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 32화. 오늘의 의뢰 (완결)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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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나는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렸다.
“아직 안 열었어.”
밖에서 이브가 웃었다.
“내가 손님이야?”
“오늘은 손님이어도 안 돼.”
나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창문 틈으로 들어온 빛이 벽에 길게 놓여 있었다. 어제 미리 손질해 둔 외투가 의자에 걸려 있었다. 단추는 모두 붙어 있었다.
이브는 문밖에서 새 방의 창문이 잘 열린다고 말했다.
나는 축하한다고 했다.
그녀는 그 이야기를 꼭 오늘 아침에 해야 했냐는 내 질문을 못 들은 척했다.
결국 내가 먼저 웃고 말았다.
* * *
축일이 지나고 두 달 가까이 흘렀다.
숙소의 아침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마라는 빵을 자르고 누가 그릇을 씻지 않았는지 찾았다.
에다는 식탁에서 단추를 달고 있었다.
“밥 먹는 데서 하지 말랬지.”
마라가 말했다.
“먹는 단추 아니야.”
에다가 대꾸했다.
이브가 그 말에 빵을 뿜을 뻔했다.
에다의 소매가 팔꿈치까지 올라가 있었다. 표식이 있던 자리는 가까이서 보면 옅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제 아프지는 않는다고 했다. 치료는 끝났고 다음에 변화가 있으면 다시 보러 가기로 했다.
그녀는 마라의 손등에 단추를 하나 올렸다.
“이거 네 거.”
마라가 자기 소매를 보았다.
언제 떨어졌는지도 몰랐던 모양이었다.
* * *
마넬에게서는 새 신발 그림이 왔다.
그림은 잘 그리지 못했지만 바닥이 두꺼운 신발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아픈 발이 더 편해졌다고 했다.
편지 끝에는 처음 에다에게 주었던 신발은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었다.
에다는 답장에 이미 뒤축을 고쳐 신는 중이라고 썼다.
둘이 앞으로 어디까지 함께 다닐지는 정하지 않았다.
마넬은 다시 빵을 나누는 일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나눠 줄 빵이 어디서 오는지 직접 확인한다고 했다. 에다는 오전에 수선을 하고 가끔 조합의 글을 정리했다.
같은 방을 거쳤던 여자들이 모두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 편지를 다른 곳으로 보내지 않고 에다에게 돌려주었다.
그녀가 자기 서랍에 넣었다.
“오늘 저녁에는 없어.”
에다가 말했다.
마넬과 연극을 보러 가기로 했다고 했다. 우리는 어떤 내용인지 물었다. 에다는 제목도 아직 모른다고 했다.
“가서 알면 되지.”
그녀가 말했다.
이브가 좋은 생각이라며 웃었다. 나는 에다의 저녁 자리에 다른 일을 적지 않았다. 그녀는 단추 상자를 닫고 먼저 외출 준비를 했다.
* * *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름들의 마지막 소식도 며칠 전에 왔다.
한 사람은 다른 도시의 친척 집에 있었다. 다른 사람은 원래 이름을 버린 게 아니라 자기가 쓰고 싶은 이름을 새로 골랐다.
자신을 찾는 사람에게는 안부만 전해 달라고 했다.
에다는 그 말을 읽고 오래 웃었다.
“이름 바꾸는 게 싫었던 건 아니지.”
그녀가 말했다.
“내가 못 고르는 게 싫었던 거지.”
우리는 그 사람이 부탁한 만큼만 답을 보냈다.
함께 있었던 여성들의 행방을 적은 종이는 빈칸이 없어졌다. 나는 그 종이를 접어 보관했다.
벽에 전시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자기 일을 하러 떠난 자리에는 다른 의뢰가 놓였다.
* * *
작업실의 의자는 하나 늘었다.
새것은 아니었다. 이브가 새 방을 구하며 알게 된 이웃이 쓰지 않는 것을 싸게 내놓았다. 이브는 자기 돈으로 가져와 두었다.
나는 손님 자리에 놓자고 했다.
노엘이 먼저 앉았다.
삐걱거리지 않았다.
그녀는 조금 아쉬운 얼굴을 했다.
“이러면 들어온 줄 모르겠네.”
“문을 두드리면 알지.”
이브가 말했다.
우리는 처음 그 방에서 했던 말을 기억하고 웃었다.
마라는 이번 주 사용료를 받으며 의자가 너무 많아지면 저녁에 치우기 어렵다고 했다. 아직 우리는 낮 동안 방을 빌려 썼다.
밤에는 장부와 소중한 물건을 정리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언젠가는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방을 갖고 싶었다.
* * *
도렌과 만든 안내물의 첫 정산서가 왔다.
인쇄에 든 비용을 빼고 조합에 돌아온 몫은 열네 벨이었다. 상단도 같은 몫을 받았다.
이브는 종이를 꼼꼼히 읽고 상자에 돈을 넣었다.
노엘은 그 돈으로 뭘 할지 말하기 전에 다음 판에서 고칠 부분부터 펼쳤다. 시장 하나가 여는 날을 바꾸었다.
나는 웃으며 펜을 들었다.
첫 인쇄물을 손에 들었을 때는 완성됐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을 적은 종이는 계속 달라졌다.
도렌의 직원이 새 소식을 받아 갔다.
그는 도렌이 오늘 저녁에 오겠다는 말도 전했다.
노엘이 내게 눈짓했다.
나는 못 본 척했다.
* * *
왕궁에서는 여전히 펠이 왔다.
오늘은 의뢰서를 맡기고 언제 답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노엘이 먼저 잡힌 일이 끝난 다음 날이라고 하자 그는 달력에 표시했다.
그는 창가의 간판을 보고 잠깐 웃었다.
금색 글씨도 왕궁의 문장도 없었다. 에다가 쓴 글씨와 마라의 남는 판자가 붙어 있었다.
펠은 그 아래에서 잉크를 말리다가 손등에 조금 묻혔다.
내가 천을 내밀자 그가 고맙다고 했다.
그가 떠난 뒤 이브가 문을 닫았다.
“왕궁 일이라도 줄 서야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자기 앞에 놓인 세탁소 의뢰부터 보았다.
나는 다음 종이를 펼쳤다.
* * *
한낮에 셀렌이 왔다.
손에는 보랏빛 천을 말아 들고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인사 대신 창가를 봤다.
“저쪽 빛이 너무 세네요.”
천은 남는 자투리라고 했다. 햇빛을 가리기에 딱 맞는 크기였다.
나는 얼마냐고 물었다.
그녀가 값을 말했다.
이브가 자기 지갑을 꺼내려다 나를 봤다. 우리는 조합의 비품으로 사기로 했다.
셀렌은 돈을 받고 천을 놓았다.
손님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베사가 약속한 날마다 나와 정정한 말도 직접 해 주었다고 했다.
그녀는 그 이야기를 오래 하지 않았다.
“묶는 끈은 알아서 구해요.”
그 말만 남기고 나갔다.
우리는 웃으며 천을 폈다.
방 안의 빛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 * *
점심 뒤에는 쉬었다.
정확히는 노엘이 내 앞의 종이를 덮었다.
“네가 정한 시간이잖아.”
나는 아직 한 줄만 더 쓰면 된다고 했다.
이브는 누구나 한 줄만 더 쓰려다가 두 장을 쓰게 된다고 했다.
나는 펜을 내려놓았다.
밖으로 나오니 볕이 따뜻했다. 우리는 찻집에 갔다.
라사는 안쪽에서 냄비를 보고 있었다. 주인은 그녀와 여전히 물을 얼마나 넣을지 다투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그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들어가자 국자를 들어 인사했다.
마라가 칭찬한 수프가 식탁에 놓였다.
나는 오늘은 조금 덜 짜다고 말했다.
라사는 원래 이 맛이라고 했다.
노엘은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다.
* * *
돌아오는 길에 나는 문득 예전의 내 이름을 떠올렸다.
윤해린.
그 이름으로 밤을 새우던 날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낯선 사람의 아픈 얼굴을 보면 먼저 손을 씻던 버릇도 남아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알던 화면을 자꾸 찾았다.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위험한지, 어느 말을 고르면 살아남을지 생각했다.
지금 내 앞에서는 이브가 앞서가고 있었다. 노엘은 뒤에서 라사에게 한마디를 더 하느라 늦었다.
아무도 내가 누를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노엘을 기다렸다.
그녀가 다가와 내 어깨를 툭 쳤다.
“뭘 그렇게 봐?”
“늦네.”
내가 말했다.
그녀가 웃으며 내 팔을 잡았다.
* * *
오후의 첫 손님은 작은 가게를 열려는 여성이었다.
장날에 맞춰 문을 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같은 날 큰 행렬이 지나간다는 말을 들어 물건을 들여올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의자를 권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앉았다. 새로 놓은 의자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우리는 가게가 어디인지 물었다.
그녀는 주소를 말했다가, 모를 수도 있겠다며 근처 우물과 빵집부터 설명했다.
노엘이 알아들었다.
이브는 그 길에 수레가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나는 행렬이 실제로 지나는 구간을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여성이 손가락으로 치마의 주름을 폈다.
“처음 여는 가게라서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잘 알았다.
* * *
의뢰를 마치고 그녀가 나가자 도렌이 문밖에 서 있었다.
약속한 저녁보다 일렀다.
“들어와도 됩니까?”
그가 물었다.
노엘은 나보다 먼저 이제 곧 문을 닫는다고 답했다.
도렌이 나를 보았다.
나는 벽의 작은 달력을 봤다. 오늘 할 일은 끝났다. 내일 확인할 일은 내일 칸에 적혀 있었다.
“같이 나가요.”
내가 말했다.
그가 웃었다.
노엘은 문 뒤의 외투를 내게 던져 주었다. 이브는 내일 아침에 또 깨우러 오겠다고 했다.
나는 오지 말라고 했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 * *
문을 닫기 전에 안을 한 번 돌아봤다.
상자에는 다음 일을 시작할 만큼의 돈이 남아 있었다. 장부에는 우리가 함께 번 몫이 적혀 있었다. 책상 위에는 내일 쓸 빈 종이가 있었다.
나는 열쇠를 돌렸다.
도렌은 계단 아래에서 기다렸다. 내가 내려가자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손을 잡았다.
오늘 저녁에는 어디로 가고 싶으냐고 그가 물었다.
나는 잠깐 생각했다.
모르는 길보다 자주 가던 길이 좋았다. 우리가 처음 입맞춤했던 창고 뒤뜰에는 아직 깨진 항아리가 있을까. 그 안의 풀이 자랐을까.
“강가까지 걸어요.”
내가 말했다.
도렌이 나를 봤다.
나는 웃었다.
“천천히 가도 되죠?”
그가 손을 조금 더 따뜻하게 쥐었다.
우리는 천천히 걸었다.
등불이 켜진 골목 끝에서 사람들이 서로의 이름을 불렀다.
나도 내가 고른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