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뒤에도, 살인자의 아내

40화 · 살인자의 아내 (완결)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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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한 시에 시계가 울리지 않았다.

원래도 울리는 시계는 아니었다. 내가 시간을 확인하곤 했을 뿐이었다.

나는 거실에 앉아 공책을 읽고 있었다. 도하는 맞은편에서 자기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그가 올라가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조금 있다가 가겠다고 했다.

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먼저 계단을 올라갔다. 발소리가 멀어졌다.

나는 공책을 덮지 않았다.

열한 시가 지나고도 아무 일이 생기지 않았다. 사십억이라는 숫자가 새로 나타나지 않았고 누가 나를 데리러 내려오지도 않았다.

나는 빈 줄에 펜을 댔다.

* * *

처음에는 날짜를 적었다.

사월 삼일.

장성훈의 이름을 썼다.

나는 그의 죽음을 보지 않았다. 도하의 말을 들었다. 그 말을 처음 들었던 밤의 냄새는 아직 기억났다.

다음에는 이정민이라고 썼다.

그의 시계를 돌려줬던 날과 내가 다시 가져왔던 일을 함께 생각했다. 시계는 없었다. 없애 달라고 한 목소리는 남아 있었다.

나는 백태문이라고 썼다.

그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 안도했던 순간을 기억했다. 그 마음을 누구에게도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백윤석이라고 썼다.

이번에는 펜을 오래 멈췄다.

* * *

나는 그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문장을 이름 아래에 썼다.

도하에게 그렇게 말했고 그와 함께 갔다. 경원을 불러 세웠다. 그 뒤에 도움을 부른 손도 내 손이었다.

나는 글씨를 지우지 않았다.

쓴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적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공책을 덮었다.

누군가에게 보여 주려고 쓴 글은 아니었다. 나중에 내가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도 오늘 밤의 나는 이 문장을 알고 있었다.

나는 펜을 닫았다.

식탁 위의 물을 마셨다.

컵이 손 안에서 조금 기울었다.

* * *

전화기를 확인했다.

변호인에게 온 연락이 있었다. 앞으로 잡힐 확인 일정과 함께 다시 이야기할 내용을 정리해 주겠다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답했다.

도하에게도 그의 연락과 일정이 있었다. 우리가 같은 집에 남기로 했다고 그것들이 취소되지는 않았다.

나는 해야 할 연락을 공책의 다른 쪽에 짧게 적었다.

먼저 적은 이름들을 덮지는 않았다.

새로운 일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 이미 한 일들이 내 앞에 있었다.

나는 휴대전화를 충전기에 연결했다.

벨소리는 켜 두었다.

계단을 올라갔다.

* * *

도하는 침대에 누워 있지 않았다.

창가에 서 있었다.

그는 내가 들어오자 고개를 돌렸다. 내가 늦게 온 이유를 묻지 않았다.

나는 공책을 탁자 위에 놓았다.

그가 표지를 봤다.

“무엇을 적었습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우리가 한 일을 적었다고 말했다.

도하가 나를 보았다.

나는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는 것을 봤다.

그는 공책에 손을 뻗지 않았다.

나는 옆에 앉았다.

“없애 달라고 안 할 거예요.”

내가 말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 *

우리는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창문이 조금 열려 있었다. 멀리서 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도하가 창문을 닫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조금만 더 열어 두자고 했다.

그는 내 옆에 앉았다.

나는 그의 어깨를 보았다. 처음 이 방에 들어왔을 때는 그 어깨가 가까워지는 것만으로 숨이 막혔다.

지금도 그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손을 뻗어 그의 셔츠 소매를 만졌다.

도하가 내 손을 봤다.

그는 내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

나는 그에게 기대었다.

* * *

그가 내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의 팔이 내 등을 감쌌다. 나는 잠깐 그 안에 있었다.

도하가 괜찮으냐고 물었다.

나는 지금은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그 대답을 고치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에게 입을 맞췄다.

짧게 떨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졌다.

오늘 밤 내가 그의 곁에 있는 것은 계약서의 시간이 지나서가 아니었다.

나는 그를 원했다.

그 사실을 다른 말로 바꾸지 않았다.

불을 끈 것은 나였다.

* * *

새벽에 한번 눈을 떴다.

도하는 잠들어 있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봤다. 잠든 동안에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 깨어 있을 때에도 언제나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손이 내 손 가까이에 있었다.

나는 손가락 하나를 살짝 움직였다. 그가 깨지 않았다.

시간을 확인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여섯 시가 지났는지 아직인지 알 필요가 없었다.

나는 천장을 봤다.

다시 잠이 올 때까지 누워 있었다.

그가 잠결에 몸을 돌렸다.

나는 비켜 주고 싶어서 조금 옆으로 움직였다.

* * *

아침에는 내가 먼저 일어났다.

도하가 눈을 뜨자 물을 마시러 간다고 말했다.

그는 알겠다고 했다.

나는 맨발로 복도를 걸었다. 내 방의 문이 보였다.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서랍 열쇠는 어제 그 방 책상에 놓아 두었다.

문을 열었다.

옷과 가방이 있었다. 부동산 명함은 지갑 안에 있었다. 내가 밖에서 보낸 이틀이 그 방에도 조금 남아 있었다.

나는 창문을 열었다.

햇빛이 책상 위에 닿았다.

나는 출근할 때 쓸 가방을 꺼내 놓았다.

서랍에서 명찰을 찾아 넣었다. 투명한 부분에 손자국이 묻어 있어 소매로 한번 닦았다. 내 이름 아래에 작은 흠집이 남았다. 오래전부터 있던 것이었다.

동료가 보내 준 업무 메모도 다시 읽었다.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바뀐 것이 몇 개 있었다. 돌아가면 물어볼 것을 적었다.

도하의 아내라는 이름으로는 그 일을 대신할 수 없었다.

나는 명찰을 가방 바깥 주머니에 넣었다. 다음에 꺼낼 때 찾기 쉬운 자리였다.

옷장에서 평소 입던 재킷을 꺼내 의자에 걸었다. 어깨가 조금 구겨져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나서 펴 놓을 생각이었다.

문을 나서기 전에 방 안을 한번 더 봤다. 빈방이 아니었다. 내가 계속 쓸 방이었다.

가방에서 우산을 꺼냈다.

정숙에게 돌려줄 생각으로 현관 옆에 놓았다.

* * *

주방에는 아직 아무도 없었다.

나는 냉장고를 열었다.

달걀과 빵이 있었다. 남은 밥도 있었다.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작은 냄비를 꺼냈다.

도하가 내려왔을 때 나는 물을 끓이고 있었다.

그는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침을 먹으려고 한다고 했다.

도하가 접시를 꺼냈다.

이번에는 두 개를 꺼내고도 내 얼굴을 먼저 봤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접시를 내려놓았다.

소리가 조금 크게 났다.

나는 놀랐고 그는 멈췄다.

* * *

우리는 잠깐 서로를 봤다.

그가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괜찮다고 답했다.

그 한마디가 모든 소리에 대한 대답은 아니었다.

도하는 접시를 다시 들었다. 이번에는 천천히 내려놓았다.

나는 냄비 쪽으로 돌아섰다.

김이 올라왔다.

그가 옆에 와서 무엇을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나는 빵을 꺼내 달라고 했다.

그는 빵 봉투를 열었다.

끝 조각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 조각을 먹겠다고 했다.

그가 내 접시에 놓았다.

* * *

식탁에 앉자 전화기가 울렸다.

수진이었다.

나는 몸을 조금 앞으로 숙였다.

사진 한 장이 와 있었다. 바다였다. 그전에 봤던 숙소의 파란 창틀이 사진 아래에 조금 보였다.

잘 도착했다는 말이 있었다.

나는 사진을 오래 봤다.

도하가 누구냐고 물었다.

수진이라고 답했다.

그는 더 묻지 않았다.

나는 잘 쉬라고 보냈다. 사진이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녀는 답하지 않았다.

나는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 * *

아버지에게도 짧은 연락이 와 있었다.

출근한다는 말이었다.

나는 조심히 다녀오라고 답했다.

예전처럼 오늘 돈을 어디서 구할지 함께 계산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어디에 기대어 서 있는지 내가 대신 확인하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의 아침을 시작하고 있었다.

나도 그랬다.

경원에게는 연락하지 않았다.

그녀가 지금 우리와 밥을 먹고 싶지 않다는 말을 기억했다.

나는 그 거리를 그대로 두었다.

빈 의자가 모두 채워질 필요는 없었다.

맞은편에는 도하가 앉아 있었다.

* * *

그가 내 접시를 봤다.

빵 끝이 조금 탔다.

그는 바꿔 주겠다고 했다.

나는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한입 먹었다. 생각보다 더 썼다.

표정이 달라졌는지 그가 웃었다.

나는 결국 그의 접시에서 작은 조각을 하나 가져왔다.

도하가 내 쪽으로 접시를 밀었다.

우리는 그 정도의 일로 웃을 수 있었다.

나는 그 웃음이 가능한 것이 가끔 무서웠다.

오늘도 그랬다.

그래도 웃음을 거두지는 않았다.

* * *

식사가 끝난 뒤 나는 그릇을 모았다.

도하가 일어나 받았다.

우리는 싱크대 앞에 나란히 섰다. 그는 물을 틀었고 나는 접시를 건넸다.

창밖에 햇빛이 들었다.

처음 이 집에 들어왔던 날보다 계절이 깊어져 있었다.

나는 그의 옆얼굴을 봤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왜 그렇게 봅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그냥 보고 싶어서 그렇다고 했다.

도하는 그 말을 듣고 잠깐 손을 멈췄다.

그의 손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

* * *

나는 그를 구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나를 구했다고도 말할 수 없었다.

내 이름으로 된 빚은 끝났고, 그와 내가 한 일은 끝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우리는 앞으로 불리는 곳에 나가야 했고 각자가 한 말을 다시 들어야 했다.

그때 무엇을 말할지는 오늘의 아침으로 대신할 수 없었다.

나는 내 앞의 남자를 보았다.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가 죽인 사람들의 이름도 알고 있었다.

이 집의 문은 열 수 있었다.

나는 물 묻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놓지 않았다.

나는 그와 사는 걸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