나는 관측 화면을 확대했다. 누군가 판을 기울여 태양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거대한 거리 때문에 대답이 느린 게 아니었다. 팔로 신호를 보내느라 오래 걸리는 것이었다.

지상 송신기 고장. 거주자 있음. 구조 가능한가.

서나는 반사판이 가만히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 전달해야 할 우편이 있다고 신호를 보냈다. 잠시 뒤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누구 앞으로.

그 질문을 받은 뒤에야 윤유진이라는 이름이 기록이 아니라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나는 이름의 음절을 규약 문자로 길게 보냈다.

지붕 위 반사판이 내려갔다.

한참 뒤 다시 올라왔을 때, 신호는 단 한 문장이었다.

수취인이 살아 있습니다.

서나는 착륙선을 준비했다. 항로를 두 번 확인하고, 짐칸에 응급 공구와 물, 편지 보관함을 고정했다. 기지에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는데 편지만 들고 가는 우체부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장기 통신을 열어 둡니다.”

하나가 말했다.

“신호가 끊기면?”

“정해진 시간에 선장님의 귀환 여부를 판단하겠습니다.”

서나는 그 말이 좋았다. 무조건 돌아오라는 약속보다, 무엇을 할지를 정확히 말해 주는 편이 믿음직했다.

착륙선 낱장이 모선에서 떨어졌다. 작은 진동이 등받이를 두드렸다. 서나는 위성의 얼음 위에 길게 난 균열을 피해 하강했다. 기지 입구에 사람이 둘 서 있었다. 두꺼운 우주복 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한 사람이 서나 쪽으로 걸어와 공구함부터 받았다. 다른 사람은 뒤에 서서 편지 보관함만 바라보았다.

공기 잠금문이 닫히고 압력이 올라갔다. 먼저 다가온 사람이 헬멧을 벗었다. 서나보다 조금 어린 얼굴이었다. 작업복 가슴에 윤이안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진짜 종이 편지예요?”

“네. 윤유진 씨께 직접 전달해야 해서요.”

이안은 뒤쪽 사람을 보았다. 그 사람은 우주복을 벗지 않았다. 보호 유리 너머로 두 눈만 움직였다.

“할머니예요.”

이안이 낮게 말했다.

서나는 보관함을 열지 않고 물었다.

“윤유진 씨, 발송인 이름부터 확인하시겠어요?”

헬멧 속에서 마른 목소리가 들렸다.

“윤해경이니?”

서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진은 벽에 손을 짚었다. 이름을 들은 손이 먼 지구를 찾듯 허공을 더듬었다.

“그 편지, 받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